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Go Dowon早上信)

2015년 4월

含閒 2015. 4. 15. 10:01

2015년 4월 15일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
딱 좋아하는 날씨다.
선선한 바람이 우리 추억까지
휩쓸고 가지만

괜찮다.
딱 맘에 드는 하루다.
자꾸 떠오르는 얼굴에 가슴이
먹먹하지만

괜찮다.
딱 간이 맞는 생선구이다.
아무 생각도 없이 한 입 먹어보니
결국 눈물이 짜게 흐르지만


- 정지아의《사월의 편지》에 실린 시 <어느 날> 전문 -


* 세월호 사건으로 숨진 고(故) 정지아 학생이
생전에 쓴 글을 모아 어머니가 책으로 엮었습니다.
전혀 괜찮지 않은 세상인데, 저 먼 하늘나라에서
들려오는 듯한 "괜찮다. 괜찮다. 괜찮다."하는
위로의 말이 너무 아리게 다가옵니다.
내일이면 세월호 사건 1년.
아직도 눈물이 짜게
흐릅니다.

 

2015년 4월  22일

 

분수령


니체의 대변인
차라투스트라는 미래를 예견하면서
'머뭇거리는 자와 미적미적거리고 있는 자'들을
비판하죠. 이런 어정쩡한 태도는 과거에 이루어놓은
것들과 잘못한 과업들의 무게에 짓눌려서 신음하거나
주저앉게 만들 뿐, 권력의지를 갖지 못하게 한다는 겁니다.
허락된 시간보다 오래 머무르려는 것들에 대한 두려움,
지옥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
사실 그러한 공포의 징후들은 임박한 근대의
도래를 알리는 신호이자, 완전히 새로운
역사적 국면을 알리는 분수령으로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지그문트 바우만의《희망, 살아있는 자의 의무》중에서 -


* 개인에게도 삶의 분수령이 있고
민족과 국가에도 역사적 분수령이 있습니다.
천국이냐 지옥이냐, 흥하느냐 망하느냐, 솟구치느냐
추락하느냐의 갈림길입니다. 머물러야 할 시간에
떠나버리거나, 떠나야 할 시간에 미적미적거리면
시간을 놓치고 미래마저 잃어버리게 됩니다.
때에 이르러 어정쩡한 태도를 버리고
진실과 순리를 선택하는 것이
올바른 분수령입니다.

 

2015년 4월 28일

 

 

아이를 잘 놀게 하라!



건강한 양육은 단순하다.
아이를 잘 키우고, 그런 다음
아이를 자유롭게 놔주면 된다.
건강한 아이가 되는 법 또한 단순하다.
놀고, 배우고, 성장하고, 그런 다음
집을 떠나면 된다.


- 댄 뉴하스의《부모의 자존감》중에서 -


* 아이를 잘 놀게 하라!
방임하거나 방치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어디에서 놀게 하느냐, 누구와 놀게 하느냐,
그것이 가장 잘 키우는 것입니다. 이따금
집을 떠나 아이를 잘 놀게 하면
아이는 스스로 자라납니다.
내적동기 부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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