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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이 무너진다] 꾸짖는 교사에 "니가 뭔데" "법대로 해"

含閒 2011. 6. 24. 10:49

 

  • [교실이 무너진다] 꾸짖는 교사에 "니가 뭔데" "법대로 해"

    입력 : 2011.06.24 03:08 / 수정 : 2011.06.24 03:15

    [1] 통제불능에 빠진 수업시간
    교육청이 간접체벌도 제한하자자는 학생 깨우면
    "왜 그러는데?"… 초등학생들도 선생에 "씨X" 욕설
    "우리애 건들면 교육청에 민원" 학교 달려와 막말하는 학부모도

    서울의 초등학교 A교사는 최근 수업 시간에 친구와 떠드는 6학년생을 꾸짖었다가, "씨×" "병신 같은 ×"이라는 욕을 들었다. 같은 날 체육 시간에 운동장에 하얀 선을 그리자 3~4명의 학생이 뒤를 따라오며 선을 지웠다. 세 차례나 "하지 말라"고 해도 학생들은 "뭐 어때?"하고 계속 선을 지웠다. 경기도의 중학교 B교사는 며칠 전 2학년 수업 중 책상 위에 엎드려 자는 학생에게 "졸면 안 되지. 바로 앉아"라고 했지만 학생은 일어나지 않았다. B교사가 재차 "일어나라"고 하자 학생은 몸을 일으키며 "왜 그러는데? 내가 언제 잤다고? 그냥 엎드려 있는 것도 안 되나?"라고 했다. 학생은 다시 팔을 베고 책상에 엎드렸다.

    서울의 한 고교 교실에서 남학생(왼쪽)이 수업을 마친 교사의 어깨에 손을 걸치며“누나 사귀자”라고 말하는 모습. 2009년 이 장면을 찍은 동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와 지금도 검색되고 있다.

    학생들의 막된 행동으로 초중고 교실이 '통제 불능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학생이 교사에게 대들고 욕하는 것은 흔한 현상이 되었고, 이제 교사를 구타하고 수업 중에 교사에게 욕설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사례까지 빈발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서울시교육청 등이 엎드려 뻗치기, 운동장 돌기 같은 벌 주는 것까지 제한하면서 이런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사가 꾸중하면 욕하고 때리고

    전북 전주의 한 중학교 교사는 이달 초 수업 중에 딴 짓을 하며 떠드는 1학년 학생에게 "집중하라"고 말했다가 머리를 세 차례 얻어맞았다. 학생은 "기분 나쁘게 해서"라고 구타 이유를 밝혔다.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는 최근 잘못한 학생을 지도했다가 "씨×" "님도 싸가지 없음" "니가 뭔데" 등 욕설을 들었다. 한국교총이 21~22일 교사 3067명을 설문한 결과, 학칙에 규정된 방법으로 학생을 지도했는데도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항의를 받거나 교육청의 감사·주의를 받은 교사가 75.8%(2324명)에 달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지난 10일 오전 10시쯤 경기도 파주시 K고교의 이모 교사는 학교 건물 뒤에서 담배를 피우는 고3 이모(18)군 등 학생 4명을 발견했다. 이군은 건물 벽에다 소변까지 보고 있었다. 이 교사가 "누가 거기에 소변 보라고 했느냐"고 꾸짖자 이군은 갑자기 이 교사 쪽으로 달려들어 "법대로 해"라고 외치며 이 교사의 가슴을 때렸다.

    학부모, 교사에게 항의·협박

    지난달 서울의 한 고교 교사는 고3 학생이 지각을 자주 하자 30분 일찍 등교하도록 했다. 학생의 어머니는 다음날 학교로 찾아와 "지각을 해도 가만 내버려두지 왜 일찍 나오라고 하느냐"고 따졌다. "아침에 아버지가 차로 데려다 줘야 하는데, 술도 못 먹고 일찍 들어오라는 것이냐"고 했다. 이 어머니는 "수업시간에 빼앗은 휴대폰도 애한테 돌려줘라. 안 그러면 인터넷과 교육청에 민원 넣고 교장 교감한테 말해서 가만 안 두겠다"고 교사를 협박했다.

    경기도의 다른 중학교 교사는 염색과 화장을 한 1학년 학생을 여러 차례 지적했다가 학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았다. 학부모는 학교에 찾아와 "담임도 아닌데 왜 우리 애를 자꾸 지도하느냐"며 "선생님 때문에 애가 스트레스받는다. 앞으로 계속 뭐라고 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

    소지품 검사도 제대로 못해

    최근 경기도 일산의 한 중학교 교사는 수업 중 웅성대는 소리가 나는 쪽을 바라보니 한 학생이 라이터로 종이에 불을 붙이는 장난을 하고 있었다. 옆 학생들이 달려들어 불은 금방 꺼졌지만, 교사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교사는 "(경기도교육청이 올해 3월에 도입한)학생인권조례 때문에 소지품 검사를 하려면 학생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서 "학생들이 담배나 라이터 등 위험한 물건을 갖고 교실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말했다.

 

 

교사는 학생 폭행, 부모는 교사 폭행… 학생은 또 다른 학생을…

[교실이 무너진다] [4] 일상적 폭력에 물든 학교
아이들 탓만도 아니다 - 일부 교사의 과도한 체벌 억압적인 지도방식도 문제
아이들 좀 나무랐다고 - 자녀가 전하는 말만 듣고 학교서 난동 피우는 부모 늘어

조선일보 | 김연주 기자 | 입력 2011.06.28 03:13 | 수정 2011.06.28 08:32 |

학생들이 교사를 폭행하고 놀려대면서 교실 질서를 무너뜨리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일부 학생들 탓만으로 돌릴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직도 일부 교사들은 억압적 지도방식으로 학생들을 과도하게 체벌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일부 학부모들은 학교로 찾아와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교사를 폭행하기도 한다. 학생들 간 학내 폭력이 점점 과격해지는 것도 우려스러운 점이다. 우리 학교 문화 자체가 폭력에 지나치게 노출돼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 [조선일보]그래픽= 이철원 기자 burbuck@chosun.com

지난 4월 인터넷에 여교사가 중학생을 20여 차례 때리는 모습이 담긴 충격적인 동영상이 퍼져 나갔다. 여교사는 동영상 속에서 한 손으로 남학생의 볼을 잡고 다른 손으로는 뺨을 수차례 때렸다. 교사가 발로 학생의 배를 걷어차 학생이 뒤로 튕겨 나가기도 한다. 경찰 조사결과 이 교사는 인천의 한 중학교 교사 이모(43)씨로 밝혀졌다. 이 교사는 이날 학생들을 데리고 경기도 한 테마파크로 체험학습을 갔는데 학교로 돌아오기로 한 집합시간에 한 학생이 늦자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교사가 학생 뺨 때리고 걷어차

지난달 전남 광양의 한 초등학교엔 학부모 8명이 학교장을 찾아와 담임 교체를 요구했다. 2학년 담임을 맡고 있는 50대 여성 교사가 상습적으로 학생을 때렸다는 것이다. 이 교사는 학생들이 숙제를 안 해오거나 수업태도가 좋지 않으면 대나무 매로 수시로 학생들을 때리고 머리를 쥐어박는 등 체벌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학부모들은 "애가 매를 맞지 않은 날을 자랑으로 삼을 정도로 자주 맞았다"고 학교측에 항의했다.

지난달 경기도 한 고교 교사는 1학년 학생이 수업 중 떠들었다는 이유로 학생의 목에 인터넷을 연결하는 랜선을 감고 어깨를 흔들었다.

중앙대 설현수 교수(교육학과)는 "요즘 학생들은 인권의 중요성에 민감해진 반면 일부 교사들은 여전히 학생과의 관계를 종적인 관계, 일방적인 관계로 인식하고 있다"며 "교사들이 아이들을 자신과 함께 배워나가는 존재로 인정하고 인격적으로 존중할 때 과도한 체벌이 교육 현장에서 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 꾸중했다고 교사 때려

학부모들이 학교로 찾아와 교사를 폭행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교사들은 말한다. 자녀가 전하는 말만 듣고 흥분한 상태에서 교사를 찾아와 폭언을 퍼붓고 때리기까지 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4일 오전 충남 공주의 한 초등학교 A교사는 학부모에게 폭행을 당해 전치 8주의 진단을 받았다. 6학년 학생 아버지가 4층부터 1층 교무실까지 A교사의 머리채를 잡고 끌고 내려오면서 수차례 얼굴을 때린 것이다. 이 학부모는 교무실 바닥에 A교사를 내동댕이치고 옆에서 말리는 두 교사의 뺨을 때리기도 했다. 이 학부모는 며칠 전 A교사가 자신의 아들이 여학생을 괴롭히고 욕을 하는 것을 보고 엎드려뻗치기를 시키고 옆구리를 발로 세 차례 툭툭 찬 것에 화가 나 폭력을 휘두른 것이다.

최근 서울 의 한 고교 B교사는 학부모에게 맞은 충격으로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2학년 학생이 수업 시간에 떠들고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등 다른 학생의 공부를 방해해 여러 차례 꾸중을 했다. 며칠 후 항의차 찾아온 학부모는 "우리 아이가 큰 잘못을 한 것도 아닌데 왜 심하게 꾸중을 하느냐"고 소리를 지르며 교사를 주먹으로 때렸다.

학생 간 폭력은 날로 심각해져

학생 간 폭력도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울산의 한 중학교에서는 3학년 C군과 D군이 같은 학교 친구 E군을 교실 앞 복도와 옥상 계단 등지에서 10여분간 끌고 다니면서 폭행해 눈 주위에 금이 가고 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8주의 중상을 입혔다. 이들은 전날 학교에 교복을 입고 오지 않아 E군을 시켜 급우의 교복을 훔쳐오도록 했는데 이 같은 사실이 학교에 알려지자 보복 폭행을 한 것이다. 최근 초·중·고교에서는 힘센 학생들이 만만한 아이를 지목해 빵 심부름을 시키고 괴롭히는 일명 '빵셔틀'이 새로운 학교폭력 유형으로 나타나고 있다. 작년 서울 시내 초·중·고교에서 폭력으로 피해를 본 학생 수(3419건)가 전년도(2705건) 보다 26.3%나 늘어났다. 이 중 중학생 피해자가 2822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교생 548명, 초등생 49명 순이었다.충격! 교사는 학생 폭행하고 학생은 교사에게 대들고...무너지는 교육현장./출처=유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