리우올림픽(里约奥运会 )

'리우 올림픽 리듬체조 4위' 손연재 "스스로에게 100점 주고 싶어요"

含閒 2016. 8. 21. 21:15

'리우 올림픽 리듬체조 4위' 손연재 "스스로에게 100점 주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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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손연재가 20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리우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리듬체조 결선에서 4위를 확정 지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리듬체조 역대 올림픽 최고 성적을 낸 손연재(22·연세대)가 자신의 연기에 만족감을 표했다.

손연재는 21일 브라질 리우의 올림픽 아레나에서 열린 2016 리우 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에서 후프(18.216점), 볼(18.266점), 곤봉(18.300점), 리본(18.116점) 등 4개 종목 합계 72.898점을 받고 전체 10명 중 4위로 대회를 마쳤다. 3위 간나 리자트디노바(벨라루스·73.583점)와는 0.685점 차였다.

비록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손연재는 4년 전 자신이 거둔 한국 리듬체조 올림픽 최고 성적(5위)을 한단계 끌어올렸다. 경기를 마친 뒤 손연재는 잠시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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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손연재가 20일 오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리우올림픽 경기장에서 열린 리듬체조 결선에서 리본 연기를 펼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손연재는 취재진과 만나 "리우에서 4등을 할 수 있었던 것도 4년동안 쉬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 온 결과다. 4년동안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응원 많이 해주셨는데 감사하다"면서 "스스로에게 100점을 주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올림픽 후 향후 계획에 대해선 "쉬면서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손연재의 매니지먼트사인 갤럭시아 SM 측은 "손연재가 대학을 복학할 계획이다. 갈라쇼도 다음달 예정돼 있지만 다음 시즌에 대해선 아직 정해진 게 없다"고 밝혔다.

다음은 손연재와 일문일답.
 
질의 :소감은.
응답 :"예선에서 실수가 있었지만 오늘은 완벽하게 해낸 것 같아 만족한다. 대한민국의 많은 분들이 메달을 원했지만 개인적으론 만족스럽다. 런던 올림픽 때 5위하고 리우에서 4위할 수 있었던 것도 쉬지 않고 열심히 노력해 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4년동안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질의 :어떤 부분이 가장 성장했나.
응답 :"어제 긴장을 너무 많이 했다. 내 인생 경기 중에 제일 긴장을 많이 했다. 결과에 대한 부담이 없다고 해도 있더라. 어제 밤부터 결과 생각하지 말고 매트에 올라서 있는 힘 다해서 연습했던 것 보여주자고 생각했는데 그 부분을 해낸 것 같다. 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서 기쁘다."
질의 :연기 후 리자트디노바의 점수를 기다리면서 어떤 생각했나.
응답 :"네 종목 치르는 동안 내 점수를 보지 않았다. 그 선수가 잘 하는 것에 대한 초조함보다 모든 걸 마쳤다는 감정이 북받쳐서 정신 없었다. 리자트디노바도 정말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다. 모든 선수가 노력을 한 거기 때문에 결과를 받아들인다. 얻은 것들도 있기 때문에 감사하다."
질의 :항상 웃으려고 하던데.
응답 :"경기 나가기 전에 루틴을 만들어서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배웠다. 나는 심각할 때보다 웃으면서 할 때 더 좋아한다. 이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자고 생각했다. 노력했던 걸 보여주자고 해서 최대한 웃으면서 하려고 했다."
질의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응답 :"사실 주변에선 알겠지만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운동을 그만 두려 했다. 어떻게 보면 슬럼프였다. 올림픽에 가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많이 힘들었는데 끝까지 놓지 않고 잡아주신 부모님과 주변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이 자리에 서있는 것은 혼자 한 것이 아니다.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경기할 때부터 진심으로 응원해줬기 때문에 힘이 나서 하려고 했다. 리우 올림픽에 온 건 정말 잘한 것 같다(웃음)."
질의 :경기 끝나고 니표르도바 코치와 무슨 얘기를 나눴나.
응답 :"고맙다고 했다. 6년 동안 함께 있으면서 밉기도 하고 다신 보기 싫다고도 했었다. 그래도 너무 감사하다. 코치님이 없었으면 이 자리에 없었다. 2010년 세계선수권에서 32등 했던 선수를 올림픽 4등까지 만들어줬다."
질의 :런던 올림픽, 리우 올림픽에서 도전이 즐겁거나 힘들었던 점은 무엇이었나.
응답 :"런던 올림픽 준비하면서 너무 즐겁고 행복했다. 벅차고 들떴다. 리우는 정말 힘든 것밖에 없었다. 너무 힘들었던 것 같다. 그만 하고 싶은 생각도 하루에도 수십번 들 정도였다. 그래도 돌이켜보면 그 작은 하나하나와 싸워서 이겼기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 오늘 결과에 관계없이 리듬체조를 통해 너무 많은 걸 배웠다. 이런 경험들이 앞으로 많이 남은 인생동안, 살아가는 동안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질의 :브라질 땅 벗어나서 뭐하고 싶나.
응답 :"마음에 있는 부담감을 떨치고 싶었다. 너무 무거워서 조금은 평범하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질의 :향후 계획은.
응답 :"다들 궁금해할텐데 일단 마지막 올림픽이라 생각했다. 죽기살기로 준비했고, 런던 올림픽 때도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올림픽 이후 건 생각해보지 않았다. 좀 더 쉬면서 생각해보도록 하겠다."
질의 :지금의 손연재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응답 :"중학교 때부터 일기장에 세계대회나 월드컵, 올림픽에서 손가락 안에 드는 손연재가 되고 싶은 생각을 많이 했다. 항상 적었고 그게 꿈이었다. 지금은 당연히 받아들일 수 있는건데 꿈을 이뤘더라. 어렸을 때부터 꿈꿨던 걸 이뤄 너무 기쁘다."
질의 : 4년 전 5등에서 4등이 됐다. 한단계 상승의 의미는.
응답 :"어떻게 보면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대한민국에 금메달리스트도 많다. 그런 거에 비해 많은 주목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내 자신 스스로 자부할 수 있는 건 좀 느려도, 천천히 계속 해서 노력해왔다는 점이다. 그런 부분에 대해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질의 :한국으로 돌아가면.
응답 :"사실 한국에 있던 시간이 최근 6년동안 1년도 안 된다. 거의 러시아인이 다 됐다. 좀 한국인처럼 살고 싶다."
질의 :눈물이 안 났나.
응답 :"아까 울었는데… 끝나니까 눈물이 나긴 했다. 러시아 선수들을 축하해주는데 같이 고생했기 때문에 눈물 나더라. 우크라이나 선수도 울고 있어서 같이 눈물 났다. 모두 경쟁하지만 끝나면 같이 고생한 선수들이다. 후련하기도 했고 행복하기도 했다."
 

질의 :한국 최초 올림픽 메달에 대한 부담감도 컸을텐데.

응답 :"운동 하기 싫을 정도였다. 아시안게임 이후로 내가 즐거워서 운동을 해야 하는데 사람들이 원하는 기대를 채워주기만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아시안게임 이후엔 힘들기만 했다. 그래도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잘 참아왔다. 그 과정들이 나한텐 모두 내 안에 하나하나 있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질의 :스스로에게 점수를 준다면.
응답 :"사실 예선 땐 '이러다가 결승도 못 가겠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뒤에서는 정말 자신과의 싸움이었고 이겨냈다. 내가 주는 점수니까 100점을 주고 싶다."

[리우] 손연재의 서글픈 바람 "한국인처럼 살고 싶어요"


손연재(22)는 2010년부터 러시아에서 전지훈련을 했다. 옐레나 리표르도바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손연재는 2016 리우올림픽 리듬체조 개인종합 결선이 끝나고 마치 엄마를 찾아가는 딸의 모습처럼 리표르도바 코치에게 달려가 품에 안겼다. "정말 밉기도 했고 많이 싸웠지만 너무 감사하다. 32등짜리 선수를 세계 4등으로 만들어주셨다"며 고마워했다.

이제는 웃을 수 있지만 러시아에서의 훈련은 고되기만 했다. 당시 10대였던 손연재에게 낯설고 생소한 환경에서 버티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손연재는 세계적인 기량을 갖춘 러시아와 동유럽권 선수들과 경쟁하기 위해 어려운 길을 선택했다.

21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리우올림픽아레나에서 끝난 리듬체조 개인종합에서 4위를 차지한 손연재는 이제 올림픽이 끝났는데 뭘 하고 싶느냐는 질문이 나올 때 유독 표정이 밝아보였다.

손연재는 "사실 한국에 있던 시간이 최근 6년동안 1년 정도 밖에 안되는 것 같다. 거의 러시아인이 다 됐는데 한국인처럼 살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을 나타냈다.

그 말에는 올림픽에서 세계 4위의 자리에 서기까지 얼마나 어려움이 많았는지가 함축적으로 담겨 있었다.

또 손연재는 "이제는 마음의 부담을 떨쳐내고 싶다. 평범하게 있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이 끝나고 "내가 즐거워서 한다기보다는 사람들이 원하는 기대를 채워주기 위해 운동을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은퇴를 생각했다는 손연재.

주위에서는 2016 리우올림픽이 '리듬체조 요정'을 볼 수 있는 마지막 무대가 아니냐는 말들이 나왔다. 이에 대해 손연재는 "다들 궁금해하시는 것 같은데 일단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생각했다. 런던 때도 마지막이라 생각했다. 올림픽 이후의 것들은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천천히 쉬면서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RELNEWS:r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