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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自警文<율곡>

含閒 2007. 2. 16. 21:07
 

自警文<율곡>


율곡(栗谷, 1536-1584)이 어머니를 여위고 상심하여

19세에 불교를 연구하려고 금강산으로 들어갔다가

20세 되던 해 봄에 외가인 강릉 오죽헌으로 돌아와,

자기수양의 경계를 삼고자 지은 좌우명이 자경문(自警文)이다.


엄한 자기 채찍질이요, 자기경계이며 자기질책의 결의문이다.

자경문을 만든 이는 율곡이지만

율곡을 만든 것은 바로 이 자경문이라고도 한다.

이는 율곡의 일생에서 커다란 삶의 전환을 의미하며,

그의 심오한 사상의 전반적 틀이 이시기에 기초되었다고 한다.


20세에 역사를 꿰뚫어 우리에게 내린 경계문(警戒文)이다.

검도인으로 마음에 새겨 겸허히 조명해 봄이 어떨까 싶다.

모두 11조항으로 되어있다.(출처 : 한국정신문화연구원, <율곡전서>)


자경문(自警文)


① 입지(立志) : 뜻을 세움

② 과언(寡言) : 말을 절제함

③ 정심(定心) : 마음을 고요히(안정)함

④ 근독(謹獨) : 몸가짐을 삼가함

⑤ 독서(讀書) : 바르게 독서를 함

⑥ 소제욕심(掃除慾心) : 욕심을 버림

⑦ 진성(盡誠) : 정성을 다함

⑧ 정의지심(正義之心) : 정의로움

⑨ 감화(感化) : 성의로 대함

⑩ 수면(睡眠) : 잠을 멀리함

⑪ 용공지효(用功之效) : 평생을 정진함



1. 입지(立志) : 뜻을 세움

先須大其志 以聖人爲準則 一毫不及聖人 則吾事未了

선수대기지 이성인위준칙 일호불급성인 칙오사미료

“먼저 그 뜻을 크게 가져야 한다. 성인을 본보기로 삼아서,

조금이라도 성인에 미치지 못하면 나의 일은 끝난 것이 아니다.”


2. 과언(寡言) : 말을 절제함

心定者言寡 定心自寡言始 時然後言 則言不得不簡

심정자언과 정심자과언시 시연후언 칙언불득불간

“마음이 안정된 자는 말이 적다.

마음을 안정시키는 일은 말을 줄이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제 때가 된 뒤에 말을 한다면 말이 간략하지 않을 수 없다.”


3. 정심(定心) : 마음을 고요히(안정)함

久放之心 一朝收之 得力豈可容易 心是活物 定力未成 則搖動難安 若思慮紛擾時

구방지심 일조수지 득력기가용이 심시활물 정력미성 칙요동난안 약사려분요시

作意厭惡欲絶之 則愈覺紛擾 夙起忽滅 似不由我 假使斷絶 只此斷絶之念 橫在胸中

작의염오욕절지 칙유각분요 숙기홀멸 사불유아 가사단절 지차단절지염 횡재흉중

此亦妄念也 當於紛擾時 收斂精神 輕輕照管 勿與之俱往 用功之久 必有凝定之時

차역망념야 당어분요시 수렴정신 경경조관 물여지구왕 용공지구 필유응정지시

執事專一 此亦定心功夫

집사전일 차역정심공부

“오래도록 멋대로 하도록 내버려두었던 마음을 하루아침에 거두어들이는 일은,

그런 힘을 얻기가 어찌 쉬운 일이겠는가.

마음이란 살아있는 물건이다.

정력(번뇌 망상을 제거하는 힘)이 완성되기 전에는

(마음의) 요동을 안정시키기 어렵다.

마치 잡념이 분잡하게 일어날 때에

의식적으로 그것을 싫어해서 끊어버리려고 하면

더욱 분잡해지는 것과 같다.

금방 일어났다가 금방 없어졌다가 하여

나로 말미암지 않는 것 같은 것이 마음이다.

가령 잡념을 끊어버린다고 하더라도

다만 이 '끊어야겠다는 마음'은 내 가슴에 가로질러 있으니,

이것 또한 망녕된 잡념이다.

분잡한 생각들이 일어날 때에는

마땅히 정신을 수렴하여 집착없이 그것을 살필 일이지

그 생각들에 집착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오래도록 공부해나가면

마음이 반드시 고요하게 안정되는 때가 있게 될 것이다.

일을 할 때에 전일한 마음으로 하는 것도 또한 마음을 안정시키는 공부이다.”


4. 근독(謹獨) : 몸가짐을 삼가함

常以戒懼謹獨意思 存諸胸中 念念不怠 則一切邪念 自然不起

상이계구근독의사 존제흉중 염념불태 칙일절사념 자연불기

萬惡 皆從不謹獨生 謹獨然後 可知浴沂詠歸*之意味

만악 개종불근독생 근독연후 가지욕기영귀지의미

“항상 경계하고 두려워하며

혼자 있을 때 몸가짐을 삼가려는 뜻을 가슴 속에 지닌 채

잠시라도 게으르지 않으면 일체의 그릇된 생각이 저절로 일어나지 못한다.

모든 악은 모두 혼자 있을 때 몸가짐을 삼가지 않는데서 생긴다.

혼자 있을 때 삼갈 줄 알게 되면

저 자연을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고상한 의미를 알 수 있다.”

*욕기영귀(浴沂詠歸) : ‘기수에서 목욕하고 노래하면서 돌아온다.’는 뜻으로 논어 ‘선진편(先進篇)11’에 나오는 말로, 자연을 사랑하고 즐길 수 있는 고상한 뜻.


5. 독서(讀書) : 바르게 독서를 함

曉起 思朝之所爲之事 食後 思晝之所爲之事 就寢時 思明日所爲之事 無事則放下 有事則必思

효기 사조지소위지사 식후 사주지소위지사 취침시 사명일소위지사 무사칙방하 유사즉필사

得處置合宜之道 然後讀書 讀書者 求辨是非 施之行事也 若不省事 兀然讀書 則爲無用之學

득처치합의지도 연후독서 독서자 구변시비 시지행사야 약불성사 올연독서 칙위무용지학

“새벽에 일어나서는 아침나절에 해야할 일을 생각하고,

밥을 먹은 뒤에는 낮에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잠자리에 들었을 때에는 내일 해야할 일을 생각해야 한다.

일이 없으면 그냥 두지만, 일이 있으면 반드시 생각을 하여,

합당하게 처리할 방도를 찾아야 하고, 그런 뒤에 글을 읽는다.

글을 읽는 까닭은

옳고 그름을 분간해서 일을 할 때에 적용하기 위한 것이다.

만약에 일을 살피지 아니하고, 오똑히 앉아서 글만 읽는다면,

그것은 쓸모없는 학문을 하는 것이 된다.”


6. 소제욕심(掃除慾心) : 욕심을 버림

財利榮利 雖得掃除其念 若處事時 有一毫擇便宜之念 則此亦利心也 尤可省察

재리영리 수득소제기념 약처사시 유일호택편의지념 칙차역이심야 우가성찰

“재물을 이롭게 여기는 마음과 영화로움을 이롭게 여기는 마음은

비록 그에 대한 생각을 쓸어 없앨 수 있더라도,

만약 일을 처리할 때에 조금이라도 편리하게 처리하려는 마음이 있다면

이것도 또한 이로움을 탐하는 마음이다. 더욱 살펴야 할 일이다.”


7. 진성(盡誠) : 정성을 다함

凡遇事至 若可爲之事 則盡誠爲之 不可有厭倦之心 不可爲之事 則一切截斷

범우사지 약가위지사 칙진성위지 불가유염권지심 불가위지사 칙일절절단

不可使是非交戰於胸中

불가사시비교전어흉중

“무릇 일이 나에게 이르렀을 때에,

만약 해야할 일이라면 정성을 다해서 그 일을 하고

싫어하거나 게으름피울 생각을 해서는 안 되며,

만약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면 일체 끊어버려서

내 가슴속에서 옳으니 그르니 하는 마음이 서로 다투게 해서는 안 된다.”


8. 정의지심(正義之心) : 정의로움

常以行一不義 殺一不辜 得天下不可爲底意思 存諸胸中

상이행일불의 살일불고 득천하불가위저의사 존제흉중

“항상 

'한 가지의 불의를 행하고 한 사람의 무고한 사람을 죽여서

천하를 얻더라도 그런 일은 하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슴속에 담고 있어야 한다.”


9. 감화(感化) : 성의로 대함

橫逆之來 自反而深省 以感化爲期 一家之人不化 只是誠意未盡

횡역지래 자반이심성 이감화위기 일가지인불화 지시성의미진

“어떤 사람이 나에게 이치에 맞지 않는 악행을 가해오면,

나는 스스로 돌이켜 자신을 깊이 반성해야 하며 그를 감화시키려고 해야 한다.

한 집안 사람들이 (선행을 하는 쪽으로) 변화하지 아니함은

단지 나의 성의가 미진하기 때문이다.”


10. 수면(睡眠) : 잠을 멀리함

非夜眠及疾病 則不可偃臥 不可跛倚 雖中夜 無睡思 則不臥 但不可拘迫 晝有睡思

비야면급질병 칙불가언와 불가파의 수중야 무수사 칙불와 단불가구박 주유수사

當喚醒此心 十分猛醒 眼皮若重 起而周步 使之惺惺

당환성차심 십분맹성 안피약중 기이주보 사지성성

“밤에 잠을 자거나 몸에 질병이 있는 경우가 아니면

눕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되며 비스듬히 기대어 서도 안 된다.

한밤중이더라도 졸리지 않으면 누워서는 안 된다.

다만 밤에는 억지로 잠을 막으려 해서는 안 된다.

낮에 졸음이 오면 마땅히 이 마음을 불러 깨워

십분 노력하여 깨어 있도록 해야 한다.

눈꺼풀이 무겁게 내리누르거든

일어나 두루 걸어 다녀서 깨어 있게 해야 한다.”


11. 용공지효(用功之效) : 평생을 정진함

用功不緩不急 死而後已 若求速其效 則此亦利心 若不如此 戮辱遺體 便非人子

용공불완불급 사이후이 약구속기효 칙차역이심 약불여차 육욕유체 변비인자

“공부를 하는 일은 늦추어서도 안 되고 급하게 해서도 안 되며,

죽은 뒤에야 끝나는 것이다.

만약 그 효과를 빨리 얻고자 한다면 이 또한 이익을 탐하는 마음이다.

만약 이와 같이 하지 않는다면

(늦추지도 않고 서둘지도 않으면서 죽을 때까지 해나가지 않는다면,

그렇게 하지 않고 탐욕을 부린다면)

부모께서 물려주신 이 몸을 형벌을 받게 하고 치욕을 당하게 하는 일이니,

사람의 아들이 아니다.”


출처 : 검도심경
글쓴이 : 정웅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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