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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질적으로 설거지 그릇을 던지는 듯한 아내의 뒷모습과 TV 리모콘을 들고 안절부절하며 아내의 눈치를 살피는 남편의 모습. 그 위로 자막이 하나 뜨면 전후 사정이 명확해집니다. ‘아내의 생일을 깜빡했어요‘
요즘 그 리얼함과 공감적 상황으로 많은 남편들의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든다는 TV 광고의 한 장면입니다. 하지만 남편들의 생각처럼 단순히 한 번 깜빡했다는 이유로 그런 냉랭한 상황이 연출되는 건 아닙니다.
예를 들어, 생애 최초의 어떤 기억을 떠올린 이들은 그 기억이 가장 강렬했기 때문에 자신의 첫기억으로 선택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실제는 그와 다릅니다. 본인은 잘 모를 가능성이 있지만, 살아오면서 자신의 첫기억을 강화시킬만한 행동들이 지속적으로 있었기 때문에 그것이 첫기억이 되는 것입니다.
깜빡의 매커니즘도 그와 다르지 않습니다. 특별히 기억력과 관련된 질병 수준의 문제가 있지 않은 한 거의 대부분의 ‘깜빡’에는 뿌리가 있습니다.
그런 뿌리를 외면한 채 누군가의 투정으로 치부하거나 ‘단순히 한 번 깜빡한 것뿐인데’ 수준의 인식을 고집할 경우 그에 상응한 심리적 대가를 치를 수밖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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