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승 시
선생께서 정존의 송별시 절구 세 수에 차운하는 것을 삼가 보고 문득 화답해서 구구한 정성을 바치다[伏覩先生次韻靜存送別三絶 輒敢攀和 以效區區]
고봉속집 권1, 존재만록(存齋謾錄)
칠언절구 2수, 오언절구 1수.
이별 후 오는 회포 너무도 그윽하니 / 別來懷抱太幽孱
저 끝까지 봐도 날아간 구름은 돌아오지 않구나. / 望極飛雲去不還
이웃집 노인 우연히 찾아가 시편을 헤쳐 보니 / 隣老偶尋披寶唾
암연히 근심하는 마음 이때에 견디기 어려워라. / 黯然愁緖此時難
넘실되는 봄바람에 돌아가는 배를 전송하자니 / 春風浩蕩送歸舟
사다리 없는 푸른 절벽은 흰 햇빛만 흘러가네. / 靑壁無梯白日流
하나의 본체는 응당 가합해서 이룰 수 없으니 / 一體不應成假合
한 평생의 진휴를 얻음을 혼연히 깨달았네. / 百年渾覺得眞休
참으로 벼슬살이를 던져버리는 일을 이루었네 / 眞成投紱冕
다시 가시나무 사립문 닫아버렸네. / 復作掩柴荊
누가 선생의 뜻을 알리오. / 誰識先生意
혼란하면 물러나고 태평하면 나가는 것임을. / 憂違與樂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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