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스크랩] 서산대사의 시비에 있는 글입니다.

含閒 2009. 12. 10. 14:25

서산대사의 시비에 있는 글입니다.

    ◐♣서산대사의 시비에 있는 글입니다 ♣◑
    이 보게 친구!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
    그러다 어느 한 순간 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 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것도 내 것 저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 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 데는 티끌 하나도 못 가지고 가는 법이리니 쓸 만큼 쓰고 남은 것은 버릴 줄도 아시게나
    자네가 움켜쥔 게 웬만큼 되거들랑 자네보다 더 아쉬운 사람에게 자네 것 좀 나눠주고 그들의 마음 밭에 자네 추억 씨앗 뿌려 사람 마음 속에 향기로운 꽃 피우면 천국이 따로없네, 극락이 따로 없다네.
    생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일어 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 구름이 스러짐이라
    뜬 구름 자체가 본래 실체가 없는 것이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역시 그와 같다네.
    천(千) 가지 만(萬)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위의 한점의 눈(雪)이로다
    소가 논의 물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 지는구나
    삶이란 한 조각 구름이 일어남이오 죽음이란 한 조각 구름이 스러짐이다
    구름은 본시 실체가 없는 것 죽고 살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 묘향산 원적암에서 칩거하며 많은 제자를 가르치던 서산대사께서 85세의나이로 운명하기 직전 위와 같은 시를 읊고 나시고 많은 제자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가부좌를 하고
    앉아 잠든 듯 입적 하셨다고 합니다.

출처 : 추억속으로
글쓴이 : 그림자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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