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나의 유산은/장석남

含閒 2012. 8. 21. 13:29

 

-나의 유산은/장석남-

 

내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장마 큰물이 덮어다가 이내 지쳐서는 다시 내보여주는,

은근히 세운 무릎 상부같이 드러나는

검은 징검돌 같은 걸로 하고 싶어

지금은,

불어난 물길을 먹먹히 바라보듯

섭섭함의 시간이지만

내 유산으로는 징검다리 같은 것으로 하고 싶어

꽃처럼 옮겨가는 목숨들의

발밑의 묵묵한 목숨

과도한 성냄이나 기쁨이 마셨더라도

이내 일고여덟 형제들 새까만 정수리처럼 솟아나와

모두들 건네주고 건네주는

징검돌의 은은한 부동(不動)

나의 유산은

 

장석남 시인, 대학 교수
출생
1965년 8월 3일 (만 47세), 인천 | 뱀띠, 사자자리
데뷔
198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등단
소속
한양여자대학 교수
학력
인하대학교 대학원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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