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즐겁게, 때로는 고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이유가 무엇입니까?
=사람이 하루하루 사는 데에는 아무 이유가 없습니다. 그냥 사는 거예요. 풀이 자라는 데 이유가 있나요? 토끼가 자라는 데 이유가 있습니까? 없잖아요. 그처럼 사람이 사는 것도 다 그냥 사는 거예요. 그런데 그 삶이 즐거운지 아니면 괴로운지는 자기 마음을 제대로 쓰느냐 못 쓰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러니 “왜 사느냐?” 하는 것은 올바른 질문이 아니고,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 하는 게 올바른 질문입니다.
괴롭게 살지 않고 즐겁게 사는 법은 있습니다. 속박 받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법은 있습니다. 힘들다고 다 괴로운 게 아니에요. 군사훈련 받느라 산에 올라갔다 오나 등산하러 산에 갔다 오나 육체적 고됨은 똑같습니다. 그런데 군사훈련 하느라 산에 갔다 오면 괴롭고. 등산 가면 고되지만 즐거울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여러분이 원해서 어떤 일을 해 보세요. 힘들지만 즐겁잖아요. 저도 순회법회하면 잠도 몇 시간 못 자지만, 제가 좋아하는 붓다의 진리를 얘기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은 즐거움이에요. 이런 얘기 오늘 하루 종일 시켜도 저는 하루 종일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지쳐서 못 견딜 겁니다.
저는 부처님 말씀을 듣게 하기 위해 돈을 주고라도 들려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전에 진짜 돈 주고 택시 기사 한 분을 법문 듣게 하기도 했어요. 제가 김해공항에 내려서 부산에 법문하러 갈 때 이야기입니다. 늦어서 택시를 탔는데 그 택시 기사가 차를 아주 난폭하게 몰았어요. ‘이 사람이 얼마나 짜증이 나면 저렇게 신경질적으로 차를 몰겠나.’ 싶어서, 제가 “아이고 오늘 기분 나쁜 일이 많이 있나 보죠?” 그러니까 마누라가 도망갔다는 거예요, 일곱 살짜리 애가 있는데. 그래서 제가 한 시간에 얼마 버냐고 물으니까, 팔천 원 번대요. 그래서 제가 “4만 원 주고 다섯 시간 대절합시다.” 이러니까 좋다는 거예요. 그래서 다섯 시간 대절하기로 약속하고 절 앞에 내렸어요. 그러고는 제가 4만원을 주면서 “다섯 시간 차 세워놓고 법당 들어와서 법문 들으세요.”라고 말했어요.
그 사람이 그렇게 난폭 운전해서 교통사고가 나면 얼마나 큰 손실이 생깁니까. 그렇게 계속 신경질적으로 생활하면 자녀 교육상으로도 굉장히 나빠져요. 그러니 그분이 무엇이 문제인지를 자각해서, 부인이 없는 상태에서도 행복하게 운전할 수 있게 된다면 부인이 돌아올 가능성도 높고 사고위험도 줄지 않겠어요?
그런데 그 분한테 그냥 법문 들으라고 했으면 들었을까요? 안 들었겠죠. 그런데 여러분들은 돈을 안 줘도 이렇게 다 와서 들으시니 오늘 제가 돈을 많이 벌었네요.
어떻게 사는 게 행복하게 사는 길이냐? 이건 얼마든지 길이 있어요. 우리가 거룩한 삶을 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거룩한 삶을 살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거룩하게 살 수 있지, 거룩하게 살겠다는 생각을 움켜쥐고 있으면 나날이 인생이 괴로워지고 비참해집니다. 인생은 그냥 저 길옆에 핀 한 포기 잡초와 같다고 생각하세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길에 난 풀 한 포기나, 산에 있는 다람쥐나 여러분이나 다 똑같아요. 별 거 아니에요.
여러분들이 아무리 잘난 척해도 백일 안 먹으면 죽고, 코 막고 십 분만 놔두면 죽고, 차로 받아버리면 금방 죽습니다. 별 거 아니에요. 내 거라고 움켜쥐고 있지만 내 것인지 점검해 봐야 합니다. 자기가 옳다고 주장하지만 옳은지 점검해 봐야 해요. 사실은 다 꿈속에 살고 있어요. 거룩한 삶, 그런 거 없습니다.
여러분들이 자기라는 것을 다 내려놓으면 삶이 결과적으로 거룩해집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는 왕위도 버리고, 다 떨어진 옷 하나 입고 ,나무 밑에 앉아 명상하고, 주는 밥을 얻어먹으면서도 천하를 다 가지고 있는 왕에게 인생 상담을 해 주셨기 때문에 거룩하신 겁니다. 모든 걸 가져 부족한 게 없어 보이는 왕에게 아무것도 가진 게 없는 부처님께서 조언을 해주셨죠. 그 분은 ‘내가 특별한 존재다.’ 하지 않으셨어요. 만약 그렇게 말했다면 부처님은 거룩한 존재가 되지 못했겠지요.
자기를 내려놓고 가볍게 생활하면 결과적으로 삶이 거룩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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