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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년 남성이 보기에, 자신의 파트너는 ‘잘 느끼는’ 편이랍니다. 동일한 상황에서도 정서적으로 자신보다 훨씬 많은 걸 향유한다는 거지요.
예를 들어 연극을 함께 가면 공연장 공기가 유쾌해질 정도로 깔깔거림이 유난하고, 맛난 음식을 먹으면서는 저 홀로 ‘맛있다’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제주올레 같은 좋은 풍광 속에선 동행자에게 ‘참 좋다, 그치?’를 종달새처럼 반복한다나요^^
그러니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오죽하겠어요. 상대방의 희노애락을 투명한 여과지처럼 있는 그대로 흡수하는 것으로 느껴진다네요.
자의식의 예민도가 지나쳐 늘상 마음에 구김질이 조금씩 있는 그 중년 남성에게 그녀가 자주 하는 말 중 하나는 ‘내 마음을 빌려주고 싶다’ 랍니다. 마음을 빌린다는 게 생뚱맞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이제는 공중급유 받듯 파트너로부터 가끔 마음을 빌려와 편안할 때도 있다는 게 그 중년남의 은밀한 고백입니다.
약간의 오해와 편견의 혐의가 있는 고백이긴 하지만, 그 중년 남성의 파트너, 그러니까 제가 생각하기에^*^ 마음을 빌려준다는 것은 치유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제가 직업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치유자로서 기능하는 면이 있다면 그래서 어떤 이들에게 제 마음을 빌려 주고 있다면 그건 아마도 ‘잘 느끼는’ 제 심리적 곳간에서 비롯하는 것 인지도요.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이 심리적/치유적 영역에서도 예외는 아닌 듯 싶어요^^
가을을 핑계로 모든 것에서, 지금보다 더 많이 그리고 더 마음껏 느끼는 전환점이 시작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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