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면서(在生活裏)

또 한 해를 보내면서

含閒 2013. 12. 30. 11:00

또 한 해를 보내면서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마음으로 봉헌하며

감사 카드 한 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날도 얼마남지 않은
12월의 지금입니다.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들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나에게담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 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아껴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일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 할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 주십시오.


이제 12월의 묵은 달력을 떼어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 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 날이여! 나를 키우는데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 이 해인 수녀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