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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300억 이어 부인도 50억 카이스트에 기부… ‘인재사랑도 夫唱婦隨’

含閒 2011. 9. 19. 19:17

남편 300억 이어 부인도 50억 카이스트에 기부… ‘인재사랑도 夫唱婦隨’

김병호 서전농원 대표-김삼열 여사

문화일보 | 김창희기자 | 입력 2011.09.19 12:01 | 수정 2011.09.19 15:01 |



"무엇이든 처음 시작하기가 어렵지, 두 번째는 쉽습니다. 기부도 마찬가지예요"

2009년 30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KAIST에 기부한 김병호(70) 서전농원 대표의 아내 김삼열(61) 여사가 19일 KAIST 서울캠퍼스에서 서남표 총장을만나 50억원 상당의 부동산을 발전기금으로 쾌척했다. KAIST에 기부했던 기존의 거액 기부자나 그 가족이 이같이 큰 금액을 다시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300억원 상당을 기부한 공로로 KAIST로부터 명예박사 학위를 받은 김병호(오른쪽) 서전농원 대표가 2010년 2월 대전 유성구 KAIST 대덕본원 대강당에서 아내 김삼열 여사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KAIST 제공

김 여사는 "남편의 기부로 올해 5월 KAIST에 '김병호·김삼열 IT융합센터'가 착공하는 것을 보고 나라 발전을 위해 정말 큰일을 했구나 생각하게 됐다"며 "원래는 내년 12월 IT융합센터가 완공되는 날 추가 기부 의사를 밝힐 생각이었는데 KAIST가 유용하게 사용하기를 바라는 마음에 한시라도 빨리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번에 기부한 경기 남양주시의 부동산은 김 여사 부부가 결혼 30주년을 기념해 별장을 지으려고 구입했던 땅. 그러나 김 여사는 별장을 짓는 것도 좋겠지만 여러 사람과 나눔의 기쁨을 함께하면 훨씬 가치있게 사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기부를 결심했다.

김 여사는 "첫 번째 기부보다 더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고 아들 부부에게 미안한 생각도 들었지만, 국가 발전은 물론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밤낮으로 애쓰고 계시는 서남표 총장님을 비롯한 KAIST 교수, 학생, 직원들을 떠올리고는 생각을 굳히게 됐다"고 말했다. 남편도 흔쾌히 김 여사의 뜻에 동조해 줬다. 서 총장은 "김 여사의 이번 기부가 '기부 바이러스' 확산에 새 장을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김 여사의 뜻이 오래도록 기억될 수 있도록 꼭 필요한 곳에 귀하게 쓰겠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김 여사의 남편 김병호 대표는 '돈을 버는 것은 기술, 쓰는 것은 예술'이라는 신조 아래 젊은 시절부터 갖은 고생을 한 끝에 운수업 등을 통해 일군 경기 용인시의 서전농원 부동산을 지난 2009년 8월 KAIST에 기부했다.

김창희기자 ch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