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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올해의 선수' 박인비 "한국인 최초라 욕심났다"

含閒 2013. 11. 19. 06:33

[LPGA]'올해의 선수' 박인비 "한국인 최초라 욕심났다"
등록 일시 [2013-11-18 09:35:22]
【서울=뉴시스】권혁진 기자 = 한국인 최초라는 사실은 안 그래도 강한 박인비(25·KB금융그룹)를 더욱 굳세게 만들었다. 사명감을 안고 뛴 1년 간의 행보는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한국인 최초의 '올해의 선수'라는 값진 결실로 돌아왔다.

박인비는 18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과달라하라 골프장(파72·6626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로레나오초아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00만 달러·우승상금 15만 달러)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여 최종합계 11언더파 277타를 기록했다.

단독 4위를 차지한 박인비는 공동 5위에 머무른 수잔 페테르센(32·노르웨이)을 따돌리고 시즌 최종전인 CME타이틀홀더스 성적과 관계없이 최고의 선수로 등극했다.

박인비는 올해의 선수 포인트를 297점으로 늘리면서 페테르센(258점)에게 39점 앞섰다. 마지막 대회에서 페테르센이 우승을 차지해 30점을 추가해도 288점에 불과해 승부를 뒤집지 못한다.

박인비는 매니지먼트사인 IB월드와이드를 통해 "올해 세운 목표를 이룰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 중반까지 좋은 페이스였기에 시즌 마지막까지 힘든 레이스가 될 줄은 생각 못했다"면서 "모든 것이 빨리 결정되는 것보다는 마지막에 끝내게 돼 느끼고, 배울 점이 많았다는 점에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의 선수상은 그동안 박세리(36·KDB산은금융그룹), 신지애(25·미래에셋) 등 숱한 한국 낭자들이 수상에 도전했지만 그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았다. 올해 초반부터 무서운 기세를 뽐내던 박인비는 최고의 자리에 올라선 첫 번째 한국 선수가 됐다.

"그동안 LPGA에 너무나도 훌륭한 한국 선수들이 많았고 그만큼 많은 업적을 남겼는데 올해의 선수상을 받은 선수가 없었다는 점이 불가사의하다고 생각했다"는 박인비는 "한국인 최초라는 타이틀이 있기에 더욱 욕심나는 상이었다. 올해의 선수상을 받게 돼 후배들이 이 상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동기부여가 생길 수 있을 것 같다. 한국 골프사에 의미있는 일을 하게 된 것 같아 영광"이라고 감격스러워 했다.

박인비의 2013년은 화려함 그 자체였다. 지난 4월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이상 6월)까지 승승장구하며 시즌 3개의 메이저 대회를 휩쓴 박인비는 초유의 한 시즌 4개 메이저 대회 우승 도전으로 골프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비록 역사를 다시 쓰지는 못했지만 불가능해 보였던 기록에 접근했다는 점만으로도 큰 박수를 받았다.

본인 역시 만족해할만한 시즌이었다. 박인비는 "올 시즌에는 특별한 고비가 없었던 것 같다. 6승을 먼저 해놔 마음고생도 없었고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다. 올해의 선수상도 받았으니 불만 없이 200% 만족하는 한 해를 보낸 것 같다"고 자평했다.

지난해 6번이나 준우승에 머물렀던 경험은 박인비에게 쓴 약이 됐다. 박인비는 "차츰 투어 경험이 쌓이면서 배워나가고 있다. 투어 경험을 통해 성숙한 성인이 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의 선수라는 최대 목표는 달성했지만 아직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박인비는 마지막 남은 CME타이틀홀더스에서 2년 연속 상금왕을 노린다.

하지만 정작 그 자신은 "지난해 해봤으니 욕심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박인비는 "올 시즌 가장 큰 목표였던 올해의 선수상을 확보했기에 나머지 타이틀은 따라오는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부담없이 플레이하고 싶다. 다음주는 욕심없이 즐기면서 시즌 마지막 대회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