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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라포바,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은퇴 계획은 없다"

含閒 2016. 3. 8. 08:29

샤라포바, 금지 약물 양성 반응…"은퇴 계획은 없다"

조영준 기자 cyj@spotvnews.co.kr 2016년 03월 08일 화요일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마리아 샤라포바(28, 러시아, 세계 랭킹 7위)가 올해 호주 오픈 약물 도핑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털어놓았다. 그를 둘러싼 은퇴설에 대해서는 "계속 선수 생활을 할 것"이라며 일축했다.

샤라포바는 8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리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그는 이 자리를 통해 중요한 발표(Major Announcement)를 하겠다고 전했다.

샤라포바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AP통신을 비롯한 외국 언론들은 샤라포바가 은퇴 발표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샤라포바가 털어놓았던 '중요한 이유'는 약물 양성 반응 문제였다. 그가 받을 징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샤라포바는 AP통신을 비롯한 외국 언론들에 "올해 호주 오픈에서 약물 테스트를 받았지만 통과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가 호주 오픈 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확인된 물질은 멜도니움이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올해 1월 1일부터 금지 약물 목록에 올렸다. 멜도니움은 심장병 치료로 쓰이는 약물로 선수들의 부상 회복과 스트레스를 낮추는데 효능이 있다.


영국 언론 가디언은 "그동안 적지 않은 선수들이 부상과 컨디션 회복을 위해 멜도니움을 복용했다"고 전했다. 세계반도핑기구는 샤라포바에게 지난해 12월 22일 멜도니움이 금지 약물 목록에 추가됐다는 메일을 보냈다. 이에 대해 그는 "메일을 확인하지 못했다"며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샤라포바는 검은 옷을 입고 기자회견에 나타났다. 그는 "내 경력을 끝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내가 경기할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며 은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정말 큰 실수를 했다. 팬들을 실망시켰고 내 스포츠(테니스)를 실망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이대로 모든 것을 끝내고 싶지 않다"며 아쉬워했다. 샤라포바는 멜도니움을 지난 2006년부터 복용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유전인 당뇨를 치료하기 위해서 복용했다"고 말했다. 샤라포바는 국제테니스연맹(ITF)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뜻도 전했다.

샤라포바는 9일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언웰스에서 열리는 여자 프로 테니스 투어(WTA) BNP 파리바 인디언웰스 오픈 불참을 선언했다. 이유는 왼쪽 팔꿈치 부상 때문이다.

샤라포바는 지난 1월 호주 오픈에 출전했지만 올해 이 대회를 제외한 다른 무대에는 서지 못했다. 지난해 마지막 그랜드슬램 대회인 US오픈에서 그는 다리 부상으로 참가하지 않았다.

최근 8개월 동안 샤라포바는 3개 대회에만 출전했다. 최근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점을 생각할 때 샤라포바가 코트를 떠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샤라포바는 지난 2004년 16세의 나이에 윔블던 정상에 올랐다. 이후 4대 그랜드슬램(호주오픈 롤랑가로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오픈)에서 5번 우승했다. 올해 호주오픈에서는 개인 통산 600승 고지에 오르는 업적도 세웠다. 그러나 이 대회 8강에서 그는 '천적' 세레나 윌리엄스(34, 미국, 세계 랭킹 1위)에게 졌다.

샤라포바는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하는 여성 스포츠 선수 수입 순위에서 11년 연속 1위에 올랐다. 실력은 물론 뛰어난 스타성까지 지닌 그는 지난 10년 동안 여자 테니스 흥행을 이끌어왔다.




샤라포바, 1700억원이 날아갔다


 [약물 복용, 거센 후폭풍.. 포르셰·태그 호이어도 후원중단] - "몰랐다"는 변명이 발목 잡나" 금지약물 통보 최소 5번 받아.. 7세 때부터 미국서 살았는데 美 미승인 약 어떻게 먹었는지.." 경쟁자 세리나 "용기있다" 옹호

출처 조선일보 | 석남준 기자 | 입력 2016.03.10 03:05 | 수정 2016.03.10 11:21

여자 테니스 수퍼스타 마리야 샤라포바(29·러시아)의 '약물 복용 쇼크'가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나이키 외에도 후원 업체들이 잇따라 관계 청산에 나섰고, 스포츠계 인사들도 등을 돌리고 있다. 샤라포바가 8일 기자회견에서 약물(멜도늄) 복용 사실을 시인하며 전한 해명은 오히려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금지 약물 통보 5번이나 받았다"

샤라포바는 기자회견에서 "멜도늄이 금지 약물에 지정된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샤라포바는 "지난해 12월 22일 세계반도핑기구(WADA)에서 새해 바뀌는 금지 약물 목록이 담긴 이메일을 받았지만, 첨부 파일을 확인하지 않았다"고도 했다. 그러나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샤라포바가 지난 1월 호주 오픈에서 도핑테스트를 받기 한 달 전에 이미 최소한 5차례 멜도늄이 금지 약물로 지정될 것이란 경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자신이 복용한 멜도늄이 금지 약물로 지정된 줄 몰랐다는 샤라포바의 주장이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1999~2007년 WADA 회장을 지낸 딕 파운드는 "(샤라포바의 주장은)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파운드는 "모든 테니스 선수는 멜도늄 공지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정말 치료를 위해 10년 동안 복용했나

샤라포바가 "감기에 자주 걸리고 (우리) 가족력에도 있는 당뇨병 증세가 있어 2006년부터 멜도늄을 복용해왔다"는 해명도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국적만 러시아일 뿐 일곱 살 때부터 미국에서 살고 있는 샤라포바가 미국에서 승인받지 못한 멜도늄을 어떻게 10년간 복용했느냐는 의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 대변인은 '이 부분을 조사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미승인 약품을 미국으로 들여오는 것은 불법"이라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멜도늄을 제조·판매하고 있는 라트비아의 제약 회사 측은 "멜도늄은 한 차례에 4~6주 정도 복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샤라포바가 다시는 투어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외톨이 되어가는 샤라포바

나이키가 샤라포바와 관계를 단절한 데 이어 자동차 회사 포르셰, 시계 회사 태그 호이어 등도 잇따라 샤라포바의 후원 중단을 선언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약물 파문으로 샤라포바는 앞으로 벌어들일 수 있는 1억4200만달러(약 1700억원)를 날리게 됐다"고 보도했다. 샤라포바는 지금까지 1억5000만달러(약 1800억원)를 번 것으로 추정된다. 예브게니 카펠니코프 러시아테니스연맹 부회장은 SNS에 "(기자회견도) 샤라포바의 선전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도핑이 적발될 것 같으니 선수를 쳤을 뿐이라는 얘기다. 샤라포바를 겉으로나마 두둔한 것은 샤라포바를 상대로 18연승을 거둔 세계 1위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뿐이었다. 윌리엄스는 "샤라포바가 용기를 내 정직한 모습을 보여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