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산책(漢詩散步)

월하독작 / 이백

含閒 2011. 6. 30. 14:37

花間一壺酒 (화간일호주) 꽃 사이 놓인 한 동이 술을

獨酌無相親 (독작무상친) 친한 이 없이 혼자 마시네.

擧杯邀明月 (거배요명월) 잔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고

對影成三人 (대영성삼인) 그림자를 대하니 셋이 되었네.

月旣不解飮 (월기불해음) 달은 술 마실 줄을 모르고

影徒隨我身 (영도수아신) 그림자는 나를 따르기만 하네.

暫伴月將影 (잠반월장영) 잠시 달을 벗하고 그림자를 거느리니

行樂須及春 (항낙수급춘) 봄이 가기 전에 즐겨야 하지.

我歌月徘徊 (아가월배회) 내가 노래하니 달은 서성이고

我舞影零亂 (아무영령난) 내가 춤추니 그림자 소리 없이 따르네.

醒時同交歡 (성시동교환) 깨어서는 모두 같이 즐기고

醉後各分散 (취후각분산) 취한 뒤에는 제각기 흩어진다.

永結無情遊 (영결무정유) 무정한 교유를 길이 맺었으니

相期邈雲漢 (상기막운한) 아득한 은하수에서 만나길 기약하세.

 

天若不愛酒(천약불애주) 하늘이 술을 사랑치 않았다면

酒星不在天(주성부재천) 주성이라는 별이 하늘에 있지 않을 거고,

地若不愛酒(지약불애주) 땅이 술을 사랑치 않았다면

地應無酒泉(지응무주천) 마땅히 주천이라는 지명도 없었을 거야.

天地旣愛酒(천지기애주) 하늘과 땅도 술을 사랑했으니

愛酒不愧天(애주불괴천) 내가 술 좋아하는 건 하늘에도 부끄러울 게 없지

已聞淸比聖(이문청비성) 듣기로는, 청주는 성인과 같고

復道濁如賢(복도탁여현) 또 알기로는 탁주는 현인과 같다고 했다지

賢聖旣已飮(현성기이음) 현인과 성인을 이미 들이켰으니

何必求神仙(하필구신선) 굳이 신선을 찾을 거 없지.

三杯通大道(삼배통대도) 석 잔만 마셔도 크게 도통할 수 있고

一斗合自然(일두합자연) 한 말이면 자연과 하나되는 거라

但得酒中趣(단득주중취) 오직 술 마시고서야 얻는 이 즐거움 홀로 지닐 뿐

勿爲醒者傳(물위성자전) 맹숭맹숭 깨어 있는 자들에게 전할 거 없네

 

三月咸陽城(삼월함양성) 춘삼월 함양성은

千花晝如錦(천화주여금) 온갖 꽃이 비단을 펴 놓은 듯

誰能春獨愁(수능춘독수) 뉘라서 봄날 혼자만의 수심을 떨칠 수 있으랴

對此徑須飮(대차경수음) 이럴 땐 술 마시는게 최고지

窮通與修短(궁통여수단) 잘나가고 못나가든 수명의 장단은

造化夙所稟(조화숙소품) 태어날 때 이미 다 정해진 거야

一樽齊死生(일준제사생) 한 통 술에 삶과 죽음이 같아 보이니

萬事固難審(만사고난심) 세상 일 구구절절이 알 거 뭐 있나

醉後失天地(취후실천지) 취하면 세상천지 다 잊어버리고

兀然就孤枕(올연취고침) 홀로 베개 베고 잠이나 자는 거

不知有吾身(부지유오신) 내 몸이 있음도 알지 못하니

此樂最爲甚(차낙최위심) 이게 바로 최고의 즐거움이야

 

窮愁千萬端(궁수천만단) 천 갈래 만 갈래 이는 수심에

美酒三百杯(미주삼백배) 술 삼백 잔을 마셔볼거나.

愁多酒雖少(수다주수소) 수심은 많고 술은 적지만

酒傾愁不來(주경수부내) 마시고 나면 수심이 사라진다네

所以知酒聖(소이지주성) , 이래서 옛날 주성이

心自開(주감심자개) 얼큰히 취하면 마음이 트인다 했구나

辭粟臥首陽(사속와수양) 절개 지킨답시고 백이는 수양산 골짝에서 죽었고

屢空飢顔回(누공기안회) 청렴하단 안회는 늘 배를 쫄쫄 곯았지

當代不樂飮(당대부낙음) 당대에 술이나 즐길 일이지

虛名安用哉(허명안용재) 헛껍데기 이름 그것 부질없이 어디 써 먹겠어

卽金液(해오즉금액)   조개 안주는 신선약이고

糟丘是蓬萊(조구시봉래) 술 지게미 언덕은 곧 봉래산이라

且須飮美酒(차수음미주) 좋은 술 실컷 퍼 마시고서

乘月醉高臺(승월취고대) 달밤에 누대에서 취해 볼 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