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이 추천하는 이 시대에 꼭 읽어야 할 책 50권
법정 스님의 구도와 진리의 길에 함께해 온 책들은 무엇일까? 모두가 잠든 밤 홀로 깨어 산중 오두막을 밝혀 온 책들은? 나아가 그가 권하는, 이 시대 지식인의 서가에 꽂혀 있어야 할 중요한 책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은 그에 대한 답을 담고 있다. '법정 스님이 읽어 온 책들은 어떤 책들일까'라는 의문에서 출발한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개인과 공동체가 어떤 삶, 어떤 사회를 지향해야 하며 그 기준과 방향을 정하는 데 어떤 책들을 읽어야 하는가로 그 주제가 확장되어 나간다. <월든>에서 <걷기 예찬>까지, <희망의 이유>에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까지 법정 스님이 추천하는 이 시대에 꼭 읽어야 할 책 50권을 선별해 실었다.
☞ 북소믈리에 한마디!
'우리의 정신과 영혼을 충만하게 채워 주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들어 주는 책들은 무엇일까?'를 주제로 법정 스님이 읽어오고 가까이 온 책들을 모았다. 스님이 경전이나 그 주석서 못지않게 자주 펼쳐 보았다는 <어린 왕자>와 <꽃씨와 태양> 같은 동화에서부터 소유에 대한 개념을 배웠다는 <톨스토이 민화집>, 읽은 뒤 직접 현장을 찾았던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와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 그리고 창간호부터 줄곧 구독해 오고 있다는 <녹색평론>과 인도철학의 꽃이라 불리는 <바가바드기타>에 이르기까지 진리와 구도의 길에 함께해 온 책들을 만날 수 있다.
읽어보아야 할 책들
책소개
목차
책을 엮고 나서
1. 새로운 형식의 삶에 대한 실험 _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월든>
2. 인간과 땅의 아름다움에 바침 _ 장 피에르와 라셀 카르티에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
3. 모든 사람이 우리처럼 행복하지 않다는 건가요 _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 <오래된 미래>
4. 그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_ 말로 모건 <무탄트 메시지>
5. 포기하는 즐거움을 누리라 _ 이반 일리히 <성장을 멈춰라>
6. 모든 여행의 궁극적인 목적지는 행복 _ 프랑수아 를로르 <꾸뻬 씨의 행복 여행>
7. 자신과 나무와 신을 만나게 해 준 고독 _ 장 지오노 <나무를 심은 사람>
8. 한 걸음씩 천천히 소박하게 꿀을 모으듯 _ 사티쉬 쿠마르 <끝없는 여정>
9. 행복이 당신 곁을 떠난 이유 _ 버트런드 러셀 <행복의 정복>
10. 나무늘보에게서 배워야 할 몇 가지 것들 _ 쓰지 신이치 <슬로 라이프>
11. 기억하라, 이 세상에 있는 신성한 것들을 _ 류시화 <나는 왜 너가 아니고 나인가>
12. 신은 인간을 가꾸고, 인간은 농장을 가꾼다 _ 핀드혼 공동체 <핀드혼 농장 이야기>
13. 모든 사람은 베풀 것을 가지고 있다 _ 칼린디 <비노바 바베>
14. 이대로 더 바랄 것이 없는 삶 _ 야마오 산세이 <여기에 사는 즐거움>
15. 나는 걷고 싶다 _ 다비드 르 브르통 <걷기 예찬>
16. 아프더라도 한데 어울려서 _ 윤구병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17. 신에게로 가는 길 춤추며 가라 _ 니코스 카잔차키스 <그리스인 조르바>
18. 한쪽의 여유는 다른 한쪽의 궁핍을 채울 수 없는가 _ 장 지글러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19. 마른 강에 그물을 던지지 마라 _ 장 프랑수아 르벨·마티유 리카르 <승려와 철학자>
20. 당신은 내일로부터 몇 킬로미터인가? _ 이레이그루크 <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
21. 가장 자연스러운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_ 후쿠오카 마사노부 <짚 한 오라기의 혁명>
22. 큰의사 노먼 베쑨 _ 테드 알렌·시드니 고든 <닥터 노먼 베쑨>
23. 풀 한 포기, 나락 한 알, 돌멩이 한 개의 우주 _ 장일순 <나락 한 알 속의 우주>
24. 삶은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과정 _ 아베 피에르 <단순한 기쁨>
25. 두 발에 자연을 담아, 침묵 속에 인간을 담아 _ 존 프란시스 <아름다운 지구인 플래닛 워커>
26. 가을매의 눈으로 살아가라 _ 다산 정약용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27. 생명의 문을 여는 열쇠, 식물의 비밀 _ 피터 톰킨스·크리스토퍼 버드 <식물의 정신세계>
28. 우리 두 사람이 함께 _ 헬렌 니어링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29. 축복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_ 레이첼 나오미 레멘 <할아버지의 기도>
30. 인간의 얼굴을 가진 경제 _ E.F. 슈마허 <작은 것이 아름답다>
31. 바람과 모래와 별 그리고 인간 _ 생텍쥐페리 <인간의 대지>
32.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 _ 레이첼 카슨 <침묵의 봄>
33. 빼앗기지 않는 영혼의 자유 _ 빅터 프랭클 <죽음의 수용소에서>
34. 나무는 자연이 쓰는 시 _ 조안 말루프 <나무를 안아 보았나요>
35. 용서는 가장 큰 수행 _ 달라이 라마·빅터 챈 <용서>
36. 테제베와 단봉낙타 _ 무사 앗사리드 <사막별 여행자>
37. 꽃에게서 들으라 _ 김태정 <우리가 정말 알아야 할 우리 꽃 백 가지>
38.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_ 지두 크리슈나무르티 <아는 것으로부터의 자유>
39. 우리에게 주어진 이 행성은 유한하다 _ 개릿 하딘 <공유지의 비극>
40. 세상을 등져 세상을 사랑하다 _ 허균 <숨어 사는 즐거움>
41. 지구에서 가장 뜨거운 심장 _ 디완 챤드 아히르 <암베드카르>
42. 바깥의 가난보다 안의 빈곤을 경계하라 _ 엠마뉘엘 수녀 <풍요로운 가난>
43. 내 안에 잠든 부처를 깨우라 _ 와타나베 쇼코 <불타 석가모니>
44. 자연으로 일구어 낸 상상력의 토피아 _ 앨런 와이즈먼 <가비오따쓰>
45. 작은 행성을 위한 식사법 _ 제레미 리프킨 <육식의 종말>
46. 결론을 내렸다, 나를 지배하는 열정에 따라 살기로 _ 빈센트 반 고흐 <반 고흐, 영혼의 편지>
47. 성장이 멈췄다, 우리 모두 춤을 추자 _ 격월간지 <녹색평론>
48. 내일의 세계를 구하는 것은 바로 당신과 나 _ 제인 구달 <희망의 이유>
49. 내 안의 ‘인류’로부터의 자유 _ 에크하르트 톨레
50. 어디를 펼쳐도 열정이 넘치는 책 _ 다치바나 다카시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법정스님의 ‘마지막 소유’를 만나다
서울신문 | 입력 2010.03.13 04:06 | 누가 봤을까?
●현대문명 사고방식 비판 책 많아
그런 그가 강원도 오두막에서 밤을 새우며 읽었던 책들은 무엇이고, 이 시대의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었던 책은 어떤 것일까. 또 그토록 맑고 향기로웠던 스님의 사유를 키워낸 책들은 뭘까.
스님의 입적 직전에 나온 책 '법정 스님의 내가 사랑한 책들'(문학의숲 펴냄)은 그런 의문에서 출발한 책이다. 스님이 평소 법문이나 수필집을 통해서 언급했던 책 중 50권을 가려 뽑아 책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여기다 스님이 언급 또는 인용한 대목들도 자세하게 전하며, 이를 통해 법정 스님의 독서편력를 전하고, 그것이 그의 지성과 가치관을 어떻게 구성해 놓았는가에 대한 지도를 그려준다.
'무소유'를 통해 물질문명에 치우친 사람들의 가슴에 큰 파문을 일으켰던 스님은 배타적·공격적이며 경쟁적인 현대 문명의 사고방식을 비판하는 책을 많이 읽어왔다. 특히 격월간지인 '녹색평론'은 스님이 창간호부터 빠짐 없이 읽은 책이라고 한다. 소비적인 현대 사회를 비판적 시각으로 보고 사람과 자연의 공생적 문화 재건을 목표로 간행되는 이 책을 두고 스님은 "이런 잡지가 널리 읽힌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지금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외에도 스님은 '성장을 멈춰라', '슬로 라이프',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 '나무를 심은 사람', '육식의 종말' 등 문명 비판적인 책을 자주 언급했다.
이런 비판 정신은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세상, 새로운 삶의 방식을 다룬 책들로 스님의 손이 가게 했다. 대표적으로 자연주의 운동가 스콧 니어링 부부의 이야기를 다룬 헬렌 니어링의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가 그렇고, '아름다운 지구인 플래닛 위기' '나무를 안아 보았나요' '펀드혼 농장 이야기'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등도 모두 새로운 삶과 공동체의 가능성에 대해 다룬 것이다.
●병마와 싸우면서도 꼼꼼히 문장 수정
스님은 또 '월든' '여기에 사는 즐거움' '걷기 예찬' '그리스인 조르바' '죽음의 수용소에서' 등을 읽으며 본질적인 삶에 대해 고민했고, '꾸뻬 씨의 행복 여행' '행복의 정복' '풍요로운 가난' 등에서는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이 무엇인가를 타진했다. 소유에 대한 개념은 '톨스토이 민화집'에서 배우고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를 읽고는 직접 현장까지 찾기도 했다고 한다.
책은 부록으로 스님이 언급한 책 300여권을 가나다 순으로 정리했다. 여기에는 스님이 한 법문에서 "늘 곁에 두고 읽으며 의지하는 스승"이라고 한 '초발심자경문(初發心自警文)'도 눈에 띄고, 스님이 직접 번역까지 했던 서산대사의 '선가귀감(禪家鑑)'이나 초기불교의 경전인 '숫타니파타', 수행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장로게' '정법안장' 등도 자리하고 있다.
이들 경전 외에도 '어린 왕자' '꽃씨와 태양' '구멍가겟집 세 남매' 같은 동화들도 목록에 포함돼 있다. 스님은 '나의 과외 독서'라는 글에서 '어린 왕자'를 두고 "누워서 부담 없이 읽히는 동화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앞뒤가 툭 트이는 그런 책"이라면서 "내 나날의 생활에서 시들지 않은 싱싱한 초원"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책은 문장가로서의 스님의 손길이 묻어 있는 마지막 책이기도 하다. 출판사 측은 처음에 스님이 언급한 책 300권 목록을 뽑았고, 이를 다시 2년여에 걸친 스님과의 대화를 통해 50권으로 추렸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법정 스님은 병마와 싸우면서도 원고를 꼼꼼히 읽고 문장을 바로 잡아 주었다고 한다. 1만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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