生과 死

자살한 ‘공고생들의 영웅’, 안타까운 사연은…

含閒 2011. 1. 11. 09:13

젊은 영가의 극락왕생을 빌며,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전합니다.

 

 

 

자살한 ‘공고생들의 영웅’, 안타까운 사연은…

2011년 01월 11일 (화) 04:35:55 뉴스코리아 webmaster@newskorea.info
   
▲ 카이스트 정문(사진=카이스트 홈페이지).

부산 D공고 출신으로 카이스트(KAIST)에 합격해 화제를 모았던 1년차 대학생 조 모(19)군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특히, ‘로봇영재’라 불릴 만큼 로봇 경진대회에서 뛰어난 실력을 보이며 장래가 어느 정도 보장된 터라 자살 이유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10일 대전 둔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8일 밤 11시30분 쯤 대전시 유성구 카이스트 내 중앙기계실 외부통로 난간 부근에서 숨져 있는 조군을 지나가던 대학원생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사망한 조군의 기숙사 방에서 빈 수면제통 12개가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그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은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와 이성문제가 발단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조군이 이번 학기에 학사 경고를 받는 등 학교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힘들어했으며, 또한 최근 여자 친구와 헤어져 괴로워해 사망 당일까지도 여자 친구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학업과 이성문제가 얽혀 심적 부담을 가중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망한 조군은 실업계(공고) 출신 최초로 지난해 카이스트에 합격해 언론에 보도되는 등 주목을 받았다.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합격한 그는 지역에서는 입지전적인 인물로 많은 부담감에 시달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소식을 전해들은 네티즌들은 “안타까울 뿐이다”, “모든 공고생들의 영웅이었을텐데… 삼가 고인의...” 등으로 안타까워했다.

한편, 숨진 조군은 지난 2007년 국제 로봇 올림피아드 한국 대회에서 대상인 과학기술부 장관상과 2008년 국제 로봇 올림피아드 세계 대회 3등에 오르는 등,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로봇 경진대회에 60여 차례 참가해 뛰어난 실력을 보여 '로봇영재'란 평을 받아왔다.

KAIST 첫 전문계고 출신 학생의 안타까운 죽음… “수업 못따라가 괴롭다”

 

전문계고 출신으로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카이스트(KAIST)에 합격한 학생이 대학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획일적 대학교육 과정이 아까운 인재를 앗아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재능을 가진 학생을 뽑아 놓고 신입생 간의 수학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수업을 진행, 낙오자를 만든 것 아니냐는 설명이다.

10일 대전 둔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11시32분쯤 대전 유성구 KAIST 내 건물 보일러실 앞에서 A군(19)이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 위에 엎드린 채 숨져 있는 것을 이 학교 대학원생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A군은 2007년 국제 로봇 올림피아드 한국 대회에서 대상인 과학기술부 장관상을 받은 데 이어 2008년에는 국제 로봇 올림피아드 세계 대회에서 3등에 오르는 등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로봇 경진대회에 60여 차례 참가해 뛰어난 실력을 보여 왔다.

‘로봇박사’로 불렸던 A군은 인문계고교를 다니다 로봇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싶다는 생각에 로봇 기능 전문계고로 전학했고, 지난해 KAIST의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입학했다.

주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입학했지만 대학생활은 녹록지 않았다. 수업이 영어와 수학, 과학 성적만으로 뽑힌 전국 수재들의 눈높이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로 진행되는 미적분학 수업은 “어려워 따라가기가 벅차다”고 자주 토로했을 정도다. 입학 전 수학능력을 길러준다는 브리지 프로그램과 과목수강에 어려움이 있는 신입생을 위한 튜터링 프로그램도 큰 도움이 되지 않았다.

A군은 이번 학기 일부 과목에서 학사경고를 받았고 이 때문에 많은 고민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관계자는 “입학사정관제로 입학한 학생들은 특정한 분야에 능력을 발휘하고 있지만 수학이나 물리, 화학 등 기초 과목의 수학능력이 일반 학생들과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사람들> KAIST 합격한 '로봇영재' 조민홍 군
KAIST 합격한 '로봇영재' 조민홍 군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지금은 사람들이 로봇에 대해 다소 생소하게 생각하지만 멀지 않은 장래에는 아주 친근하게 느끼게 될 겁니다. 인간 생활에 도움을 주는 로봇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요"
전문계고에 다니는 '로봇박사'가 KAIST에 진학해 로봇공학자의 꿈을 펼 수 있게 됐다.

   부산의 대진정보통신고 디지털 정보전자과 3학년생인 조민홍(18) 군은 최근 발표된 KAIST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150명의 합격자 명단에 당당하게 이름을 올렸다.

   어렸을 때부터 꾸준히 참가한 국내외 로봇경진대회에서 60여 차례 수상한 특이한 조 군의 경력을 입학사정관이 인정한 것이다.

   조 군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우연히 과학잡지를 보게 됐는데 잡지에 난 로봇대회 공고를 보고 부모님을 졸라 참가했고 뜻밖에 좋은 성적을 거둬 그 후로 로봇에 대해 많은 관심을 두게 됐다"며 로봇과의 첫 인연을 말했다.

   이후 조 군은 초등학교 4학년 때 과학경진대회에 참가해 교사의 도움을 받지 않고 최우수 상을 받으면서 이 분야에 남다른 두각을 나타냈다.

   또 초등학교 6학년 때 부산시 정보영재원에 선발돼 4년간 영재교육을 받았으며 이후 장난감 대신 과학상자와 라디오 장비, 동력기 등을 가지고 놀며 또래 아이들과 다른 모습을 보여왔다.

   중학교에 진학해서는 고교생 형들을 물리치고 로봇올림피아드 국가대표에 선발됐으며 2007년 국제 로봇 올림피아드 한국대회에서 대상을, 지난해에는 국제 로봇 올림피아드 세계대회에서 3위를 차지하며 '로봇 영재' 탄생을 예고했다.

   조 군이 참가한 로봇대회에서는 대부분 주어진 주제에 맞춰 스스로 로봇제작을 계획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분야보다 창의력이 요구된다는 것.

   어릴 때부터 이 분야 영재로 소문난 조 군은 인문계 고교에 다니다 대진정보통신고의 로봇동아리에 반해 전문계고로 전학까지 했다고 한다.

   조 군은 "대학에 진학해 훌륭한 로봇 공학자가 돼 로봇이 일상생활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도록 상용화하는데 앞장서겠다"라며 장래 희망을 밝혔다.

“세상이 너무 경쟁으로 몰아 … 우리 아들은 최선 다했다”

[중앙일보] 입력 2011.01.15 00:25 / 수정 2011.01.15 01:08

자살한 KAIST ‘로봇 영재’ 아버지의 호소

사진 속의 청년은 웃고 있었다. 검은 안경 너머로 반짝이는 영특한 눈매, 호수처럼 넓어 보이는 검은 눈동자는 은빛으로 반짝이는 바다를 보고 마음이 편해졌을까. 아버지는 미소 짓는 아들에게 묻고 싶었다. ‘그렇게 힘들었니?’ 14일 오전 10시30분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부산시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 해광사. 대웅전에서는 조모(19)군의 초재(初齋·사람이 죽은 뒤 첫 이레 만에 올리는 재)가 열렸다. 지난 8일 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KAIST의 꿈나무였던 그 학생이다. 아들을 앞세운 아버지는 끝내 사진 촬영을 거부했다.

“조 ○ ○ 영가시여, 빈손으로 오셨다가 빈손으로 가시거늘 그 무엇을 애착하고 그 무엇을 슬퍼하나.” 스님의 독경과 목탁 소리에 맞춰 조군의 부모와 친구 등 20여 명은 ‘천수경(千手經)’과 ‘영가시여’를 흐느끼며 낭독했다. 자식을 가슴에 묻은 아버지(51)는 슬픔을 아꼈다. 떠난 아들이 덜 미안하라고. 절 마당에서 기자와 함께한 그는 한참 침묵을 지키다가 “이 말만큼은 드리고 싶다”며 입을 열었다.

- 조군의 죽음은 큰 아픔을 남겼습니다.

 “경쟁이 너무 치열합니다. 더 나누는 사회가 되면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똑똑한 사람일수록 나눔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KAIST에 국한된 것만이 아니고 대한민국 전체가 그랬던 것 같아요.”

 조군은 8일 오후 11시32분쯤 대전시 유성구 KAIST 내 건물 보일러실 앞에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 위에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됐다. 조군의 기숙사 방 안에서는 여러 개의 빈 수면제 통이 발견됐다. 경찰은 조군이 성적 부진 등으로 괴로워하다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군은 ‘로봇 영재’였다. 2007년 국제로봇올림피아드 한국 대회에서 대상인 과학기술부장관상을 받았다. 2008년에는 국제로봇올림피아드 세계 대회에서 3등에 올랐다. 인문계고를 다니다가 로봇을 공부하겠다며 부산의 전문계고로 전학한 뒤 2009년 8월 KAIST의 입학사정관 전형을 통해 입학해 화제가 됐었다. 지난해 초 교육과학기술부가 주는 ‘대한민국 인재상’도 받았다. 아버지에게 물었다.

 -아들이 학업을 힘들어했나요.

 “어려움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아이의 학업을 도와준 교수도 있었습니다. 힘들어하는 과목도 있었지만 대학원 수업을 듣고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그 아이가 내린 선택입니다.”

 절 마당에 따사로운 햇살이 비쳤다. 하늘도 조군과의 이별이 아쉬웠나 보다. 아버지는 그 하늘을 쳐다봤다.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KAIST를 목표로 세우고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꿈을 이뤘죠. 하고 싶은 것을 다하고 갔습니다.”

-어떻게 나눌까요.

 “중·고교 시절부터 성적 좋은 학생이 성적 나쁜 학생을 가르치는 튜터링 제도를 활성화했으면 좋겠습니다. 학교 폭력과 사교육의 문제도 사라질 것 같습니다.”

 가슴에 지울 수 없는 큰 멍이 생긴 동료 학생들은 이제 마음을 추스르고 있다. KAIST 학부총학생회는 13일 오후 7시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곽영출(물리학과 4년) 총학생회장은 “징벌적 등록금 제도는 실패를 인정하지 않는 정책인데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창의력이 발산되겠느냐”고 말했다. KAIST는 일정한 성적에 미치지 못하면 등록금을 더 내는 제도를 운용 중이다. 대부분의 수업은 영어로 진행한다.

 이날 아버지 옆을 지키던 조군의 형(23·미 브라운대 물리학과 재학 중)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형은 숨진 조군의 우상이었다. “좋은 곳에서 동생을 다시 만날 때 제가 부끄럽지 않도록 더 열심히 공부하고 살겠습니다.”

"안녕”이라는 가족의 작별 인사가 해광사 하늘로 울려 퍼졌다.

KAIST 학생자살에 교과부 뒷북대책

입학사정관제를 통해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입학한 전문계 고교 출신 학생이 1년 만에 학업 어려움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자, 교육과학기술부가 뒤늦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16일 교육과학기술부는 올해 입학사정관제 지원사업부터 대상 대학을 선정할 때 입학생 사후 관리 프로그램의 운영 현황을 새롭게 반영할 계획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입학사정관제 지원대상을 선정하는 평가지표에 사후관리 프로그램 운영 여부를 포함시켜 인센티브나 불이익을 주는 방안과 함께 사후관리 프로그램을 아예 선정 대학들의 '의무 집행사항'으로 명시하는 방안 등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교과부는 입학사정관제 정착을 위해 이 제도를 운용하는 주요 대학을 선정해 매년 예산을 지원하며 올해는 총 60개 대학에 351억원을 줄 계획이다. 현재 기존 지원 대학에 대한 현장점검 및 컨설팅을 하고 있는 교과부는 3월까지 연차평가를 거쳐 4월 중 올해 지원 대상을 선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교과부의 이번 대책이 뒤늦은 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한 대학교수는 "서울대나 KAIST의 경우 영어로 강의가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전문계 고교 출신 학생의 경우 수업에 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면서 "이들 학생에대한 별도 학사관리 시스템을 사전에 마련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rainman@fnnews.com김경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