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드루킹에 '文캠프내 두 자리' 보장해줬다"
김은정 기자 입력 2018.05.16. 03:10
경선 때 경공모 동원 대가였지만 1명만 들어가며 드루킹 불만
오사카 총영사직도 무산되자 김경수, 뒤늦게 센다이 총영사 타진
본지 해명요구에 김경수 답 안해
'드루킹' 김동원(49)씨가 작년 6월 '경공모(드루킹이 이끈 모임)' 핵심 회원을 위해 오사카 총영사직을 인사 청탁했고, 이를 들어주지 않자 자신을 협박했다는 게 김경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이다. 그러나 실제로 두 사람은 작년 5월 대선 전부터 6개월 넘게 인사 자리를 두고 논의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일방적인 청탁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경공모 조직을 동원해 문재인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되는 데에 기여한 대가로 김 전 의원이 인사를 약속했었다는 게 드루킹의 경찰 진술"이라고 15일 밝혔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김씨는 민주당 경선이 한창이던 작년 3월 무렵, 경선 현장에 경공모와 경인선(드루킹의 오프라인 조직) 회원 500명 이상을 끌고 다니며 문재인 캠프를 도왔다. 순회 경선 방식에서는 외곽 조직을 동원해 경선장 분위기를 띄우는 게 관건이다. 4500여 명 규모의 경공모는 회원 대부분이 민주당 권리당원 자격을 갖고 있어 경선 투표권을 행사할 수도 있었다. 문 캠프 대변인이던 김 전 의원은 그해 2월 드루킹에게 자신의 대리인으로 보좌관 한모(49)씨를 소개한 뒤, 주로 한씨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았다.
김 전 의원은 선거를 지원한 드루킹에게 '문 캠프 선거대책위원단에 2명을 넣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드루킹은 경공모 핵심 회원인 도모·윤모 변호사를 추천했으나, 윤 변호사만 캠프에 들어갔다. 윤씨는 민주당 법률지원단에 합류했다.
드루킹은 대선 직후인 작년 6월, 김 전 의원 측에 '일본 전문가' 도 변호사를 일본 대사로 추천했다가 거절당했다. 대신 김 의원 측 한 보좌관은 드루킹에게 "1급 외교관에 준하는 자리를 알아봐주겠다"고 약속했다고 한다. 이 기준으로는 오사카 총영사직 정도가 가능한 상태였다. 드루킹은 그해 9월 김 전 의원 측에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정식으로 요구했다. 당시 한 보좌관을 만나 현금 500만원을 준 것도 인사 청탁 진행 상황을 파악해달라는 목적이었다. 최근 그만둔 한 보좌관은 본지에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사카 총영사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내정돼 있었다. 그해 12월 28일 김 전 의원은 드루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오사카 총영사 인사가 무산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도 변호사를 센다이 총영사로 추천해주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사정 당국 관계자는 "드루킹은 김 전 의원이 비교적 한직인 센다이 총영사직을 추천한 것을 보고 자신이 기만당했다고 불만을 품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에게 배신감을 느낀 드루킹은 지난 1월 매크로(자동 반복 프로그램)를 활용해 문재인 정부에 비판적인 댓글의 추천 수를 끌어올리는 작업을 했다. 특히 드루킹은 지난 2월 오사카 총영사에 도 변호사처럼 외교 경험이 없는 언론인이 발탁된 것을 보고, 김 전 의원이 거짓말을 했다고 확신하게 됐다고 한다.
드루킹은 지난 3월 중순 보안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김 전 의원에게 "1급 자리를 약속한 것에 대해 책임지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고 사정 당국 관계자가 밝혔다. 뒤이어 3월 18일 김 전 의원에게 "우리가 함께 일했던 내용과 나를 기만한 것들에 대해 언론에 공개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다. 그리고 사흘 뒤인 3월 21일 드루킹은 댓글 조작 혐의로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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