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교수 "자살, 한 사람만 나를 이해해줘도…"
노컷뉴스 | 심연주 | 입력 2010.07.01 12:09 | 누가 봤을까?
[CBS < 이종훈의 뉴스쇼 > ]
■ 방송 : FM 98.1 (07:00~09:00)■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대담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신영철 홍보이사 (강북삼성병원)
탤런트 박용하 씨 사망소식에 다시 한 번 전국이 술렁이고 있죠. 그 이유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이사시죠.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신영철 교수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 이종훈 > 요새 자살 사건이 굉장히 많이 늘어나고 있는데요. 그래서 자살공화국이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고, 자살률이 확실히 늘어나고 있는 거죠?
◆ 신영철 > 네. 역시 한국이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다 알려져 있는 사실이고,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청년층, 노인 할 것 없이 어떤 계층이든 다 늘고 있다는 게 문제가 되는데요. 특히 여러 가지 사회적인 스트레스도 많고, 그것을 건강하게 대처할 수 있는 출구도 과거에 비해서는 적은 것 같고, 이런 것들이 여러 가지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 이종훈 > 보통 연예인 자살의 경우에 우울증이 주원인으로 그동안 많이 지적이 돼 오고 그렇지 않았습니까?
◆ 신영철 > 네.
◇ 이종훈 > 그런데 박용하 씨 경우에는 유서도 없고, 병원치료 기록도 없고, 그래서 조금 충동적인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던데요?
◆ 신영철 >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저희들이 잘 모르니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저는 충동적으로 그렇게 했다는 데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평소에 특별한 심리적인 갈등도 없고, 잘 지내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자살했다, 이런 경우는 물론 있을 수 있지만 예외적인 경우고요. 대개 문제가 덮어져 있거나 잘 억누르고 있다가 어떤 이유로든지 그것이 실행에 옮길 때, 그 실행에 옮기는 것 자체는 물론 충동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감정기폭이 극한 상황에서 술을 먹는다든가 판단력이 떨어지고,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설 때, 이럴 때 충동적으로 할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다른 힘든 것들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짐작할 수가 있겠습니다.
◇ 이종훈 > 이번 경우에도 충동자살로 보기엔 좀 어렵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신영철 > 네. 시행하는 것은 충동적으로 물론 할 수가 있죠.
◇ 이종훈 > 우울증이나 이런 전조증상이 없이 충동적으로 자살하는 경우도 있긴 있습니까?
◆ 신영철 >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한 사람들이 80%가량은 어떤 형태로든 우울증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병적인 우울증이 아닌 경우도 많이 있겠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죠. 평소에 자기가 견딜 수 없는 심각한 스트레스가 지속되고, 이것을 뭔가 적절하게 해소하고 대처하는 방안이 떨어진다, 그런 분들이 이제 충동적으로 자살에 옮길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봐야죠. 특히 성격적으로 밖으로 잘 표시하지 않고 안으로 잘 삭히는 사람이라든가 반대로 지나치게 감성적이어서 감정기복이 있다, 이런 분들은 충분히 충동적인 자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이종훈 > 우울증으로 해서 자살을 하게 되는 경우에 일종의 징후 같은 것들이 나타난다고 얘기를 하던데요?
◆ 신영철 > 네, 징후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정말만 죽고 싶다는 표현을 하는 분들도 있고요. 정말로 우울증이라는 질병을 앓는 분들은 아주 심할 때 자살을 시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오히려 깊은 우울증에서 벗어나면서 약간 에너지가 높을 때 그때 시도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오히려 그때 조심하셔야 됩니다. 그리고 아주 힘들고 초조하고 불안하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편안해보이더라, 갑자기 어느 날... 마음의 뭔가 준비를 했다는 뜻이거든요. 그런 것도 조심을 하셔야 됩니다.
◇ 이종훈 > 가족 중에 그런 사인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고 했을 때, 사실은 어떻게 대처를 하느냐에 따라서 상당히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것을 어디서 배우진 않는다 말이죠. 어떻게 대처를 하는 게 좋을까요?
◆ 신영철 > 참, 그런 경우는 가족들이 답답하죠.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사실은 많지는 않습니다. 가능하면 우울증의 소질이 있거나 평소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가까운 정신과를 찾아서 상담하시는 게 좋겠고요. 특히 최근에 불안초조하고 잠 못 주무시고, 식사를 못한다거나 이런 생활리듬이 깨진 분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분들은 반드시 전문가를 찾는 게 좋겠고요. 평소에 그런 징후는 없지만 그래도 자꾸 죽고 싶다는 사인을 보낼 때에는 가족들이 너무 지나칠 정도로 위로하고 "괜찮다" 이렇게 단순하게 위로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위로한답시고 "아, 다 잘될 거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것은 오히려 이해받지 못하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거든요. 오히려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고 많이 힘들겠다는 것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자세가 오히려 이해받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데 중요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고 싶다는 사인이 있을 때는 가족들이 당장 어떻게 도와줄 수는 없거든요. 그때는 반드시 전문가를 찾으셔야 됩니다.
◇ 이종훈 > 그렇군요. 사실 요즈음 보면 워낙 사회가 스트레스가 많다보니까 우울증을 어떤 면에서는 부분적으로는 누구나 다 앓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긴 한다 말이죠. 그런 측면에서는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 신영철 > 사실은 우울한 거하고, 우울증하고는 구별하셔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우울하면 다 우울증이다, 이렇게 이야기하거든요. 우리가 세상 살면서 어떤 스트레스를 받고 일시적으로 우울하다, 그것을 질병으로써 우울증이라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우울증이라고 진단할 때에는 기간과 강도가 문제가 되는 거거든요. 정말 사회생활에, 혹은 대인관계에 여러 가지 적응에 지장을 줄만큼의 우울한 증상이 일차적으로 오래 지속될 때 이때 우울증이라고 그러는데요.
그런 우울증이 오면 단순히 기분만 우울해지는 것이 아니고 신체도 우울해지죠.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또 정신도 우울해지니까 생각도 완전히 바뀝니다. 과거생각, 현재생각,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이런 것들을 우울증이라고 말하는데요. 스트레스가 과연 우울증을 증가시키느냐, 당연한 얘기겠죠. 그러나 그것도 대단히 상대적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요즈음 직장인들 보면 경제적인 어려움, 미래에 대한 불안, 이런 것 때문에 우울증 걸리는 경우가 많지만 상대적인 거거든요.
과거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렵고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우울증이 더 많고, 자살이 더 많았다, 그런 법이 없죠. 상대적인 거고... 두 번째는 희망의 문제죠. 내가 이렇게 이렇게 했을 때 앞으로 이렇게 되겠구나, 하는 희망이 보일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고 자살을 시도하지 않거든요. 그런 게 우리 사회 통로가 막혀있을 때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 이종훈 > 우울증 환자를 많이 접하실텐데 연령대별로는 어떤 특징들을 보이고 있습니까?
◆ 신영철 > 사실 우울증은 어떤 연령에서든 올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아동들 같은 경우에도 우울증을 보일 수 있는데, 어른들과는 양상이 다르죠. 우울하다, 이런 것보다는 짜증 많이 부리고, 가끔 중고등학생들 가출도 하고, 술 먹고 돌아다니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에 가면성 우울증 경우가 꽤 많고요. 특히 한 가지 우리 사회에서 조심하셔야 될 게 연세드신 분들... 옛날에는 노인분들이 기운 없다 그러고 우울하다 그러면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 이렇게 말하지 않습니까? 사실은 그런 분들이 정신적인 문제, 신체적인 문제 때문에 2차적인 오는 우울증이 꽤 많기 때문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될 것 같습니다.
◇ 이종훈 > 이런 증상들이 자기도 감지가 되지 않습니까, 내가 요새 이상하다, 우울하다, 이런 느낌도 오고 이럴 텐데... 그럴 때 좀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 신영철 > 정말 질병으로서의 우울증은 치료가 필요합니다만 대부분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는 일시적인 우울감들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죠. 첫째 제일 중요한 것은 생활리듬을 정상적으로 가져가는 겁니다.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잠을 못 잔다든가 혹은 지나치게 자버린다거나 생활리듬이 깨져버리는 경우가 있죠. 낮에 잔다든가... 정상적인 생활리듬을 가지고 가고, 낮 시간에는 가능하면 햇빛도 보시고 몸을 움직여주고... 우울한 분들이 가끔 기운이 떨어진다고 안 움직이려고 하거든요. 더 에너지가 떨어지니까 본인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렇게 하고... 제일 좋은 거야 평소에 건강한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게 제일 중요하죠. 그러나 그것은 어느 날 갑자기 되는 것은 아니니까... 또 힘들 때 내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교류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인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거, 이런 것들이 대단히 중요하겠죠.
◇ 이종훈 > 역시 그래도 주변에 좀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으면 역시 도움이 많이 되겠네요?
◆ 신영철 > 극단적으로 말하면 "세상에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이해해준다면 내가 자살을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만큼 인적인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볼 수가 있죠.
◇ 이종훈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 방송 : FM 98.1 (07:00~09:00)■ 진행 : 시사평론가 이종훈■ 대담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신영철 홍보이사 (강북삼성병원)
탤런트 박용하 씨 사망소식에 다시 한 번 전국이 술렁이고 있죠. 그 이유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데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이사시죠. 강북삼성병원 정신과 신영철 교수 전화연결 돼있습니다.
◆ 신영철 > 네. 역시 한국이 자살률이 높다는 것은 다 알려져 있는 사실이고,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이 자살률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청년층, 노인 할 것 없이 어떤 계층이든 다 늘고 있다는 게 문제가 되는데요. 특히 여러 가지 사회적인 스트레스도 많고, 그것을 건강하게 대처할 수 있는 출구도 과거에 비해서는 적은 것 같고, 이런 것들이 여러 가지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 이종훈 > 보통 연예인 자살의 경우에 우울증이 주원인으로 그동안 많이 지적이 돼 오고 그렇지 않았습니까?
◆ 신영철 > 네.
◇ 이종훈 > 그런데 박용하 씨 경우에는 유서도 없고, 병원치료 기록도 없고, 그래서 조금 충동적인 거 아니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던데요?
◆ 신영철 > 그 내용을 구체적으로 저희들이 잘 모르니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만 저는 충동적으로 그렇게 했다는 데 별로 동의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평소에 특별한 심리적인 갈등도 없고, 잘 지내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자살했다, 이런 경우는 물론 있을 수 있지만 예외적인 경우고요. 대개 문제가 덮어져 있거나 잘 억누르고 있다가 어떤 이유로든지 그것이 실행에 옮길 때, 그 실행에 옮기는 것 자체는 물론 충동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감정기폭이 극한 상황에서 술을 먹는다든가 판단력이 떨어지고, 이성보다는 감성이 앞설 때, 이럴 때 충동적으로 할 수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다른 힘든 것들이 많이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짐작할 수가 있겠습니다.
◇ 이종훈 > 이번 경우에도 충동자살로 보기엔 좀 어렵다, 이런 말씀이시네요?
◆ 신영철 > 네. 시행하는 것은 충동적으로 물론 할 수가 있죠.
◇ 이종훈 > 우울증이나 이런 전조증상이 없이 충동적으로 자살하는 경우도 있긴 있습니까?
◆ 신영철 > 그렇습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자살을 시도하거나 자살한 사람들이 80%가량은 어떤 형태로든 우울증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물론 병적인 우울증이 아닌 경우도 많이 있겠습니다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이 있죠. 평소에 자기가 견딜 수 없는 심각한 스트레스가 지속되고, 이것을 뭔가 적절하게 해소하고 대처하는 방안이 떨어진다, 그런 분들이 이제 충동적으로 자살에 옮길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봐야죠. 특히 성격적으로 밖으로 잘 표시하지 않고 안으로 잘 삭히는 사람이라든가 반대로 지나치게 감성적이어서 감정기복이 있다, 이런 분들은 충분히 충동적인 자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 이종훈 > 우울증으로 해서 자살을 하게 되는 경우에 일종의 징후 같은 것들이 나타난다고 얘기를 하던데요?
◆ 신영철 > 네, 징후는 다양하게 나타날 수가 있습니다. 정말만 죽고 싶다는 표현을 하는 분들도 있고요. 정말로 우울증이라는 질병을 앓는 분들은 아주 심할 때 자살을 시도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오히려 깊은 우울증에서 벗어나면서 약간 에너지가 높을 때 그때 시도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오히려 그때 조심하셔야 됩니다. 그리고 아주 힘들고 초조하고 불안하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편안해보이더라, 갑자기 어느 날... 마음의 뭔가 준비를 했다는 뜻이거든요. 그런 것도 조심을 하셔야 됩니다.
◇ 이종훈 > 가족 중에 그런 사인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고 했을 때, 사실은 어떻게 대처를 하느냐에 따라서 상당히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그것을 어디서 배우진 않는다 말이죠. 어떻게 대처를 하는 게 좋을까요?
◆ 신영철 > 참, 그런 경우는 가족들이 답답하죠. 가족들이 할 수 있는 일들이 사실은 많지는 않습니다. 가능하면 우울증의 소질이 있거나 평소에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주저하지 마시고 가까운 정신과를 찾아서 상담하시는 게 좋겠고요. 특히 최근에 불안초조하고 잠 못 주무시고, 식사를 못한다거나 이런 생활리듬이 깨진 분들 있지 않습니까? 그런 분들은 반드시 전문가를 찾는 게 좋겠고요. 평소에 그런 징후는 없지만 그래도 자꾸 죽고 싶다는 사인을 보낼 때에는 가족들이 너무 지나칠 정도로 위로하고 "괜찮다" 이렇게 단순하게 위로하는 것은 별로 도움이 안 될 때가 있습니다.
우리가 너무 위로한답시고 "아, 다 잘될 거다" 이렇게 얘기하지 않습니까? 그것은 오히려 이해받지 못하는 느낌을 받을 수가 있거든요. 오히려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고 많이 힘들겠다는 것을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자세가 오히려 이해받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주는데 중요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고 싶다는 사인이 있을 때는 가족들이 당장 어떻게 도와줄 수는 없거든요. 그때는 반드시 전문가를 찾으셔야 됩니다.
◇ 이종훈 > 그렇군요. 사실 요즈음 보면 워낙 사회가 스트레스가 많다보니까 우울증을 어떤 면에서는 부분적으로는 누구나 다 앓고 있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들긴 한다 말이죠. 그런 측면에서는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 신영철 > 사실은 우울한 거하고, 우울증하고는 구별하셔야 합니다. 많은 분들이 우울하면 다 우울증이다, 이렇게 이야기하거든요. 우리가 세상 살면서 어떤 스트레스를 받고 일시적으로 우울하다, 그것을 질병으로써 우울증이라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우울증이라고 진단할 때에는 기간과 강도가 문제가 되는 거거든요. 정말 사회생활에, 혹은 대인관계에 여러 가지 적응에 지장을 줄만큼의 우울한 증상이 일차적으로 오래 지속될 때 이때 우울증이라고 그러는데요.
그런 우울증이 오면 단순히 기분만 우울해지는 것이 아니고 신체도 우울해지죠. 신체기능이 떨어지고, 또 정신도 우울해지니까 생각도 완전히 바뀝니다. 과거생각, 현재생각, 미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이런 것들을 우울증이라고 말하는데요. 스트레스가 과연 우울증을 증가시키느냐, 당연한 얘기겠죠. 그러나 그것도 대단히 상대적인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요즈음 직장인들 보면 경제적인 어려움, 미래에 대한 불안, 이런 것 때문에 우울증 걸리는 경우가 많지만 상대적인 거거든요.
과거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렵고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우울증이 더 많고, 자살이 더 많았다, 그런 법이 없죠. 상대적인 거고... 두 번째는 희망의 문제죠. 내가 이렇게 이렇게 했을 때 앞으로 이렇게 되겠구나, 하는 희망이 보일 때에는 많은 사람들이 우울증을 극복할 수 있고 자살을 시도하지 않거든요. 그런 게 우리 사회 통로가 막혀있을 때 문제가 되는 것 같습니다.
◇ 이종훈 > 우울증 환자를 많이 접하실텐데 연령대별로는 어떤 특징들을 보이고 있습니까?
◆ 신영철 > 사실 우울증은 어떤 연령에서든 올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아동들 같은 경우에도 우울증을 보일 수 있는데, 어른들과는 양상이 다르죠. 우울하다, 이런 것보다는 짜증 많이 부리고, 가끔 중고등학생들 가출도 하고, 술 먹고 돌아다니고 하지 않습니까? 그런 경우에 가면성 우울증 경우가 꽤 많고요. 특히 한 가지 우리 사회에서 조심하셔야 될 게 연세드신 분들... 옛날에는 노인분들이 기운 없다 그러고 우울하다 그러면 나이가 들어서 그렇다, 이렇게 말하지 않습니까? 사실은 그런 분들이 정신적인 문제, 신체적인 문제 때문에 2차적인 오는 우울증이 꽤 많기 때문에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될 것 같습니다.
◇ 이종훈 > 이런 증상들이 자기도 감지가 되지 않습니까, 내가 요새 이상하다, 우울하다, 이런 느낌도 오고 이럴 텐데... 그럴 때 좀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 없을까요?
◆ 신영철 > 정말 질병으로서의 우울증은 치료가 필요합니다만 대부분 우리가 스트레스를 받는 일시적인 우울감들을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능력이 있죠. 첫째 제일 중요한 것은 생활리듬을 정상적으로 가져가는 겁니다. 많은 우울증 환자들이 잠을 못 잔다든가 혹은 지나치게 자버린다거나 생활리듬이 깨져버리는 경우가 있죠. 낮에 잔다든가... 정상적인 생활리듬을 가지고 가고, 낮 시간에는 가능하면 햇빛도 보시고 몸을 움직여주고... 우울한 분들이 가끔 기운이 떨어진다고 안 움직이려고 하거든요. 더 에너지가 떨어지니까 본인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그렇게 하고... 제일 좋은 거야 평소에 건강한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게 제일 중요하죠. 그러나 그것은 어느 날 갑자기 되는 것은 아니니까... 또 힘들 때 내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교류하고 위로받을 수 있는 인적인 네트워크를 구성하는 거, 이런 것들이 대단히 중요하겠죠.
◇ 이종훈 > 역시 그래도 주변에 좀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으면 역시 도움이 많이 되겠네요?
◆ 신영철 > 극단적으로 말하면 "세상에 누군가 단 한 사람이라도 나를 이해해준다면 내가 자살을 시도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만큼 인적인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볼 수가 있죠.
◇ 이종훈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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