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태산 풍운아 님의 시

含閒 2012. 1. 8. 00:04

 

@@ 봉화산에서 @@

 

꽃 잔치 벌어져

황홀했던 봉화산에서

 

혼이 다 빠지도록

봄바람과 춤추다가

 

두 손 꼭 모아 잡고

올 때는 둘이 였는데

 

얄궃은 그 님은

제 갈 길로 돌아가고

 

상처받은 영혼이 되어

혼자 술을 마신다

 

잔을 들어 마실수록

눈은 감기고

 

눈이 감길수록

봉화산 기억 뚜렷해 지는데

 

한잔 또 한 잔

술잔 입에 물고서

서러운 새벽을 맞으려 한다

 

2012년 4월 16일

봉화산 산행을 생각하며

풍운아 쓰다

 

@@ 목련을 닮은 사람 @@

 

하얀 목련을 손짓하며

즐거워 하던 사람

 

입 맞추고 싶은 예쁜 입술로

세월의 흐름을 이야기 할때

 

목련보다 하얀 그 얼굴이

낮에 뜬 반달보다 예뻐 보인다

 

언젠가는 목련꽃 지고

반달 보다 예쁜

그사람도 떠나 겠지만

 

황산의 푸른 소나무와

연화봉의 기암절벽들은

 

천년 동안이라도

변해지지 않겠지

 

2012년 3월31일

광양 엑스포 산악회와 황산 등산중에

풍운아 쓰다

 

 

@@ 봄 마중 @@

 

봄 쳐다 볼려고

창문 활짝 열었는데

 

노랗게 고개숙인 풀잎들

아직도 겨울에 젖어 있고

 

성질급한 매화나무는

다투어 꽃잎 펼친다

 

목 언저리 스치고 지나가는

마지막 겨울바람이

 

옷깃 여미며

가슴속에 파고 드는데

 

봄날에 밀리는 혹독했던 겨울바람도

이젠

봄바람에 잠이 들겠지

 

2012년 3월18일

신부천 산악회와 시산제 산행중에(보령/성주산)

풍운아 쓰다

 

 

풍운아가 글 하나 보냅니다~~~~~~~

 

 

몇일전 고향집에 들렸더니

딸 아이가 팔에 깁스를 하고 붕대를 감고 있었다

 

 

 

왜? 그랬냐고 물으니

스케장에서 다쳤단다

 

 

 

그러면 요즘은 등산은 어떻게 가느냐고 물으니

현 상태로는 뭇간단다

 

 

그래서 나는 속으로 잘됐다 싶었다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언제부터인가 딸아이는 등산에 취해 있었다

한번씩 야영장비를 챙겨서 베낭을 지고 나가는 것을 보면

그러지 않아도 작은 키가 베낭에 파뭍혀 보이지도 않는다

 

 

 

내가 등산꾼이라 그런지 산을 좋아 하는 것이 그래도 별로 밉지는 않다

아직 나이는 어리지만

등산을 직업으로 하는 아버지 때문에 백두산과 황산을 등반했을 정도로

또래에 비해서는 해외산행도 했다

 

 

 

평소 퇴근을 해도 집에 일찍 들어오지도 않고

토,일요일이면 베낭을 메고 야영장비를 챙겨서 산으로 달아나니

집에 잔잔한 일은 절대로 돌보지않고 얼굴 한번 볼려면 하늘에 별따기 라는 가족들의 이야기다

 

 

 

예전에 내가 치과에서 이를 뽑고 아파할때

딸아이가 내게 했던 말이 있다

 

 

 

평소에 내가 잔소리를 많이 해서 그랬던지

나는 아파 죽겠는데

아빠는 이를 매일 하나씩 뽑았으면 좋겠다고 했던 말이 기억이 난다

 

 

 

이제 팔을 다쳤서 밖을 나가지 않으니 가족들이 얼굴 볼시간도 있고

또 집안 잔 심부름도 시킬수 있으니

나도 할말이 있다

 

 

 

너도 매일 팔 아팠으으면 좋겠다~~~~~~~~~~~~~

우리 딸 사랑해~~~~~~~~~~~~~~~~~~~~~~~~

 

 

 

2012년 3월4일 울산에서............

 

 

@@ 혼자 보는 달 @@

 

혼자 보는 달빛이 너무 아까워

애처롭게 눈뜨고

가슴속에 쓸어 담는다

 

달빛에 여울진 가슴

잔잔한 파도 밀려 올 때 쯤

 

달빛은 그리움 남기고

태산 서쪽으로 숨는다

 

세상의 절반은 어둠이고

나머지 절반은 기쁨이라는데

 

이 가슴 고요해 질 때 쯤

저 달은 다시 뜨겠지

 

2012년 2월 12일 밤에

태산에서

풍운아 쓰다

 

 

 

 

 

@@ 소낙비 내리는 날 @@

소낙비 내려

그냥 땅만 적시는줄 알았는데

여린 가슴까지

파고 있구나

님은 차라리

이세상에 존재 하지나 말 것을

님은 차라리

기다리는 희망이나 주지 말 것을

소낙비는

아직도 내려

못쓰게 된 이가슴

또 한번 할퀴고 지나간다

2012년 1월 26일

울산에서

풍운아 쓰다

 

@@ 혼자 가는 길 @@

 

바스락 소리치는

나뭇잎 밟으며

 

시루봉에서 천자봉까지

산길을 간다

 

내려다 보이는

진해만에는

 

무슨 사연 담았는지

여객선 미끄러져 가고

 

저 바닷가 근처에

내가 살던 곳이 있었었는데

 

눈동자 움직여서

찾아 보지만

 

찾으면 뭐 할 텐가

그리워 하면 어쩔 건가

 

빨리 내려가서

친구를 찾아

 

대구탕에

막걸리나 마셔야겠다

 

2012년 1월 8일

진해 웅산 산행중에

풍운아 쓰다

 

 

@@ 기다리는 마음 @@

 

높다란 숭례문 지붕 꼭대기에

크게 뜨고 앉아서

 

가지런히 두 손 모으고

속절없이 바라다 본다

 

건너다 보이는 서울역에서

수많은 인파 쏟아져 나오고

 

이웃하는 명동거리에도

찾는 이는 보이지 않는데

 

오호라 이제 알고 보니 그곳에 숨었구나

가슴속 깊은 곳에 갇혀 있구나

 

그래서 가슴이 아프고

찾을 수가 없었구나

 

2012년 1월 4일

태산에서 풍운아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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