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올림픽(伦敦奥运会)

<올림픽> 장미란의 눈물.."실망할까 걱정"(종합)

含閒 2012. 8. 6. 09:35

 

<올림픽> 장미란의 눈물.."실망할까 걱정"(종합)

<올림픽>울지마 장미란
<올림픽>울지마 장미란
(런던=연합뉴스) 서명곤 기자 = 장미란이 5일 오후(현지시간) 영국 런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 역도 75㎏ 이상급 경기에서 용상 3차시기에 170kg을 들어올리다 실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2012.8.6 seephoto@yna.co.kr

"올림픽 준비할 수 있어 행복했다"

(런던=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한국 역도의 간판 장미란(29·고양시청)이 5일(현지시간) 런던올림픽 여자역도 최중량급 경기가 끝나자 하염없이 눈물을 쏟았다.

장미란은 이날 영국 런던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입상권 진입을 타진했으나 4위로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플랫폼을 내려와 공동취재구역에서 한참을 뒤돌아서서 울다가 마음을 진정시키고 말을 이어갔다.

장미란은 "베이징올림픽 때보다 한참 못 미치는 기록이 나와서 나를 응원하고 사랑해주시는 분들을 실망시켜 드렸을 것 같아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어쨌든 끝나서 좋다"며 "마지막까지 잘 들었으면 좋았겠지만 연습 때만큼은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미란은 나이가 들어 힘이 빠지고 잔 부상에 컨디션도 악화해 전성기때 최고 기록인 326㎏보다 훨씬 낮은 289㎏에 그치고 말았다.

결과가 기대에 못 미쳐 서러운 모습이었으나 기량의 쇠퇴와 기록의 후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표정도 있었다.

 

<올림픽> 관중에게 인사하는 장미란
<올림픽> 관중에게 인사하는 장미란
(런던=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012런던올림픽에 출전한 장미란이 5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의 엑셀 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여자 역도 +75㎏급에 출전해 용상 3차시기에서 170kg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2.8.6 jjaeck9@yna.co.kr
장미란은 "다치지 않고 잘 끝나서 다행"이라며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올림픽을 준비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기 전부터 인터뷰하는 것 자체가 쑥스러웠다"며 "(국민이) 부족한 저에게 많은 관심과 사랑을 보여주셔서 과거에 큰일을 해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장미란은 역도와 비인기 종목을 앞으로도 계속 사랑해달라고 당부하고 나서 눈물을 훔치며 공동취재구역을 빠져나갔다.

이날 경기에서 장미란은 용상 3차 시기에 실패한 뒤 올림픽 무대와의 작별을 암시하듯 손으로 바벨에 간접 키스를 건넸다.

바벨을 어루만지다가 두 손을 모으고 플랫폼에 꿇어앉아 기도한 뒤 관중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새 챔피언을 두고 저우루루(중국)와 타티아나 카시리나(러시아)의 격전이 벌어지기 전에 장미란이 경기를 마치고 퇴장하자 관중은 우레 같은 박수갈채로 옛 챔피언을 위로했다.

아버지 장호철 씨와 응원단은 "대∼한민국"을 외치며 경기장 밖으로 나온 장미란을 위로했다. 장미란은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애써 밝은 표정을 지었다.

 

jangje@yna.co.kr

 

장미란 “역도장 가는게 죽기보다 싫었다”


장미란이 역도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를 고백했다.

장미란은 9월 18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삼성그룹 '열정樂서' 시즌3 강연에서 "런던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실패했지만 응원과 격려를 보내 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입을 열었다.

장미란은 "중학생 시절, 여드름투성이에 예쁘지도 않고 몸집도 컸던 저에게 부모님이 역도를 권해서 부모님의 손에 이끌려 억지로 역도를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당시 역도는 무식하고 힘만 쓰는 운동이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사춘기 소녀 장미란에게 역도장 가는 일은 그 자체가 고역이었다.

하지만 역도를 배운 지 얼마 되지 않아 장미란에게 역도의 재미를 알게 해 주는 일이 생겼다. 역도를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대회에 나가 우승을 거머쥔 것. 그 후 장미란은 역도의 길을 걷기로 다짐하고 묵묵히 훈련에 임했다. 억지로 시작한 일이지만 '재미'를 발견하자 놀라운 일들이 계속 됐다. 역도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한국신기록을 세웠고 대회 때 마다 신기록을 경신했다.

승승장구하던 장미란에게도 슬럼프가 찾아왔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연일 이어지는 강도 높은 훈련에 몸과 마음이 지치자 '역도가 이 세상에서 제일 힘든 운동'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장미란 선수에게 더 이상 역도는 '재미' 있는 운동이 아니었다.

장미란은 불평 불만만 쌓여 가던 중 태릉선수촌에 처음 입촌했고 우연히 보게 된 유도, 레슬링 선수들의 체력 훈련 모습은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됐다. 장미란은 "창 밖으로 유도 레슬링 선수들 체력훈련하는 게 보였는데 보기만 했는데도 헛구역질이 났다"며 "차라리 역도가 낫다는 생각이 들면서 역도를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이어 장미란은 "부모님 손에 이끌려 억지로 시작한 역도였지만 그 속에서 '재미'를 찾아 지금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자신이 재미있고 신나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열정을 다하라"고 조언했다.

한편 이날 '열정樂서'에는 장미란 외에도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강연에 나섰다. 또 '열정樂서' 시즌 3를 맞아 새롭게 선보이는 삼성 직원 강연의 강사로 '가연골무형성증'이라는 희귀병으로 110cm의 작은 키를 갖게 됐지만 당당하게 삼성테크윈에 입사해 자신의 꿈을 이뤄 가고 있는 이지영 삼성테크윈 대리가 나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 감동을 더했다.

다음 '열정樂서'는 9월 25일 전라남도 광주 전남대 대강당에서 열리며 대한양궁협회 서거원 전무, 제일기획 최인아 부사장, 영화배우 박철민 등이 강연자로 나서고 다이나믹 듀오가 특별 공연을 펼친다.

허설희 hus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