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작품(書法作品) 192

韓國書藝逸品展

[ 河丁 全 相 摹 ] 別董大(별동대)/高適(702~765) 千里黃雲白日曛 北風吹雁雪紛紛 莫愁前路無知己 天下誰人不識君 먹구름 천리에 대낮인데도 어둡고, 북풍에 기러기 날며 눈발만 분분하네. 길 떠나는 그대여 친구 없다 걱정마오, 이 세상 그 누가 그대를 모를 건가? [ 時伯 安 淙 重 ] 有 [ 寒泉 梁 相 哲 ] 천장만설호징담(天藏晩雪護澄潭) 하늘이 늦도록 눈을 저장하여 맑은 못을 지키니 백옥쟁영벽옥함(白玉崢嶸碧玉涵) 백옥이 우뚝 솟았고 푸른 옥이 잠겼다 출동조운무영토(出洞朝雲無影吐) 아침 구름은 골짜기를 나오며 그림자를 토하지 않고 천림효월유정함(穿林曉月有情含) 숲을 뚫고 나온 새벽달은 정을 머금었다 한가경면미호분(寒呵鏡面微糊粉) 물 위에 찬 기운 부니 분을 바른 듯하고 춘투병간반화람(春透屛間半畵藍)..

한국근대서예명가전(예술의전당) 2

聽蜀僧濬彈琴(청촉승준탄금)​ 李白(이백) 촉 땅의 스님 녹기금(綠綺琴)을 안고서 서쪽으로 아미산 봉우리를 내려왔네 나를 위해 한 번 손을 휘두르니 만산 골짜기 솔바람을 듣는 듯하다 나그네 마음 흐르는 물이 씻어주고 여음(餘音)은 상종(霜鐘)소리와 같구나 어느덧 푸른 산은 어두워지고 어두운 가을구름 몇 겹이런가 蜀僧抱綠綺(촉승포록기) 西下峨眉峰(서하아미봉) 爲我一揮手(위아일휘수) 如聽萬壑松(여청만학송) 客心洗流水(객심세류수) 餘響入霜鐘(여향입상종) 不覺碧山暮(부각벽산모) 秋雲暗幾重(추운암기

한국 근현대 서예전(덕수궁) 2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XO뿐’, 딱 세 글자를 빠르게 썼습니다. ‘기사년(1989) 초여름 광주 데모 때 그날, 서귀소옹’, 제발은 이렇습니다. 서예에서 알파벳을 만날 줄도, ‘데모’라는 외래어를 보게 될 줄도 몰랐습니다. ‘그날’ 두 글자에 사연이 있습니다. 김찬호 경희대 교수에 따르면 소암은 1980년 5월 목포 소묵회를 지도하고 광주에 갔습니다. 5·18의 참혹한 현장을 본 게지요. 그리고 9년 뒤 5월, 여든 두 살의 서예가는 잊을 수 없던 그때의 한탄을 종이에 옮겼습니다. 마른 붓 들어 친 가위표에 붓털이 그대로 곤두서 있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분간할 수 없는 세상, ‘오 아니면 엑스, 중간은 없다, 당신은 어느 편이냐’ 몰아세우던 시대에 대한 울분이 담겼을까요 [출처: 중앙일보] [권근영..

한국 근현대 서예전(덕수궁) 1

술이 여러 잔 돌자 흥이 올랐습니다. 먹을 갈게 해 음식점 새로 도배한 벽에 큼직하게 썼답니다. ‘취시선(醉是僊)’, 취하면 곧 신선이라. 1976년의 일입니다. 일행 중 하나가 다음날 식당에 다시 가서 주인에게 도배를 새로 해 주마고는 글을 조심조심 떼어 배접한 것이 오늘에 남았습니다. 낭만이 살아있던 시절의 이야기죠. 미색 바탕에 구불구불 가늘고 길게 휘갈겼습니다. 가로 430㎝에 세로 194㎝ 크기여서 서예가는 춤추듯 있는 대로 팔을 뻗으며, 온몸으로 글을 썼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