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사과하고 싶다"더니..'성추행 의혹'에 입닫은 이영하(종합)
문지연 입력 2018.03.19 10:29 수정 2018.03.19 11:29
이영하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조선일보와 김모씨의 인터뷰가 공개됐다. 김모씨는 유명 중견배우에게 36년 전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1980년대 미스코리아 출신 배우였던 김모씨는 사건 이후 연예계를 떠나게 됐다고. 김씨는 1980년대 초 여성잡지 화보 촬영을 하며 연예계 데뷔를 앞두고 있을 당시 함께 화보 촬영을 진행했던 남자 배우에게 강제로 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김씨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나이였다.
김씨는 "(남자 배우가) 먼저 촬영을 끝내고 가면서 저보고 촬영을 끝낸 후 뭔가를 가지고 여의도에 있는 한 관광호텔로 오라고 했다. 호텔 로비 커피숍에서 만날 줄 알았는데 방으로 올라오라고 하더라. 방에 들어가자마자 술냄새가 풍겼고 그분은 저를 강압적으로 침대에 눕혔다. 하늘이 노랗게 변했고 온몸에 힘만 주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분이 한 손으로는 제 목과 가슴을 압박했고 또 한 손으로는 제 몸을 만지고 바지를 벗기려했다"고 했다.
당시 김씨는 자신에게 위협을 가하던 남자 배우에게 "살려달라. 저는 이런 적은 절대 없다. 제발 살려달라. 부탁이다"고 소리쳤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남자 배우는 멈추지 않았고 불쾌한 느낌이 났었다고 했다.
김씨가 이 같은 사실을 36년이 지난 지금 밝히는 이유는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그때의 일이 떠오르기 때문이라고. 김씨는 "그분이나 그분의 아내에 관한 소식을 TV를 통해 볼 때 무척 힘들었다. 묻어두려고 했지만 뉴스를 통해 저와 비슷한 피해 여성들을 접하며 그때의 일이 떠올랐다. 결국 딸아이가 '엄마가 아픈 것이 싫다. 클리어하자'고 용기를 줬고 털어놓게 됐다"고 밝혔다.
김씨는 남자 배우가 보냈다는 문자 메시지도 공개했다. 김씨는 남자 배우에게 "어린 나이엔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고 힘들었던 일들, 모든 것이 고통스러워서 도망치고 싶었던 기억들이 오랜 세월 지나도 잊혀지지 않고 있다"고 했고 남자 배우는 "얼굴 보고 식사라도 하며 사과도 하며~ 편한 시간 주시면 약속 잡아 연락드릴게요"라고 답했다. 그러나 김씨가 답장을 하지 않자 남자 배우는 "진심을 담아 사과하고 싶다. 너무 마음이 혼란스러워 기절한 듯 누워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 김씨가 답이 없자 "진정으로 사과하는 건데 문자를 안보니 정말 너무너무 힘들고 고통스럽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고 음성 메시지를 한 통 더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진심을 담아 사과하고 싶다"던 남자 배우는 현재 연락이 닿지않는 상태다. 김씨는 같은 날 TV조선 '뉴스7'에 출연해 남자 배우의 실명을 공개했다. 남자 배우는 이영하였다. 김씨는 방송을 통해 같은 내용을 재차 고백하며 이영하의 실명을 언급했고 그의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고 싶으며 또다른 피해를 막고 싶다고 말했다. 김씨는 "동료들끼리 모여서 킥킥대고 이럴 때마다 제가 받았던 고통은 왜 저럴까, 나에 대해서 무슨 얘기를 하면서 저럴까라는 생각에 괴로웠다. 결국 얼마 되지 않아 출연 중이던 인기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을 자진 하차했으며 연예계 활동을 접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주장에 따르면 김씨에게는 당시의 사건이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된 것.
현재 이영하에 대한 진실은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단순 '의혹' 단계라는 것. 그러나 이영하는 돌연 자신의 SNS를 삭제하며 의혹을 키워가고 있다. "진심을 담아 사과하고 싶다"고 했지만, 아직은 침묵이 먼저인 상황. 특히 이영하는 지는 5일까지만 해도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여행하고 있음을 알리는 동시에 밝은 모습의 사진을 게재한 바 있어 SNS의 폐쇄가 이번 일과 연관이 깊다는 추측에 힘을 싣는 중이다. 이영하는 아직 해외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연락이 쉽게 닿지 않는다는 추측도 있는 상황이다. 이영하의 전화기는 여전히 꺼져 있다.
앞선 사례들로 봤을 때 침묵보다는 대응이 대중들이 이어오고 있는 '의혹'을 이겨내기에 적합했다. 침묵이 길어졌던 오달수와 정면 반박을 먼저 시도했던 조민기 등이 전부 대중의 응원을 받을 수 없던 일도 있었다. 반면 발빠른 대응을 보여줬던 곽도원이나 김흥국 등에 대해서는 대중들이 '의혹을 거두거나', 또는 '의혹에 대해 한 발 떨어져서 지켜볼 시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양쪽의 반응이 갈리는 것으로 볼 때 이영하가 어떤 선택을 하고, 또 어떤 결과를 맞게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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