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회장님 보내주신 책 잘 읽었습니다.
대통령의 글쓰기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게 배우는 사람을 움직이는 글쓰기 비법
목차
들어가는 말. 청와대에서 걸려온 전화 한 통
1. 비서실로 내려온 ‘폭탄’- 글쓰기가 두려운 이유
2. 관저 식탁에서의 2시간 강의-노무현 대통령의 글쓰기 지침
3. 대통령과 축구경기 한 판-생각의 숙성시간을 가져라
4. ‘인민’이란 표현이 어때서요?- 독자와 교감하라
이야기 하나. 인수위원회에서 글쓰기 50일
5. 옥중서신이 말해주는 것- 집중과 몰입의 힘
6. 청와대 리더십비서관이라는 자리- 글쓰기의 원천은 독서
7. 손녀뻘 되는 비서 앞에서 연습하는 대통령- 결국엔 시간과 노력이다
8. 대통령 전화 받고 화장실에서 기어 나온 사연- 메모하라
이야기 둘. 청와대 생활과 과민성대장 증세
9.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모르겠네”- 횡설수설하지 않으려면
10. 비장함이야, 축제 분위기야?- 기조를 잡아라
11. 짚신으로는 나물을 만들 수 없습니다- 글의 생명력은 자료에서부터
12. 글쓰기란 결국 얼개 짜기- 글의 구조 만드는 법
이야기 셋. “사과했으면 탄핵하지 않았겠는가?”-대통령 직무정지 기간의 기록
13. 말과 글은 시작이 절반- 첫머리 시작 방법 17가지
14. 대통령의 글 전개하기 가르침 ①- 서술하기
15. 대통령의 글 전개하기 가르침 ②- 표현하기
16. 글을 끝내는 열두 가지 방법- 맺음말 쓰기
이야기 넷. 광복절 경축사 꼬랑지가 사라진 까닭
17. 국민 여러분 ‘개해’가 밝았습니다-시작보다 중요한 퇴고
18. 글쓰기의 화룡점정- 이름을 붙여라
19. 삼일절 아침에 쓴 경위서 한 장- 글은 메시지다
20. 봉하에서의 대통령 퇴임 연설- 짧은 말의 위력
이야기 다섯. 연설의 달인이 들려준 이야기
21. 대통령의 언어 VS 서민의 언어- 쉽게 쓰자
22. 노 대통령이 보고서 작성에 주문한 한 가지- 명료하게 써라
23. “살아온 날을 보면 살아갈 날이 보입니다”- 진정성으로 승부하라
24. 그럴 때만 일국의 대통령인가요?-애드리브도 방법이다
이야기 여섯. 보이지 않는 유령이 되어라
25. 손목시계에 ‘침묵’이라 써놓은 김 대통령-잘 듣고 많이 말하라
26. 다섯 번의 죽을 고비, 6년의 감옥생활- 콘텐츠 만들기
27. 영상메시지와 서면메시지는 무엇이 다를까- 형식도 무시할 수 없다
28. 어느 연설보다 위대한 웅변, ‘눈물’- 이미지도 놓치지 말자
이야기 일곱. 대통령과의 특별한 여행
29. “우리는 아무리 약해도 강합니다”- 용기가 필요하다
30. 청와대 독회제도- 글을 혼자 쓸 필요는 없다.
31. “하나님 뜻에 따르겠다니요?”-유머 던지기
32. 대연정 제안은 갑작스러운 게 아니었다- 타이밍 잡기
이야기 여덟. 여섯 번의 고비를 넘었다
33. “그가 쓴 글을 가져와 보세요”- 자기만의 글을 쓰자
34. 아랫목 윗목론의 탄생- 적당히 잘 꾸며라
35. 이름을 불러줬을 때 꽃이 되었다- 거명하기
36. 만델라를 위한 만찬 연설문과의 인연- 칭찬의 기술
이야기 아홉. 피 말리는 취임사 집필과정
37. 국민을 향한 짝사랑 연서-편지를 써야 할 때
38. 왕관을 쓰려는 자, 글을 써라-리더의 조건
39. 김대중 대통령이 종이를 반으로 접을 때-치유의 글쓰기
40. 예의 중시 vs 교감 중시- 두 대통령 연설문의 차이
이야기 열. “가문의 영광입니다.”
집필 후기. 두 대통령과 만난 행복한 시간
참고문헌
1. 비서실로 내려온 ‘폭탄’- 글쓰기가 두려운 이유
2. 관저 식탁에서의 2시간 강의-노무현 대통령의 글쓰기 지침
3. 대통령과 축구경기 한 판-생각의 숙성시간을 가져라
4. ‘인민’이란 표현이 어때서요?- 독자와 교감하라
이야기 하나. 인수위원회에서 글쓰기 50일
5. 옥중서신이 말해주는 것- 집중과 몰입의 힘
6. 청와대 리더십비서관이라는 자리- 글쓰기의 원천은 독서
7. 손녀뻘 되는 비서 앞에서 연습하는 대통령- 결국엔 시간과 노력이다
8. 대통령 전화 받고 화장실에서 기어 나온 사연- 메모하라
이야기 둘. 청와대 생활과 과민성대장 증세
9. “무슨 얘기를 하려는지 모르겠네”- 횡설수설하지 않으려면
10. 비장함이야, 축제 분위기야?- 기조를 잡아라
11. 짚신으로는 나물을 만들 수 없습니다- 글의 생명력은 자료에서부터
12. 글쓰기란 결국 얼개 짜기- 글의 구조 만드는 법
이야기 셋. “사과했으면 탄핵하지 않았겠는가?”-대통령 직무정지 기간의 기록
13. 말과 글은 시작이 절반- 첫머리 시작 방법 17가지
14. 대통령의 글 전개하기 가르침 ①- 서술하기
15. 대통령의 글 전개하기 가르침 ②- 표현하기
16. 글을 끝내는 열두 가지 방법- 맺음말 쓰기
이야기 넷. 광복절 경축사 꼬랑지가 사라진 까닭
17. 국민 여러분 ‘개해’가 밝았습니다-시작보다 중요한 퇴고
18. 글쓰기의 화룡점정- 이름을 붙여라
19. 삼일절 아침에 쓴 경위서 한 장- 글은 메시지다
20. 봉하에서의 대통령 퇴임 연설- 짧은 말의 위력
이야기 다섯. 연설의 달인이 들려준 이야기
21. 대통령의 언어 VS 서민의 언어- 쉽게 쓰자
22. 노 대통령이 보고서 작성에 주문한 한 가지- 명료하게 써라
23. “살아온 날을 보면 살아갈 날이 보입니다”- 진정성으로 승부하라
24. 그럴 때만 일국의 대통령인가요?-애드리브도 방법이다
이야기 여섯. 보이지 않는 유령이 되어라
25. 손목시계에 ‘침묵’이라 써놓은 김 대통령-잘 듣고 많이 말하라
26. 다섯 번의 죽을 고비, 6년의 감옥생활- 콘텐츠 만들기
27. 영상메시지와 서면메시지는 무엇이 다를까- 형식도 무시할 수 없다
28. 어느 연설보다 위대한 웅변, ‘눈물’- 이미지도 놓치지 말자
이야기 일곱. 대통령과의 특별한 여행
29. “우리는 아무리 약해도 강합니다”- 용기가 필요하다
30. 청와대 독회제도- 글을 혼자 쓸 필요는 없다.
31. “하나님 뜻에 따르겠다니요?”-유머 던지기
32. 대연정 제안은 갑작스러운 게 아니었다- 타이밍 잡기
이야기 여덟. 여섯 번의 고비를 넘었다
33. “그가 쓴 글을 가져와 보세요”- 자기만의 글을 쓰자
34. 아랫목 윗목론의 탄생- 적당히 잘 꾸며라
35. 이름을 불러줬을 때 꽃이 되었다- 거명하기
36. 만델라를 위한 만찬 연설문과의 인연- 칭찬의 기술
이야기 아홉. 피 말리는 취임사 집필과정
37. 국민을 향한 짝사랑 연서-편지를 써야 할 때
38. 왕관을 쓰려는 자, 글을 써라-리더의 조건
39. 김대중 대통령이 종이를 반으로 접을 때-치유의 글쓰기
40. 예의 중시 vs 교감 중시- 두 대통령 연설문의 차이
이야기 열. “가문의 영광입니다.”
집필 후기. 두 대통령과 만난 행복한 시간
참고문헌
책속으로
대통령의 수정 정도에 따라 연설비서실 스스로 나름의 등급도 매겼다. 단어 몇 자 고쳐서 내려오면 만점 수준. 한 단락을 긋고 좌우 여백에 다시 쓰면 그것 또한 매우 양호. 한 쪽 전체에 가위표를 치고 뒷장에 다시 쓰면 좀 심각하다. 더 큰 문제는 녹음테이프가 내려오는 경우다. 대통령이 고쳐보려 했지만 어찌 손을 댈 수가 없을 때는 직접 녹음을 해서 테이프를 내려 보낸다. 이것을 우리는 ‘폭탄’이라고 불렀다. 연례행사처럼 1년에 한 번씩은 폭탄이 터졌고, 연설비서실 구성원 모두 폭탄 하나 정도 맞는 아픔을 겪었다. 대통령은 ‘폭탄’을......
대통령의 수정 정도에 따라 연설비서실 스스로 나름의 등급도 매겼다. 단어 몇 자 고쳐서 내려오면 만점 수준. 한 단락을 긋고 좌우 여백에 다시 쓰면 그것 또한 매우 양호. 한 쪽 전체에 가위표를 치고 뒷장에 다시 쓰면 좀 심각하다. 더 큰 문제는 녹음테이프가 내려오는 경우다. 대통령이 고쳐보려 했지만 어찌 손을 댈 수가 없을 때는 직접 녹음을 해서 테이프를 내려 보낸다. 이것을 우리는 ‘폭탄’이라고 불렀다. 연례행사처럼 1년에 한 번씩은 폭탄이 터졌고, 연설비서실 구성원 모두 폭탄 하나 정도 맞는 아픔을 겪었다. 대통령은 ‘폭탄’을 녹음하기 전에 부속실에 물어봤다. “이 연설 몇 분짜리지요?” 녹음테이프에서 들려오는 첫마디 육성은 연설 제목이다. “이것은 국군의 날 연설문입니다.”
놀랍게도 녹음은 한 번도 끊어지지 않는다. 연설 시간에 꼭 맞는 분량으로 끝이 난다. 우리는 대통령의 육성을 실연문 형태로 다시 옮겨 작성한다. 그러면 대통령은 그것을 들고 가서 연설을 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연설비서실에서 감당할 만큼만 일을 맡겼다. 연설비서실에서 보고한 초안이 아예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자신이 직접 작성하거나, 시간이 없어 도저히 쓸 수 없을 경우에는 부속실에서 쓰게 했다. 따라서 대통령에게 한 번 보고한 초안을 연설비서실에서 다시 쓰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내가 쓴 초안을 되돌려 받지 못할 때가 다시 쓰는 것보다 100배는 더 힘들었다.
p. 14 《비서실로 내려온 ‘폭탄’- 글쓰기가 두려운 이유》 중에서
2006년 신년사 준비. 노 대통령이 연설비서실에서 보고한 초안을 수정하여 내려 보냈다. 2006년은 병술년 개띠 해였다. ‘개의 해’였던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 수정본이 ‘국민 여러분, 개해가 밝았습니다’로 시작했다. 초안은 ‘국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였다. 연설비서실은 고민에 빠졌다. 아무리 개띠 해지만 설마 대통령이 ‘개해’라고 하셨을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은 개띠 해에 ‘개해’라고 표현한 것이 뭐가 문제냐고 했다. 결국 대통령에게 여쭤봤다. 대통령은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그거 오타네.” 하는 거였다. 대통령이 수정을 하면서 ‘새해’를 ‘개해’로 잘못 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컴퓨터 자판에서 ‘ㄱ’과 ‘ㅅ’은 붙어 있다. 확인과 퇴고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는 기회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주관이 뚜렷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분이다. 그래서 흔히 고집이 셀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적어도 연설문 수정과 관련하여 겪어본 바로는 그렇다. 어떤 참모가 ‘이 얘기는 수위가 너무 높습니다’ 하면 처음에는 듣기만 한다. 그런데 그 참모가 다시 같은 내용을 건의하면 항상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
“두 번씩이나 얘기할 때는 필시 무슨 사정이 있을 것입니다. 수용하는 게 맞습니다. 터무니없는 얘기가 아닌 한 그 사람을 참모로 뒀으면 받아들여야지요.
p. 142 《국민 여러분 ‘개해’가 밝았습니다-시작보다 중요한 퇴고》 중에서
글 쓰는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원칙, KISS!(Keep It Simple Short)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할 수만 있다면 짧을수록 좋다. 글이 길다고 감동이 더 있고, 더 깊은 인상을 주는 것은 아니다. 광고 카피처럼 때로는 한 문장, 단어 하나가 긴 글보다 더 힘 있고 감동적인 경우가 많다. 오히려 글이 길면 초점이 흐려지고, 읽는 이로 하여금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게 할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읽는 사람의 수고와 시간을 배려하는 것은 중요하다. 별다른 감동도, 유익도, 재미도 없는 글을 긴 시간 읽게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늘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함축하는 한 단어, 한 문장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예를 들어, 인사 청탁은 안 된다는 단호함을 “인사 청탁하면 패가망신한다.”는 말로, 부동산 투기근절 의지는 “강남불패면 노무현도 불패다.”라는 말로 함축했다. 독자나 청중은 긴 글이나 장황한 말 속에서 한 단어, 한 문장만 기억한다는 게 노 대통령의 지론이다. 글을 쓸 때는 바로 그 문장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 주제문이라고 부르는 이 한 문장을 노 대통령은 ‘표어’라고도 했고, ‘카피’, ‘명제’라고도 했다. 바로 이 표어, 카피, 명제를 놓고 늘 고심했다.
p. 158 《봉하에서의 대통령 퇴임 연설-짧은 말의 위력》 중에서
대통령 스피치라이터의 조건은 무엇일까? 거두절미하고 얘기하면, 고스트라이터(Ghost Writer)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수위원회를 거쳐 참여정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노무현 대통령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건 내 연설문이 아니야.” 너무나 치명적인 지적이었다. 스피치라이터에게는 ‘내’가 없다. 자기를 버려야
놀랍게도 녹음은 한 번도 끊어지지 않는다. 연설 시간에 꼭 맞는 분량으로 끝이 난다. 우리는 대통령의 육성을 실연문 형태로 다시 옮겨 작성한다. 그러면 대통령은 그것을 들고 가서 연설을 했다.
김대중 대통령은 연설비서실에서 감당할 만큼만 일을 맡겼다. 연설비서실에서 보고한 초안이 아예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자신이 직접 작성하거나, 시간이 없어 도저히 쓸 수 없을 경우에는 부속실에서 쓰게 했다. 따라서 대통령에게 한 번 보고한 초안을 연설비서실에서 다시 쓰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내가 쓴 초안을 되돌려 받지 못할 때가 다시 쓰는 것보다 100배는 더 힘들었다.
p. 14 《비서실로 내려온 ‘폭탄’- 글쓰기가 두려운 이유》 중에서
2006년 신년사 준비. 노 대통령이 연설비서실에서 보고한 초안을 수정하여 내려 보냈다. 2006년은 병술년 개띠 해였다. ‘개의 해’였던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 수정본이 ‘국민 여러분, 개해가 밝았습니다’로 시작했다. 초안은 ‘국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였다. 연설비서실은 고민에 빠졌다. 아무리 개띠 해지만 설마 대통령이 ‘개해’라고 하셨을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 다른 사람은 개띠 해에 ‘개해’라고 표현한 것이 뭐가 문제냐고 했다. 결국 대통령에게 여쭤봤다. 대통령은 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그거 오타네.” 하는 거였다. 대통령이 수정을 하면서 ‘새해’를 ‘개해’로 잘못 친 것이다. 그러고 보니 컴퓨터 자판에서 ‘ㄱ’과 ‘ㅅ’은 붙어 있다. 확인과 퇴고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닫는 기회였다.
노무현 대통령은 주관이 뚜렷하고 자기주장이 강한 분이다. 그래서 흔히 고집이 셀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적어도 연설문 수정과 관련하여 겪어본 바로는 그렇다. 어떤 참모가 ‘이 얘기는 수위가 너무 높습니다’ 하면 처음에는 듣기만 한다. 그런데 그 참모가 다시 같은 내용을 건의하면 항상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대통령은 이렇게 얘기한 적이 있다.
“두 번씩이나 얘기할 때는 필시 무슨 사정이 있을 것입니다. 수용하는 게 맞습니다. 터무니없는 얘기가 아닌 한 그 사람을 참모로 뒀으면 받아들여야지요.
p. 142 《국민 여러분 ‘개해’가 밝았습니다-시작보다 중요한 퇴고》 중에서
글 쓰는 사람이면 누구나 아는 원칙, KISS!(Keep It Simple Short)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전할 수만 있다면 짧을수록 좋다. 글이 길다고 감동이 더 있고, 더 깊은 인상을 주는 것은 아니다. 광고 카피처럼 때로는 한 문장, 단어 하나가 긴 글보다 더 힘 있고 감동적인 경우가 많다. 오히려 글이 길면 초점이 흐려지고, 읽는 이로 하여금 말하고자 하는 핵심이 무엇인지 파악하기 어렵게 할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읽는 사람의 수고와 시간을 배려하는 것은 중요하다. 별다른 감동도, 유익도, 재미도 없는 글을 긴 시간 읽게 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늘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바를 함축하는 한 단어, 한 문장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예를 들어, 인사 청탁은 안 된다는 단호함을 “인사 청탁하면 패가망신한다.”는 말로, 부동산 투기근절 의지는 “강남불패면 노무현도 불패다.”라는 말로 함축했다. 독자나 청중은 긴 글이나 장황한 말 속에서 한 단어, 한 문장만 기억한다는 게 노 대통령의 지론이다. 글을 쓸 때는 바로 그 문장을 찾아내야 한다는 것이다. 통상 주제문이라고 부르는 이 한 문장을 노 대통령은 ‘표어’라고도 했고, ‘카피’, ‘명제’라고도 했다. 바로 이 표어, 카피, 명제를 놓고 늘 고심했다.
p. 158 《봉하에서의 대통령 퇴임 연설-짧은 말의 위력》 중에서
대통령 스피치라이터의 조건은 무엇일까? 거두절미하고 얘기하면, 고스트라이터(Ghost Writer)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인수위원회를 거쳐 참여정부에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노무현 대통령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건 내 연설문이 아니야.” 너무나 치명적인 지적이었다. 스피치라이터에게는 ‘내’가 없다. 자기를 버려야
출판사 서평
“어떻게 써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가”대한민국 최고의 연설가, 두 대통령에게 배운다 청와대에서 연설비서관으로 일했던 저자가 8년간 두 대통령에게서 직접 보고, 듣고, 배운 ‘말과 글’에 관한 최초의 책! 대우그룹 회장과 효성그룹 회장의 연설문도 작성했던 저자 강원국은 한국의 정치와 경제 분야 ‘거인’들의 연설문을 책임져 왔다. 연설문의 ‘달인’인 저자는 그간에 온몸으로 체득한 글쓰기 비법을 40가지로 정리했다.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은 총과 칼이 아닌 말과 글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금이 ‘불통의 시대’이기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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