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

바다의 심층심리학(深 層 心 理 學) / 山 堈 金 洛 琦

含閒 2011. 1. 4. 18:39

바다의 심층심리학(深 層 心 理 學)

 

山 堈     金 洛 琦

 

 

당해론當海論

 

바다는 인생이다, 오만상이 녹아 있는

삼킬 듯이 몰아치다 쥐죽은 듯 잠잠타가

모든 걸 다 받아설랑 물이 되고 말 뿐이다

 

뒤섞여 다 녹아서 한 몸으로 합친 도량

밤새워 마주한 채 속속들이 헤집어도

속내는 내놓지 않고 늘 그 모습 그대로다

   

 

 

해수면론海水面論

 

남청색 해풍에서 갯비린내 묻어올 때

간간한 맛깔 타고 먼 파도의 숨비소리

소금기 끓는 탕 속에 온 삭신이 얼얼하다

 

늘 그러한 일이기에 오늘 다시 걷는 길이

이대로 그 모두가 우리네의 전부인 줄

해면에 핀 윤슬에도 마냥 속고 말 일이다

   

 

천해론淺海論

 

연근해 물속일랑 적나라한 현실이다

돔과 해삼 멱과 산호 곱디고운 그 모습들

한 꺼풀 또 파고들면 신묘하기 짝이 없다

 

저 빛고운 뒤안엔들 불안 초조 왜 없으리

축복도 상흔도 다 네 한 마음 먹기 나름

생각은 만리장성을 쌓고도 또 쌓는 것을

 

 

 

심해론深海論

 

암흑 깊이 깊이에로 해설海雪 저리 내리고

흡혈어吸血魚 투명어透明魚 몽환에 잠겨 흐느적적

뿔 달린 괴물상어가 덥석 놈을 덮친다

 

덮쳐진 본능이나 신유神癒하는 집단무의식

꿈을 통해 풀려나서 예술로도 꽃피운다

칼 융과 프로이드가 원형논쟁 벌인다

 

 

심해저론深海底論

 

미답의 막다른 곳 산 겐가 죽은 겐가

적막 뒤에 오는 해진海震 거참 알 수 없네그려

끝장이 끝이 아닌 걸 미립자微粒子 넌 알리라

 

불타는 맘을 꺼라 가난한 자 복 있단다

낮은 데로 임할수록 검불마저 비춰지니

예수가 해인삼매중 화엄경을 설한다

 

 

퇴해론退海論

 

해미*를 헤치면서 무작정 저었는데

노는 어딜 가고 배만 절로 나아갔네

한 섬에 다다랐더니 복사꽃이 막 지더라

 

몰라 헤맨 얄궂음에 여태껏 닿은 곳이

텅텅 빈 허공일 바에 지는 꽃도 눈물겹다

별떨기 죄 품고 있는 바다는 곧 우주란다

 

 

* 해미 : 해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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