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형 퇴직연금, 재간접 펀드 가입해 굴려라
퇴직 연금은 내가 아닌 남의 돈으로 노후 생활비를 마련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부부는 모두 DC(확정기여)형으로 가입했다. DC형은 회사에서 넣어주는 정기 불입금을 가입자가 금융상품을 선택, 운용해서 수익을 내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퇴직 급여는 재직중 관리를 얼마나 잘하느냐에 달렸다. 같이 입사하고 같이 승진가도를 달리다가 같은 해 퇴직을 했어도 운용 결과에 따라 퇴직 급여에 차이가 생긴다. 그만큼 DC형은 개인의 운용 능력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적극적 투자로 연금자산 불려야=이씨네는 각자의 직장에서 아내는 5년, 남편은 10년 정도 더 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금의 자산 구조로 볼 때 노후 준비기간이 많이 남아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퇴직연금 자산을 불리기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요망된다. 수익성만을 생각한다면 주식형이나 주식혼합형(채권보다는 주식비중이 큰 유형) 펀드가 효과적이지만, 펀드 수가 많지 않고 설정기간이 짧은 것이 대부분이라 선택의 폭이 좁다. 시중에 나와있는 퇴직연금 펀드는 대부분 채권혼합형(주식보다는 채권 비중이 큰 유형)으로 투자대상이 주식혼합형보다 훨씬 다양하다. DC형 적립금 100%를 채권혼합형에 투입하되, 분산투자로 위험을 관리할 것을 권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직장인이 펀드 비중을 조절하는 등 관리에 신경 쓴다는 게 쉽지 않다. 이럴 때 대안으로 삼을 수 있는 것이 알아서 자산배분과 펀드변경을 해주는 재간접 펀드다. 재간접 펀드란 다양한 펀드에 투자하는 펀드를 말한다. 최근 자산운용사들이 이런 재간접 펀드를 많이 출시하고 있다. 자산운용사는 고객 돈을 여러 펀드와 자산에 나누어 투자하고, 정기적으로 자산배분과 펀드변경을 시행한다. 따라서 고객은 자산운용사의 전문적인 자산관리서비스를 받는 효과를 누릴 수가 있다.
만약 퇴직을 하게 되면 퇴직 급여는 IRP(개인퇴직연금)계좌로 이전해 계속 운용할 수 있다. 퇴직 급여를 일시금으로 받아 써 버리기보다는 55세 이상까지 꾸준히 운용해 노후에 연금으로 수령하도록 하자. 그게 절세를 하면서 노후 생활을 안전하게 이끄는 방법이다.
◆부동산 보유 비중 70% 아래로=이씨네는 부동산에만 거의 전 자산이 집중돼 있다. 월수입도 부동산 담보대출을 상환하는 데 절반 이상 쓰인다. 지금이야 맞벌이를 해 별 탈이 없지만,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거나 금리 상승하는 경우 바로 현금흐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구조다. 분양받은 경기도 일산 백석동 아파트에 입주를 하게 되면 현재 거주하는 행신동 아파트와 최근 계약금을 치른 서울 성북구 아파트 분양권을 처분하는 게 좋겠다. 다만 서울 마포구에 있는 오피스텔 2채는 수익이 좋은 편이어서 그냥 보유하기 바란다. 이렇게 해서 부동산 보유 비중을 70% 낮추고 은행 빚 일부를 갚는다면 자금 운용에 숨통이 트이게 된다. 또 노후에 재산을 정리해 펜션 사업을 해보겠다는 계획도 재고하기 바란다. 펜션은 공급과잉 등으로 앞에선 남지만 뒤에선 밑지는 대표적인 부동산이다.
서명수 객원기자 seoms@joongang.co.kr
◆ 재무설계 도움말=양해근 삼성증권 부동산 팀장, 정현영 미래에셋생명 퇴직연금자산관리팀장, 임현정 신한은행 PWM 서울센터 팀장, 김지훈 밸류인베스트코리아 수석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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