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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빙속 종목별 세계선수권 500m 3년만에 왕좌 복귀

含閒 2016. 2. 15. 10:05

이상화, 빙속 종목별 세계선수권 500m 3년만에 왕좌 복귀

이종석기자

입력 2016-02-15 03:00:00 수정 2016-02-15 03:00:00


모진 시련에도 여제는 건재했다 

이상화가 14일 러시아 콜롬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 여자 500m 2차 레이스에서 역주하고 있다. 맨아래 사진은 이번 대회 1, 2차 레이스 합계 74초859의 기록으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이상화. 콜롬나=AP 뉴시스
‘빙속 여제’ 이상화(27·스포츠토토)가 자신의 주 종목인 500m에서 세계 최강의 자리에 다시 올랐다. 

이상화는 14일 러시아 콜롬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부 500m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4초859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브리태니 보(28·미국)가 1, 2차 합계 75초663으로 2위를 했고, 이상화와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장훙(28·중국)은 75초688로 3위에 그쳤다.

1, 2차 레이스에서 장훙과 함께 레이스를 펼친 이상화는 두 번 모두 장훙을 여유 있게 따돌렸다. 장훙은 이번 시즌 이상화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다. 2015∼2016시즌 월드컵만 놓고 보면 랭킹 1위는 장훙(랭킹 포인트 690점)이다. 이상화의 이번 시즌 월드컵 랭킹 포인트는 680점이다. 

이상화는 이번 종목별 세계선수권 우승으로 3년 만에 대회 정상에 복귀했다. 2012년과 2013년 연속 우승했던 이상화는 지난해 대회 3연패에 도전했지만 5위에 머물렀다. 겨울올림픽이 열렸던 2014년에는 종목별 세계선수권이 열리지 않았다.

이번 우승으로 이상화는 이 대회 500m 역대 최다 메달 공동 1위에도 올랐다. 2005년 대회에서 처음으로 동메달을 딴 이상화는 이번 대회까지 모두 6개(금메달 3개, 은메달 1개, 동메달 2개)의 메달을 차지했다. 이는 왕베이싱(31·중국)과 같은 수의 메달이지만 왕베이싱은 금메달이 없고 은메달(5개)과 동메달(1개)뿐이다. 이상화가 내년 대회에서도 정상을 지키면 역대 최다인 4회 우승과도 타이를 이룬다. 2007년부터 대회 4연패를 한 독일의 예니 볼프(37)가 대회 최다 우승자다. 

이상화는 이번 대회에서 자신이 갖고 있는 500m 세계기록(36초36)에는 못 미쳤지만 ‘트랙 레코드(경기장 최고 기록)’를 작성했다. 이상화가 1차 레이스 때 작성한 기록 37초42는 대회가 열린 콜롬나 스피드스케이팅센터에서 나온 여자부 500m 최고기록이다. 이상화는 볼프가 2009년 월드컵 6차 대회에서 세운 트랙 레코드를 0.09초 앞당겼다.

이상화는 “그동안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잘 이겨낸 것 같다. 빼앗긴 메달을 되찾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다시 정상에 올라 기분이 좋다”고 우승 소감을 말했다.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는 “사실 많이 떨리고 힘들고 외로웠지만 나와의 싸움에서 드디어 이겨냈습니다”란 글도 남겼다. 


2010년 밴쿠버와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500m를 2연패한 이상화는 2014년 12월 서울시청을 떠난 뒤 소속 팀을 찾지 못해 1년간 혼자 훈련했다. 이후 올해 1월 창단한 스포츠토토 빙상단에 다시 둥지를 틀었다. 바뀐 국가대표 선발 규정을 알지 못해 월드컵 대회에 나가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 이상화는 지난해 12월 국가대표 선발전을 겸한 전국 스피드스프린트 선수권에 참가하지 않아 지난달 열린 월드컵 5차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국가대표 선발전 불참으로 이상화는 27, 28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스프린트 세계선수권에도 출전하지 못한다.

이번 종목별 세계선수권은 각국의 국가대표 선발전과 관계없이 월드컵 1∼4차 대회 성적을 기준으로 ISU가 24명의 출전 선수를 정했다. 이상화의 다음 국제대회는 3월 네덜란드 헤이렌베인에서 열리는 월드컵 파이널 대회다. 월드컵 파이널 역시 월드컵 1∼5차 대회 랭킹 포인트를 기준으로 ISU가 참가 선수를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