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혼내주고 오느라 늦었다" "살모사 같은 행동"
입력 2017.12.28. 04:17
사려 깊은 할머니 배우의 말 한마디가 말의 품격을 높인 한 해였다.
남에 대한 험담과 자기 변명과 육두문자가 난무한 세상에서 기품 있는 노배우와 뜨거운 의사가 희망을 준 2017년의 말말말.
사려 깊은 할머니 배우의 말 한마디가 말의 품격을 높인 한 해였다. "관객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 어머니의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나문희의 부처님께 감사드립니다." 76세 배우 나문희가 청룡영화상을 받은 뒤 96세 친정어머니와 자신을 보살핀 모든 존재에게 두루 표한 감사다. 총상 입은 북한 병사를 살려낸 이국종 교수는 "귀순병 몸속에 1만2000㏄ 대한민국 국민의 피가 들어갔다"며 자부심과 동포애를 한 문장에 녹였지만,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재벌 혼내주느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개가 짖어도…"라는 저잣거리 어휘로 말의 품격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남에 대한 험담과 자기 변명과 육두문자가 난무한 세상에서 기품 있는 노배우와 뜨거운 의사가 희망을 준 2017년의 말말말.
[정치]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겠다" "제가 갑철수입니까"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11월 박근혜 전 대통령 당적 제명에 반발하는 친박계를 비판하며)
▲"제가 갑철수입니까. 제가 MB아바타입니까"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4월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게 질문했던 말)
▲"굳세어라 유승민" (심상정 정의당 의원·4월 대선을 앞두고 바른정당 의원들이 집단 탈당하려하자 유승민 후보를 응원하며)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확 1년 돌리겠다"(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4월 대선 후보 첫 TV 토론회에서)
▲"저의 순수한 애국심과 포부는 인격 살해에 가까운 음해를 받았다"(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2월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문정인 특보는) 학자 입장에서 떠들어 개탄스럽다. 상대해선 안 될 사람"(송영무 국방장관·9월 송 장관의 '참수부대' 표현을 문 특보가 비판하자 국회에 출석해 발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3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결정을 선고하며)
▲"남북 관계에서 우리가 운전석에 앉아 주도해 나가겠다"(문재인 대통령·7월 미국 워싱턴 동포 간담회에서 주변국에 기대지 않고 남북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 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박근혜 전 대통령·10월 재판 출석을 거부하며)
▲"뭐 그것(국민 여론)을 그렇게 의식하느냐. 어차피 여론이라는 것은 며칠 지나면 없어진다"(최도자 국민의당 의원·11월 국회 운영위 소위원회에서 의원 8급 보좌진 신설 안을 논의하며)
▲"대통령은 13억 중국 국민과 함께 조찬을 한 것"(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12월 문재인 대통령 방중 기간 '혼밥' 논란이 불거지자 이를 반박하며)
▲"박지원 전 (국민의당) 대표와 안철수 전 의원이 (제보 조작 사건을) 몰랐다고 하는 건 '머리 자르기'"(추미애 민주당 대표·7월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을 비판하면서)
▲"사실이라면 동대구역에서 할복자살하겠다"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11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1억원의 특수활동비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경제·산업] "부동산 투자에 거부감 있어 주식 투자" "내가 얄팍해 보이나"
▲"재벌 혼내주고 오느라 늦었다"(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11월 대기업 경영진과 간담회 후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면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보니 주식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유정 헌법재판관 후보자, 8월 국회 청문회에서 장외 주식투자 등을 통해 10억원대 수익을 올린 데 대해 해명하며)
▲"나가란 말이야!"(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12월 22일 경영 비리 혐의 1심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가 판결 주문(主文)을 선고하는 동안 누군가를 향해 고함치며. 그는 중증 치매를 앓고 있다.)
▲"삼디(3D) 프린터" "오지(5G) 통신 기술"(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3월 민주당 대선 후보 TV 토론회에서 3D 프린터를 '삼디 프린터'로 말한 데 이어 4월 창원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통신 공약 정책 발표회에서 5G를 '오지'라고 발음. 일반적으로 3차원을 가리키는 3D는 '스리디'로, 5세대 이동통신인 5G는 '파이브지'로 발음한다.)
▲"내가 그렇게 얄팍해 보이나"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임에 대한 문제 제기가 특정인을 노린 게 아니냐는 지적에 답변하며)
[사회] "귀순병 몸속에 1만2000cc 우리 국민의 피 들어갔다"
▲"귀순병 몸속에 1만2000㏄의 대한민국 국민의 피가 들어갔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11월 22일 귀순 과정에서 총상을 입은 북한 병사가 위중한 상황에 처했음을 설명하면서)
▲"소크라테스도 사형선고를 받고 예수도 십자가를 졌다" (박근혜 대통령 측 서석구 변호사·1월 5일 국회의 탄핵 소추를 비판하며)
▲"살모사(殺母蛇) 같은 행동으로 장시호보다 더하다"(최순실씨 변호인 오태희 변호사·7월 최씨 딸 정유라씨가 법정에 나와 최씨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낸 데 대해)
▲"(낚싯배가 알아서) 피해 갈 줄 알았다"(급유선 명진 15호 선장·12월 3일 13명의 사망자를 낸 인천 영흥도 낚싯배 사고를 일으킨 뒤 경찰 조사에서)
▲"일주일 더 미뤄지니 마치 삼수하는 심정이다"(재수생 이모군, 지난 11월 15일 저녁 2018학년도 수능시험이 1교시 시작 약 12시간 전 일주일 연기되자)
▲"나는 불벼락 맞을 사람"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7월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얼마 전 '죄를 지을 때 그 자리에서 꽝하고 불벼락을 내리면 세상에 살아남을 자 아무도 없다'는 시를 봤다며)
▲"차렷! 국민께 대하여 경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8월 13일 이철성 경찰청장과 강인철 중앙경찰학교장이 '민주화 성지' 표현 삭제 논란으로 진실 공방 벌이자 경찰청을 직접 찾아 이들과 서서 국민에게 사과하며)
[문화·스포츠] "날이 좋아서, 좋지 않아서,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사랑해주신 관객 여러분 너무 감사합니다. 지금 아흔여섯이신 친정어머니, 어머니가 믿는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나문희의 부처님께도 감사드립니다"(여우주연상 그랜드슬램 76세 배우 나문희,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스튜핏! 그뤠잇!" ('짠돌이' 김생민이 방송에서 의뢰인들의 소비 습관을 지적하거나 칭찬하면서 사용한 유행어)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모든 날이 좋았다" (드라마 '도깨비'에서 900년 산 도깨비(공유)가 도깨비 신부 지은탁(김고은)에게 사랑을 고백하며 건넨 말)
▲"달에 사는 지성체와 10년 넘게 교신하고 있다" (이외수가 5월 30일 장편소설 '보복대행전문주식회사' 출간기념회에서)
▲"오늘밤 주인공은 나야 나" ('워너원'의 노래 '나야 나'의 후렴구·올해 가장 이슈였던 보이그룹 워너원을 널리 알린 노래 가사)
▲"단군신화에선 곰(두산)이 이겼다"(유희관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선수·10월 KIA 타이거즈와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팬들이 두 팀의 대결을 '단군 매치'라고 칭하자 단군신화에선 곰과 호랑이 중 곰이 사람이 됐다며)
▲"알리도 마지막 경기에선 졌다"(우사인 볼트 자메이카 육상 선수·8월 은퇴 경기로 삼은 2017 세계육상선수권대회 400m 계주에서 근육 경련으로 레이스를 마치지 못한 뒤 전설적 복서 무하마드 알리도 마지막 경기엔 패배했다며)
▲"동물 가게에서 팔리지 않고 남아 있는 큰 개가 된 기분"(일본 야구 선수 스즈키 이치로·12월 메이저리그에서 계속 야구를 하고 싶지만 44세인 자신에게 계약을 제안하는 팀이 없자)
[국제] "할리우드 성폭력 피해자들 '미 투'라고 써달라"
▲"나는 김정은을 '작고 뚱뚱하다'고 한 적이 없는데 왜 그는 나를 '늙었다'고 모욕하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11월 아시아 순방 중 북한이 자신을 '늙다리' '전쟁 미치광이'로 비난하자)
▲"대안적 진실(alternative facts)이다" (켈리엔 콘웨이 백악관 선임고문·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때 몰려든 군중 수를 놓고 숀 스파이서 대변인이 거짓말을 한 것이 드러나자 그를 두둔하면서 한 말)
▲"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미 투(Me too)'라고 써달라"(영화배우 앨리사 밀라노·할리우드 거물 영화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추행 사건을 계기로 성폭력을 폭로하는 '미 투' 캠페인을 제안하며)
▲"당신이 비트코인을 살 만큼 멍청하다면 언젠가는 대가를 치를 것이다"(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10월 JP모건이 블록체인 기반 결제 시스템 도입을 발표하기 직전)
▲"초심을 잊지 않고, 사명을 가슴에 새겨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中國夢)을 위해 분투하자"(시진핑 중국 국가주석·10월 18일 19차 중국공산당 당대회 보고에서)
▲"인종주의는 악이다"(트럼프 미국 대통령·지난 8월 미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 우월주의 테러를 묵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비난받자)
'오늘의 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의장, 칼둔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 비공개 접견 (0) | 2018.01.08 |
---|---|
'최경환의 레이저 눈빛' (0) | 2018.01.03 |
文在寅访华丨和北京市民一起吃油条喝豆浆,还体验了移动支付 (0) | 2017.12.16 |
트럼프, 이스라엘 수도 '예루살렘' 공식선언..아랍·이슬람 반발(종합) (0) | 2017.12.07 |
[뉴스줌인] KB금융 노동이사제로 본 국민연금의 아유구용(阿諛苟容) (0) | 2017.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