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우승(高尔夫球冠軍)

"상금왕 2연패 가자!"..박인비, LPGA 투어 시즌 첫 우승(종합)

含閒 2013. 2. 24. 21:47

 

"상금왕 2연패 가자!"..박인비, LPGA 투어 시즌 첫 우승(종합)

이데일리 | 김인오 | 입력 2013.02.24 19:39 | 수정 2013.02.24 20:39


[이데일리 스타in 김인오 기자] '장갑을 벗어봐야 안다'라는 골프 격언이 여실히 증명된 하루였다. 17세의 어린 태국 골퍼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첫 우승에 대한 중압감을 넘지 못하고 처절하게 무너졌다. 그리고 마지막 홀까지 최선을 다한 박인비(25)는 행운의 역전 우승으로 시즌 문을 활짝 열었다.

지난해 LPGA 투어 상금왕을 차지한 박인비는 24일 태국 촌부리 시암 골프장의 파타야 올드 코스(파72·6469야드)에서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박인비가 24일 열린 혼다 LPGA 타일랜드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페어웨이 우드샷을 하고 있다.(AP/뉴시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박인비는 단독 선두로 출발한 아리야 주타누간(태국·11언더파 277타)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 우승으로 LPGA 투어 통산 4승째를 달성한 박인비는 "우승을 기대하지 않았다.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 시즌 첫 출전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해 올해 자신감이 많이 생길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박인비는 단독 선두에 4타 뒤진 공동 5위로 마지막 날 경기를 출발했다. 추격전은 전반부터 매서웠다. 1번홀에서 기분 좋은 버디를 잡아낸 박인비는 5번, 7번, 9번홀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솎아내며 전반에만 4타를 줄였다.

후반 초반에도 상승세는 계속됐다. 박인비는 파5홀인 10번홀에서 두 번 만에 그린에 안착했고 가볍게 버디를 잡아냈다. 이어진 11번홀에서도 버디를 성공시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그러나 주타누간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11번홀까지 1타밖에 줄이지 못해 선두 자리를 위협받던 주타누간은 12번홀에서 그림 같은 홀인원을 기록했고, 13번홀에서도 버디를 추가하며 박인비와의 격차를 다시 벌렸다. 14번홀 보기로 잠시 주춤했지만 17번홀까지 파로 잘 막아내며 생애 첫 우승을 눈 앞에 둔 듯 보였다.

선두에 2차 뒤진채 먼저 경기를 마친 박인비는 주타누간의 경기를 조용히 지켜봤다. 하지만 마지막 행운은 박인비의 몫이었다.

보기만 해도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주타누간은 18번홀 두 번째 샷이 벙커 턱에 박히는 최악의 사태를 맞았다. 이후 벌타를 받고 경기에 나섰지만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샷 난조를 보이며 트리플보기로 무너졌다.

결국 '대참사'를 맞은 주타누간은 1타차 역전패를 당하면서 서럽게 울었고, 연장전을 준비하던 박인비는 뜻하지 않은 우승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008년 US여자오픈에서 미국 무대 첫 승을 따낸 박인비는 지난해 에비앙 마스터스와 사임다비 말레이시아에서 2승을 보태 이번 대회까지 총 4승을 수확했다.

'한국 낭자군'은 지난주 개막전으로 열린 호주여자오픈에서 신지애(25·미래에셋)가 우승한 데 이어 시즌 초반 2개 대회를 휩쓸었다. 이로써 2009년 세웠던 한 시즌 최다승 기록(12승) 경신 가능성도 커졌다.

전날 하나금융그룹과 후원 계약을 맺은 유소연(23)은 10언더파 278타로 청야니(대만), 스테이시 루이스(미국) 등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최나연(26·SK텔레콤)은 9언더파 279타, 단독 7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인오 (inoblue@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