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살 왕기춘 4년뒤엔 대관식이다
축하해야 할 은메달도 있지만 위로해야 할 은메달도 있는 법이다.
한국 유도 대표팀 에이스 왕기춘(20.용인대)은 꿈에서도 열망했던 금메달 대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1일 베이징 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73㎏급 결승에서 경기 시작 13초 만에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에게 기습적인 발목잡아메치기를 허용하며 한판패했다.
미처 전열을 갖추기도 전에 벌어진 결과였다. 눈앞에 펼쳐진 예상 밖 상황에 TV로 지켜보던 시청자도, 해설자도 한동안 말을 잃었다. 왕기춘도 주저앉아 허공을 바라보며 멍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원희를 꺾고 태극마크를 달면서부터 우승후보 0순위로 기대를 모아왔기 때문이다.
8강전 상대 레안드루 길레이루(브라질)의 굳히기 시도를 막아내던 중 골절로 의심되는 늑골 부상을 입은 것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늑골이 부러지면 주특기인 업어치기를 거의 쓸 수 없게 된다. 4강에서 스스로 누워 상대를 띄우는 배대뒤치기 기술을 자주 구사했던 것은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TV 보조해설자로 나서 후배의 경기를 지켜본 이원희는 "장하다. 하지만 우리 기춘이가 우승 못한 것에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원희는 왕기춘과 따로 만나 "수고했다" "죄송하다"는 말을 주고받았다. 왕기춘은 "부상은 아무리 아파도 참을 수 있었다. 결승전에서는 최대한 방어한다고 했는데 실패하고 말았다"며 아쉬워했다.
이제 갓 소년 티를 벗은 20살 약관의 청년이 첫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은메달을 딴 것은 분명히 대단한 성적이다. 국가를 대표해 뛰어난 성적을 낸 것을 축하해줘야 할 일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왕기춘은 시상대에서도 서러움의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의 심경은 TV 전파를 통해 국민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됐다.
유력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우리나라 선수가 은메달에 그치면 고개를 푹 숙이는 것을 두고 한 스포츠 팬은 "동메달을 따도 기뻐하는 외국 선수들을 봐라. 축하받아야 할 선수가 왜 웃지 못하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고통을 이겨낼수록 금메달이 가까워진다는 신념으로 인생을 걸고 지옥 훈련을 견뎌온 선수에게 결코 쉽게 할 수 없는 말이다.
20세 왕기춘 은메달. 실컷 울었으면 이제부터 재정비를 하면 된다. 4년 뒤엔 금메달이 기다리고 있다.
한국 유도 대표팀 에이스 왕기춘(20.용인대)은 꿈에서도 열망했던 금메달 대신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지난 11일 베이징 과학기술대 체육관에서 열린 남자 73㎏급 결승에서 경기 시작 13초 만에 엘누르 맘마들리(아제르바이잔)에게 기습적인 발목잡아메치기를 허용하며 한판패했다.
8강전 상대 레안드루 길레이루(브라질)의 굳히기 시도를 막아내던 중 골절로 의심되는 늑골 부상을 입은 것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말았다. 늑골이 부러지면 주특기인 업어치기를 거의 쓸 수 없게 된다. 4강에서 스스로 누워 상대를 띄우는 배대뒤치기 기술을 자주 구사했던 것은 부상을 입은 상태에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TV 보조해설자로 나서 후배의 경기를 지켜본 이원희는 "장하다. 하지만 우리 기춘이가 우승 못한 것에 아쉬움이 남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원희는 왕기춘과 따로 만나 "수고했다" "죄송하다"는 말을 주고받았다. 왕기춘은 "부상은 아무리 아파도 참을 수 있었다. 결승전에서는 최대한 방어한다고 했는데 실패하고 말았다"며 아쉬워했다.
이제 갓 소년 티를 벗은 20살 약관의 청년이 첫 출전한 올림픽 무대에서 은메달을 딴 것은 분명히 대단한 성적이다. 국가를 대표해 뛰어난 성적을 낸 것을 축하해줘야 할 일이다. 그러나 당사자인 왕기춘은 시상대에서도 서러움의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그의 심경은 TV 전파를 통해 국민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됐다.
유력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우리나라 선수가 은메달에 그치면 고개를 푹 숙이는 것을 두고 한 스포츠 팬은 "동메달을 따도 기뻐하는 외국 선수들을 봐라. 축하받아야 할 선수가 왜 웃지 못하느냐"며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고통을 이겨낼수록 금메달이 가까워진다는 신념으로 인생을 걸고 지옥 훈련을 견뎌온 선수에게 결코 쉽게 할 수 없는 말이다.
20세 왕기춘 은메달. 실컷 울었으면 이제부터 재정비를 하면 된다. 4년 뒤엔 금메달이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