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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 국물도 먹지 않을 만큼 철저한 채식주의자인 젊은 처녀를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예상외로 그녀는 채소를 싫어합니다. 고기 먹는 일이 끔찍해서 멀리하는 거지 채소를 좋아해서 채식주의자가 된 게 아니라는 거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그녀의 말을 금방 이해하지 못합니다. 채식주의자가 채소를 싫어한다? 그럼 결국 속으론 고기를 좋아한다는 말이네, 그럽니다.
밝은 게 싫다고 했더니 ‘그럼 어둠을 좋아하는 거겠네’ 라고 단정지으면, 갑갑합니다. 밝음도 싫지만 어둠이 더 싫을 수도 있고 캄캄한 어둠보다 오히려 어스름하게 밝은 곳을 마음 편하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빛을 프리즘에 투과시키면 우리가 육안으로는 보지 못했던 수많은 색깔이 나타나듯 우리의 마음 또한 그렇습니다. 미처 보지 못했을 뿐 그 안에 수많은 스펙트럼이 존재합니다.
누군가의 마음에 대해 흑(黑)이 아닌 걸 보니 백(白)이로군, 식으로 넘겨 짚는 것은 폭력적인 동시에 아둔한 일입니다. 그래서 마인드프리즘이 필요하지요. 남의 마음뿐 아니라 내 마음에 대해서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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