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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옷차림만 보고 박대했는데 알고보니 알토란 재력가였다거나 반대로 그럴 듯한 허우대에 외국 유학파라는 이력을 믿고 미래를 도모했는데 알고보니 허당이었다, 는 식의 에피소드는 우리네 일상에서 거의 데자뷰에 가깝습니다.
강의실에서 한 남자를 학생으로 소개했더니 사람들이 그의 키를 165cm로 추정했습니다. 그런데 강사로 소개했더니 그보다 2.5cm 가량 더 크게 봤고 전임강사로 소개했을 경우엔 다시 2.5cm 가량 더 크게 생각했답니다. 정교수라고 소개하자 그의 추정 신장은 무려 175cm로 늘어났습니다.
알고보면 아무 관련성이 없는 추론이지만 어떤 경우엔 본질이 아닌줄 알면서도 현상에 강력하게 지배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특히 사람과 관련한 문제에서는 더 그렇습니다. 누군가에 대해서 체조경기 채점 때처럼 최고와 최저 점수를 제외하고 평가하는 식의 객관성을 유지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니까요.
어떤 이를 평가하고 있는 순간, 알고보면 내 생각과 다를 수 있다는 정도의 인식만 할 수 있어도, 대단한 선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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