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산책(漢詩散步)

자하 신위의 한시 감상하세요(삼도헌의한시산책 328)

含閒 2015. 7. 20. 09:32

자하 신위의 한시 감상하세요(삼도헌의한시산책 328)

 

 

 

자하 신위, <묵죽도>

 

 

 

 

爲羲世使君走筆自題墨竹 八絶句 其三

 

 

자하 신위

 

 

       坡翁畵竹訣(파옹화죽결) 동파가 대나무를 그리는 비결은

           離形而得似(이형이득사) 형태를 떠나서 신사를 얻는 것이다

              追神最妙語(추신최묘어) 정신을 쫒음이 가장 뛰어난 묘어이니

少縱則逝矣(소종즉서의) 머뭇거리면 사라져 버린다

 

 

 

  

  삼도헌과 함께 맛보기

 

  조선의 삼절로 시화에 뛰어났던 신위는 이 시에서 소식의 화론을 빌어 자신의 문인화관을 드러내고 있다. 첫째구에서 대나무 그림의 비결이 흉중성죽(胸中成竹)에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둘째구에서 형태를 떠나서 신사(神似)를 얻어야 된다[離形得似]고 말하면서 그림을 그릴때는 사실적인 묘사보다 작가자신의 화의(畵意)를 그려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삼구와 사구에서는 가슴속에서 얻은 대나무를 화면에 그림으로 바로 그려내어야지 잠시라도 머뭇거리면 화의가 사라져 버린다고 말한다.

  소식의 가슴속에 대나무가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는 흉중성죽론은 이후 수많은 문인화가들이 추구하려는 사의화의 이상향이었다. 모름지기 작가는 그리고자 하는 대상의 가운데에 들어가 자세히 관찰하여 그 본질을 포착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작품에서 고도의 예술적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는 의미일 게다.

  신위는 여기에서 일찍이 동진의 고개지가 주장한 형상으로써 정신을 그린다는 이형사신(以形寫神)’의 기초 위에서 형태를 떠나서 신사를 얻는다는 이형득사(離形得似)가 강조된 시어를 통해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작품세계의 근거를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최근 문인화의 경쟁력이 날로 약해진다고 문인화가들이 말하지만, 신위의 이런 예술정신을 오늘에 맞게 되살려내는 것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신위(申緯), 1769(영조 45)1845(헌종 11)

  조선 후기의 문신·화가·서예가. 호는 자하(紫霞경수당(警修堂). 경기암행어사와 이조참판·병조참판 등을 역임하였다. 화에 모두 빼어나 삼절로 불린다. 그의 시에 대해서 김택영(金澤榮)500년 이래의 대가라고 칭송했다. 그림은 강세황에게서 묵죽을 배워 남종화의 꽃을 피웠다. 특히 산수화와 묵죽에 능했는데, 이정(李霆유덕장(柳德章)과 함께 조선시대 3대 묵죽화가로 손꼽힌다. 그의 묵죽화풍은 조희룡(趙熙龍) 등 추사파 화가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 작품으로 방대도(訪戴圖)묵죽도가 전한다. 글씨는 동기창체(董其昌體)를 따랐으며, 당대 이 서체를 유행시킨 장본인이다. 저서로 경수당전고와 김택영이 600여 수를 정선한 자하시집이 전한다.

 

 

 

 

출처 : 서예세상 삼도헌의 한시산책(http://cafe.daum.net/callipia)

328(2015. 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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