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대비백두옹

含閒 2007. 2. 4. 19:20




[代悲白頭翁]

                            劉希夷(651-679 ?)


洛陽城東桃李花 / 낙양성동도리화 / 낙양성 동쪽 복사꽃 오얏꽃은

飛來飛去落誰家 / 비래비거낙수가 / 이리저리 흩날려 누구집에 떨어질까?

洛陽女兒惜顔色 / 낙양여아석안색 / 낙양의 계집애들 고운얼굴 애석해하며

行逢落花長歎息 / 행봉낙화장탄식 / 길가다 지는 꽃 만나면 길게 한숨 짓네


今年花落顔色改 / 금년화락안색개 / 금년에 꽃이 지면 고운 얼굴도 변하거니

明年花開復誰在 / 명년화개복수재 / 내년에 꽃이 필때 다시 누가 있겠는가?

已見松柏摧爲薪 / 이견송백최위신 / 소나무 잣나무 땔감으로 꺾인 것 보고

更聞桑田變成海 / 갱문상전변성해 / 뽕나무밭 변해서 바다 된 것 또한 들었네.


古人無復洛城東 / 고인무복낙성동 / 옛사람 아무도 낙양성 동쪽 이승에 없고

今人還對落花風 / 금인환대낙화풍 / 지금 사람 또한 지는 꽃을 대하고 있네.

年年歲歲花相似 / 연년세세화상사 / 해마다 피는 꽃은 같은데

歲歲年年人不同 / 세세연년인부동 / 해마다 보이는 사람은 같지 않네.


寄言全盛紅顔子 / 기언전성홍안자 / 한창 젊은 홍안의 소년들에게 말하노니

應憐半死白頭翁 / 응련반사백두옹 / 반죽음의 흰머리 노인을 가엽게 여겨라.

此翁白頭眞可憐 / 차옹백두진가련 / 이 늙은이의 흰머리 참으로 가련하지만,

伊昔紅顔美少年 / 이석홍안미소년 / 예전에는 홍안의 미소년이었다네.


公子王孫芳樹下 / 공자왕손방수하 / 공자 왕손들과 더불어 꽃나무 아래에서

淸歌妙舞落花前 / 청가묘무낙화전 / 지는 꽃 앞에서 노래부르고 춤추었다네.

光祿池臺開錦繡 / 광록지대개금수 / 광록대부연못가누대에 비단자수 펼쳐놓고

將軍樓閣盡神仙 / 장군누각진신선 / 장군 누각에는 신선을 그려 놓았네.


一朝臥病無相識 / 일조와병무상식 / 하루아침 알아눕자 아는체하는 사람 없고

三春行樂在誰邊 / 삼춘행락재수변 / 춘삼월 놀이터에도 아무도 없었네.

婉轉蛾眉能幾時 / 완전아미능기시 / 젊고 아름다운 눈썹의 미인 얼마나 될까?

須臾鶴髮亂如絲 / 수유학발난여사 / 잠시 사이에 백발되어 실처럼 어지럽구나.


但看古來歌舞地 / 단간고래가무지 / 옛날 노래하고 춤추던 장소 잠깐 보니

惟有黃昏烏雀飛 / 유유황혼오작비 / 황혼 무렵에 까막까치만 날고 있네.


** (맨 끝자 飛를 悲로 하여, [해질녁 슬피우는 새들만 보이네]로 해석하기도 함)

       

**  유희이:劉希夷(651-679 ?), 字는 庭芝(이름이 庭芝, 字가 希夷 라는 설도 있음).

    河南省 許昌市 출신, 沈佺期와 함께 진사에 급제했다는 기록이 있으나 요절(夭折)했는데, 그 요절의 원인이 확실치는 않지만 저 詩 때문에 죽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그는 인물이 秀麗하고 琵琶의 名手인데다가 술을 좋아해서 말술을 마셔도 취하지 않았다고 한다(斗酒不醉). 

  당재자전(唐才子傳)에 의하면 그와 거의 동년배인 시인 송지문(宋之問)이 그의 外叔이었는데, 위 詩를 본 송지문이  위 시의 밑줄 친 부분 즉 [年年歲歲... 歲歲年年] 구절에 반해서 이 구절을 자신에게 양보해 주도록 요청했다. 

   劉庭芝가 처음에는 이에 응했다가 자기 이름으로 발표해 버리자, 화가 난 송지문이 자기 하인들에게 명하여 땅구덩이에 쳐넣고 흙을 덮어 압사시켰다 한다. 생매장을 해버린 셈이다.

<송지문(宋之問이 그의 丈人이었다는 설도 있으나, 나이로 보아 신빙성이 없음>

   위 사실의 진위 여부에 관계없이 이 시는 그러한 전설이 있을 정도로 名句로 유명하며,

평이하고 유창한 선련체(蟬聯體: 앞 구의 끝을 다음 구에 중첩사용(疊用)하는 형태) 수법의 아름다운 시로서, 같은 수법의 시 장약허의 춘강화월야(春江花月夜)와 竝稱되는 名詩로 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는 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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