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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통령 “독도 영토·환경 지켜달라”

含閒 2012. 8. 14. 02:41

이대통령 “독도 영토·환경 지켜달라”
임춘원 기자 | lcw@kgnews.co.kr
 
▲ 광복절을 닷새 앞둔 10일 오후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이 대형 태극기가 새겨진 조형물을 만져보고 있다. /연합뉴스

2012년 8월10일 오후 2시. 헬기 편으로 독도에 도착한 이명박 대통령이 ‘역사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

독도경비대원이 힘찬 구호와 함께 거수경례로 맞이하자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독도를 방문한 이 대통령의 얼굴에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독도에 내린 이 대통령은 곧바로 말없이 독도 전경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헬기장 난간으로 한걸음에 다가가 우리의 영토인 독도를 직접 확인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독도경비대 체육관에서 윤장수 경비대장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독도의 위치와 자연환경 등을 소개한 영상물을 시청하고 경비현황에 대한 보고가 이어졌다.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남단은 마라도, 서해에는 백령도가 가장 끝”이라면서 “동해 동단에 있는 게 독도인데 동단(東端)을 잘 지켜달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환경이 파괴되지 않도록 친환경적으로 잘해 달라”면서 “독도는 자연 그대로 잘 지켜야 한다. 경비도 해야 하지만 환경도 잘 지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10여분간의 업무 보고를 받은 이 대통령은 상황실과 대원들이 생활하는 내무반과 초소 등 시설을 직접 둘러보며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독도는 진정한 우리의 영토이고 목숨 바쳐 지켜야 할 가치가 있는 곳이다. 긍지를 갖고 지켜가자”고 강조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직선 방향으로 일본이 보인다는 망루에 서서는 한동안 그쪽을 응시하기도 했다. 또 흰색으로 ‘韓國領(한국령)’이라고 쓰인 바위에 올라 글씨를 직접 만져보고 이곳이 우리 영토임을 재차 확인했다.

이 대통령은 기념 촬영을 하겠다고 하자 처음에는 “우리 땅인데 무슨 촬영을 하느냐”며 손사래를 치기도 했다. 독도를 지키다 순직한 영령을 위해 세운 순직비에도 헌화하고 잠시 묵념하면서 고인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이 대통령은 또 일본쪽 바다로 향해 있는 방공포대를 둘러보면서 좁은 길에 세워진 난간이 부식된 것을 보고는 “난간을 튼튼하게 만들어 대원들이나 관광객이 다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수차례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중간 중간 바위틈에 핀 꽃과 풀에 대한 설명을 청하는 등 어렵게 독도를 방문한 만큼 하나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했다. 또 독도의 유일한 주민인 김성도·김신열 부부를 만나서는 반갑게 포옹하고 ‘민간 지킴이’ 역할을 하는 데 대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경비대원을 위해 미리 준비한 치킨과 피자를 함께 나눠먹으며 “우리 영토도 지키고, 환경도 지키는 양쪽 지킴이가 됐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현직 대통령의 역사상 첫 독도 방문은 이렇게 1시간 10분간 진행됐다. 독도까지 오는 길에는 간간이 빗방울이 흩뿌리고 안개 속에 구름이 낮게 깔려 입도(入島)가 어려운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었다.

독도 방문에 앞서 이 대통령은 울릉도를 찾았다. 울릉도 주민들은 이 대통령의 첫 방문을 환영하며 길거리에 나와 태극기를 흔들기도 했다.

승용차로 이동하던 이 대통령은 환영 행렬을 만나자 차에서 내려 악수하고 인사를 나누며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또 김관용 경북지사를 비롯한 지역인사 40여명과 오찬을 함께 하며 지역현안을 청취하고 정부의 지원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오려고 했는데 되지 않았다”면서 최수일 울릉군수에게는 ‘녹색섬 울릉도’라고 쓴 친필 휘호를 선물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