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산책(漢詩散步)

윤황의 백운대(삼도헌의 한시산책 245)

含閒 2012. 9. 1. 00:41

 

윤황의 백운대(삼도헌의 한시산책 245)

 

 

 

 

 

 

금강산 사진입니다

 

 

 

백운대(白雲臺)


윤황(尹煌)


                朝看白雲流(조간백운류) 아침에 흰구름 흐르는 걸 보고

                暮看白雲集(모간백운집) 저녁엔 흰구름 모이는 걸 본다

                惟有道人心(유유도인심) 오직 도인의 마음 있으니

                隨雲不出入(수운불출입) 구름따라 날고 들지 않는다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백운대는 금강산의 마하연 가까운 곳에 있는 전망대이다.

                     금강산의 전망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이 곳에서 윤황은 이 시를 지었을 것이다.

                     그는 금강산의 산봉우리를 감싸면서 흐르다 모여드는 변화무쌍한 구름을 바라보면서

                     도인의 마음을 의탁하고 있다. 고려 후기 대문호였던 이규보는 자유롭게 오가는 구름을

                     특히 좋아해서 자신의 호를 백운거사(白雲居士)라고 지은 바 있다.

                     작자 역시 어디에도 걸림이 없는 자재로운 구름을 바라보면서 조석으로 변하는

                     구름과 더불어 하루를 보낸다.

 

                     그런데 아차하면 놓쳐 버리는 것이 마음 아닌가. 도인의 마음은 초연해야 하기에

                     조금의 방심도 있어서는 안된다. 눈이 구름을 따라 흐르고 모이지만 선비의 마음은

                     구름을 따라 들고 나지 않는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어떤 외부의 움직임에도 마음을

                     굳게 지닌다는 수양의 경계를 은연중에 슬며시 보여준다.

 

                     그는 바로 짧은 시를 통해 자신의 삶의 단편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직설적이고 쉬운 글자로 이루어진 시적 진술은 작품의 긴장감을 떨어뜨려 완성도에

                     손상을 줄 수 있다. 그렇지만 이 시에서는 직설적인 진술이 오히려 시의 긴장감을

                     팽팽히 유지시키고 있다. 흰구름이 자유자재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포착해 그것을

                     평이한 언어로 풀어내는 그의 시 속에는 팽팽한 긴장감이 녹아있다.

 

                     오늘은 흰구름을 노래한 윤황의 시에서 반짝이는 선비의 빛나는 정신을 엿보았다.

                     여운이 남는 구름같은 시이다.

 


              윤황(尹煌 ; 1572 - 1639)

 

 

                     호는 팔송(八松), 벼슬은 대사간을 지냈고 선조 때 활약했던 인물이다.

                     성혼의 사위이며 정묘, 병자호란때 척화파에 섰다가 충청도 영동으로 유배되었다.

                     사후에 영의정으로 추증되고 노강서원에 봉안되었다. 시문에 빼어난 솜씨를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