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산책(漢詩散步)

[스크랩] 왕유

含閒 2008. 10. 1. 10:46
864  輞川閑居贈裴秀才迪   망천한거증배수재적
    王維(唐)  왕유 699~761

 
寒山轉蒼翠   한산전창취   쌀쌀한 산은 더욱 푸르고
秋水日潺湲   추수일잔원   가을 시냇물은 종일 맑게 졸졸 흐른다

 
倚杖柴門外   의장시문외   지팡이 집고 사립문 밖에 서서
臨風聽暮蟬   임풍청모선   바람을 쏘이며 저녁 매미소리를 듣는다

 
渡頭餘落日   도두여낙일   나루터엔  지는 햇빛이 남아있고
墟里上孤烟   허리상고연   동네엔 외로운 연기 오른다

 
復値接輿醉   복치접여취   다시 接輿와 만나 술에 취하고
狂歌五柳前   광가오류전   五柳선생 집 앞에서 노래 부른다

 
865 送元二使安西  송원이사안서  벗(元二)을 安西로 보내며
   王維(唐)  왕유 699 ~759

 
渭城朝雨읍輕塵   위성조우읍경진   渭城 아침비는 가볍게 먼지를 적시고
客舍청청柳色新   객사청청유색신   여관의 버드나무는 더욱더 푸르러고 싱싱하네
勸君更盡一杯酒   권군갱진일배주   그대여 다시 한 잔의 술을 쭈욱 마시게나
西出陽關無故人   서출양관무고인   서쪽으로 양관에 가면 친구조차 없을 것이네

 
866  渭川田家  위천전가   위천 땅의 농가
    王維(唐)   왕유 699~761

 
斜光照墟落   사광조허낙   지는 해 가난한 촌락 비추고
窮巷牛羊歸   궁항우양귀   좁은 마을길로 소와 양떼들 돌아온다

 
野老念牧童   야노념목동   촌로는 목동을 걱정하여
倚杖候荊扉   의장후형비   지팡이 집고 사립문에 나와 기다린다

 
雉구麥苗秀   치구맥묘수   꿩 울음소리에 보리 이삭 패고
蠶眠桑葉稀   잠면상엽희   누에잠에 뽕나무 잎이 줄어든다

 
田夫荷鋤立   전부하서립   농부는 괭이 메고 서서
相見語依依   상견어의의   서로 보며 나누는 이야기 아쉬워한다

 
卽此羨閑逸   즉차선한일   이런 정경에 한가함이 너무 부러워
창然吟式微   창연음식미   창연히 시경의 “式微”편을 읊어본다

 

867   新晴野望  신청야망   맑게 갠 들녘을 보며
      王維(唐)   왕유 699~761

 
新晴原野曠   신청원야광   갓 개인 날씨에 들은 더욱 넓고
極目無분垢   극목무분구   끝까지 바라보아도 티끌 한 점 없다

 
郭門臨渡頭   곽문림도두   성곽 문은 나루터와 마주해 있고
村樹連溪口   촌수연계구   마을 나무는 계곡 어귀까지 이어졌다

 
白水明田外   백수명전외   맑은 물은 밭 너머 저쪽에서 반짝이고
碧峰出山後   벽봉출산후   푸른 산봉우리는 산 뒤에 솟아있다

 
農月無閑人   농월무한인   농사철이라 한가한 사람 없으니
傾家事南畝   경가사남무   온 집안 사람들 남쪽 밭에서 일한다

 

 

759 秋夜獨坐  추야독좌   가을 밤 홀로 앉아
   王維(唐)  왕유 699~761  

 
獨坐悲雙빈   독좌비쌍빈   홀로 앉아 늙어감을 슬퍼하는데
空堂欲二更   공당욕이경   빈 집에 二更이 다가오니

 
雨中山果落   우중산과락   빗 소리 속에 산과일 떨어지고 
燈下草충鳴   등하초충명   등불 밑에서는 풀벌래 울고 있네

 
白髮終難變   백발종난변   백발은 끝내 검어지기 어렵고
黃金不可成   황금불가성   쇠가 황금이 되는것이 아니다 

 
欲知除老病   욕지제노병   늙음과 병을 없애려면
唯有學無生   유유학무생   오직 無生을 배움에 있다네

 ☞ 二更: 밤 열시부터 열두시까지의 사이.

 


760 辛夷塢  신이오    흰 목련꽃 핀 언덕
   王維(唐) 왕유 699~761

木末芙蓉花   목말부용화   나무 가지 끝에 부용꽃
山中發紅악   산중발홍악   산 속 붉은 꽃봉오리 피어있네
澗戶寂無人   간호적무인   산골짜기 외딴집 사람도 없는데 
紛紛開且落   분분개차락   어지러이 피었다 다시 지는구나

 

761 鳥鳴澗  조명간   산골짜기에서 우는 새
    王維(唐) 왕유 699~761

 
人閑桂花落   인한계화락   지나는 사람 없는데, 계수나무 꽃은 절로 지고  
夜靜春山空   야정춘산공   고요한 봄 밤, 산은 텅 비었네  
月出驚山鳥   월출경산조   달이 뜨자 산새 놀라고   
時鳴春澗中   시명춘간중   이따금 골짜기 안에서 우네

 

762 藍田山石門精舍  남전산석문정사  藍田山石門精舍에서
    王維(唐)  왕유 699~761
 
落日山水好   낙일산수호   해질 때 산수는 더욱 좋아
양舟信歸風   양주신귀풍   배는 흔들흔들 바람에 맡겨두네
玩奇不覺遠   완기불각원   기이한 경치 보며 먼 줄도 모르고
因以緣源窮   인이연원궁   물 근원 끝까지 찾아가려네

 
遙愛雲木秀   요애운목수   멀리 구름에 닿을 듯 큰 나무들 빼어났고
初疑路不同   초의노부동   처음엔 길이 물줄기와 다른 줄 생각했더니
安知淸流轉   안지청류전   맑은 물 휘돌아 흐르는 곳에서
偶與前山通   우여전산통   뜻밖에 앞산과 통하네

 
捨舟理輕策   사주리경책   배를 버리고 가벼운 지팡이 집고
果然협所適   과연협소적   다다른 곳 과연 마음에 흡족하네
老僧四五人   노승사오인   노승 네댓 사람이
逍遙蔭松柏   소요음송백   송백나무 그늘에서 소요하는구나

 
朝梵林未曙   조범림미서   새벽 독경하는데 숲은 밝아오니
夜禪山更寂   야선산경적   밤 참선에 산은 더욱 적적하네
道心及牧童   도심급목동   깨우친 마음은 목동에게도 미치고
世事問樵客   세사문초객   세상일은 나무꾼에게 묻네

 
暝宿長林下   명숙장림하   저녁 어두워 우거진 숲 속에 묵으니
焚香臥瑤席   분향와요석   향 사르고 정갈한 자리에 눕네
澗芳襲人衣   간방습인의   시냇가의 꽃향기는 옷에 스미고
山月映石壁   산월명석벽   산 위의 달은 석벽을 비춘다

 
再尋畏迷誤   재심외미오   다시 찾을 때 길 잃을까 염려하여
明發更登歷   명발경등력   날 밝자 다시 주위를 거니네
笑謝桃源人   소사도원인   웃으며 도화원 속의 사람들과 이별하며
花紅復來적   화홍복래적   복사꽃 붉게 필 때 다시 만나자 하네.

☞ 양?= 출렁거릴 양. 협= 흡족할 협.  적= 볼 적.

 
763  欒家瀨  난가뢰     난가 여울
    王維(唐)   왕유 699~761

 
颯颯秋雨中   삽삽추우중   후두두 가을 비 오는 속에
淺淺石溜瀉   잔잔석류사   개울물이 콸콸, 돌 사이로 흘러내린다
跳波自相천  도파자상천   물살이 서로 부딪쳐 물방울 튀기니
白鷺驚復下   백로경복하   백로는 놀랐다가 다시 내려앉는다

☞  颯= 바람소리 삽. 淺= 얕을 천. 溜= 방울져떨어질 류. 瀉= 쏟을 사.        천= 뿌릴 천.


764 終南別業  종남별업    終南山 別莊
    王維(唐) 왕유 699~761

 
中歲頗好道   중세파호도   중년이 되니, 자믓 道를 좋아하게 되어
晩家南山수   만가남산수   저물녘, 終南山 옆에 집을 지었네


興來每獨往   흥래매독왕   느낌이 있을 때마다 홀로 가노니
勝事空自知   승사공자지   즐거움 그저 홀로이 아네

 
行到水窮處   행도수궁처   길가다 물이 다한 곳에 이르러
坐看雲起時   좌간운기시   앉아서 구름이 이는 것을 보네

 
偶然値林수   우연치림수   우연히 나무하는 노인을 만나
談笑無還期   담소무환기   돌아갈 때도 잊고 웃으며 이야기하네

 

765  送別  송별    이별
    王維 (唐)   왕유 699~761

 
山中相送罷   산중상송파   그대를 보내고 홀로 돌아와
日暮掩柴扉   일모엄시비   사립문을 닫으니 해가 저문다
春草明年綠   춘초명년녹   봄이 오면 풀이야 해마다 푸르지만
王孫歸不歸   왕손귀불귀   王孫같이 귀하신 당신은 돌아올 것인지
 


766 送別   송별
    王維(唐)   왕유 699~761

 
下馬飮君酒   하마음군주   말에서 내려 술을 권하며
問君何所之   문군하소지   어느 곳을 찾아가나 물었더니


君言不得意   군언부득의   세상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서
歸臥南山수   귀와남산수   숨어서 살려고 남산으로 간다네

 
但去莫復問   단거막복문   그러면 가시게 더 묻지 않으리
白雲無盡時   백운무진시   그 곳은 언제나 흰 구름 속이니


767 山居秋暝    산거추명    산에서 사니 저무는 가을
    王維(唐)   왕유 699~761

 
空山新雨後   공산신우후    빈 산에 新雨 가 내린 뒤에
天氣晩來秋   천기만래추    하늘의 날씨는 저녁이 되자 가을 기운이 찾아오네

 
明月松間照   명월송간조    밝은 달빛은 소나무 사이에 비추고
淸泉石上流   청천석상류    맑은 샘물이 바위 위에 흐르네

 
竹喧歸浣女   죽훤귀완녀    대나무 숲이 소리나는 것은 빨래하던 여인이 돌아감이고
蓮動下漁舟   연동하어주    연꽃이 움직임은 고깃배가 내려감이라

 
隨意春芳歇   수의춘방헐    자연의 섭리대로 봄풀이 시들어도
王孫自可留   왕손자가유    그대여 저절로 머물만은 하다

 


768 酌酒與裴迪  작주여배적     친구에게 술을 따르며
   王維(唐)   왕유 699~761

 
酌酒與君君自寬   작주여군군자관   그대에게 술 한 잔 권하노니 마음 편히 지내시게
人情飜覆似波瀾   인정번복사파란   세상 인정 뒤집어지는 것 출렁이는 파도와 같아

 
白首相知猶按劍   백수상지유안검   오래도록 사귀어온 사이에도 경계심 여전하고
朱門先達笑彈冠   주문선달소탄관   먼저 높이 되면 자기를 따르던 자 비웃는다네

 
草色全經細雨濕   초색전경세우습   풀빛은 가랑비라도 내려야 젖게 마련이고
花枝欲動春風寒   화지욕동춘풍한   꽃가지 움이 트려는데 봄바람은 아직 차갑네

 
世事浮雲何足問   세사부운하족문   세상일 뜬구름만 같으니 물어 무엇하랴
不如高臥且加餐   불여고와차가찬   조용히 지내며 맛있는 것 맘껏 먹느니만 못하다네


769   田家  전가   농가에서
     王維(唐)   왕유 699~761

 
舊穀行將盡   구곡행장진   묵은 곡식은 다 떨어지는데
良苗未可希   량묘미가희   햇곡식은 아직 멀었구나
老年方愛粥   노년방애죽   늙어서 죽을 좋아하지만
卒歲且無衣   졸세차무의   일년 내내 변변한 옷 하나 없다

 
雀乳靑苔井   작유청태정   참새는 파란 이끼 우물에 알을 까고
鷄鳴白板扉   계명백판비   닭은 흰 널판지 문짝에서 운다


柴車駕羸자   시차가리자   나무 수레를 파리한 암소가 끌고
草교牧豪희    초교목호희   짚신 신고 큰 돼지를 친다
夕雨紅榴柝   석우홍류탁   저녁 비에 붉은 석류 터지고
新秋綠芋肥   신추록우비   가을 드니 푸른 토란이 살찐다

 
餉田桑下憩   향전상하게   밭으로 점심 나르다가 뽕나무 아래서 쉬고
旁舍草中歸   방사초중귀   풀을 헤치고 집으로 돌아온다
住處名愚谷   주처명우곡   살고 있는 이곳을 愚谷이라 하니
何煩問是非   하번문시비   어찌 번거롭게 옳고 그름을 물으리오

 

 

출처 : 송당보금자리
글쓴이 : 송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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