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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자신의 불안전성에 집중했으면서도 자신의 작품 수준에 대한 자부심은 잃지 않았다는 균형잡힌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가 어느 날 조각 작품 한 점을 밤새워 완성하고 집밖으로 나오다가 심하게 좌절했답니다.
그를 무릎 꿇게 한 것은 햇빛을 머금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이었다지요. 자신이 아무리 노력해도 자연의 그 황홀한 창작물을 능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았다는 겁니다. 매일처럼 보아 오던 햇빛과 바람과 나뭇잎이었음에도요. 그 후부턴 부끄러워서 자신의 작품에 사인을 못했다는 민간설화식 에피소드가 있더군요^^
살다보면 어제와 다름없던 오늘의 풍경 속에서 문득,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오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자기의 긍정적 실체와 조우하는 경험이 주는 벼락같은 인식의 전환과 힘은 비할 바가 없습니다. 자신의 불완전성을 명료하게 의식하면서도 자기 존재의 긍정성을 홀대하지 않고 토닥일 수 있다면 그 또한 능력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렇게 지나온 시간을 갈무리하는 시점에서는 ‘내가 두 개라면 이럴 때 하나의 내가 다른 하나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을 것 같다’는 소설의 한 구절이 꽂히듯 마음에 와 닿습니다.
인디언 달력에 의하면, 12월은 무소유의 달이고 1월은 마음 깊은 곳에 머무는 달이라지요. 모두 이름대로 그런 달이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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