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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가 하소연하듯 묻습니다. “사랑하는 약혼자가 갑자기 암에 걸렸습니다. 그를 보는 것조차 괴로워서 만나기가 두렵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상담자의 답변이 이어집니다. “당신 심정은 충분히 알겠습니다. 하지만 암에 걸린 건 약혼자입니다. 그가 겪을 두려움과 고통은 당신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사랑한다면, 그를 위로하고 보살피는 게 무엇보다 우선입니다.”
수십 년 전 <선데이서울>이라는 잡지에서 접한 Q&A의 내용입니다. 담백하고 단순해 보이는 답이지만, 개인적으론 상담이라는 것이 모름지기 이러해야 한다는 것의 원형이 살아있는 바람직한 상담에 대한 첫 번째 기억입니다.
당연히 이런 경우엔 본인보다 약혼자의 고통이 훨씬 먼저지요. 하지만 그 상황이나 상대방의 마음에 주목하지 않고 내 마음에만 집중하다 보면 본의아니게 이런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일들이 생겨납니다. 돌아보면, 그런 종류의 경험들이 적지 않습니다.
무기수가 너무 답답한 나머지 차라리 사형집행을 기다리는 사형수가 더 낫겠다고 말한다면, 심정적으로야 이해할 수 있지만 공감을 얻기는 어렵습니다.
주목하지 않으면 이기적이 되거나 어리석은 사람이 됩니다.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는 영역에서는 특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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