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원의 아침편지(Go Dowon早上信)

2009년 12월

含閒 2009. 12. 1. 09:56

2009년 12월 1일

 

차가운 손

손이 차다는 말보다는
그 손을 끌어다 옆에 두는 편이 더 낫다.
보았다는 말보다는 느꼈다는 말이 더 낫다.
이상하다는 말보다는 특이하다는 말이 더 낫다.
"네 말을 이해 못하겠어"라고 말하기보다는
"다시 한번 말해줄래"라고
말하는 게 더 낫다.

- 김동영의《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거야》중에서 -

* 차가운 손도 맞잡아 주면
신기하게도 두 사람의 손이 함께 따뜻해집니다.
서로 한 걸음만 더 나가면 거리가 두 배로 가까워집니다.
머리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해도 따뜻한 가슴으로
한번만 더 들어주면 마음의 빙하도 녹입니다.
작은 배려의 힘이 그토록 큽니다.

2009년 12월 2일

 

소리

'소리'는 내 세상에 생명을 불어넣어준다.
교회 종소리, 자동차 경적 소리, 사이렌 소리,
아스팔트 위에 또각거리는 구두 굽 소리, 사람들의 목소리,
휴대폰 전화벨 소리, 웃음 소리, 박수 소리, 잔디 깎는 기계 소리...
그 모든 소리들이 내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내게 '소리'는 기쁨, 놀라움, 그리고
세상 소식의 주된 원천이다.

- 패트릭 헨리 휴스의《나는 가능성이다》중에서 -

* 우리는 온갖 소리 속에 살아갑니다.
도시의 굉음과 소음, 산속의 바람소리와 새소리, 낙엽지는 소리...
어떤 소리 속에 사느냐가 그 사람의 환경과 삶의 현주소를
결정합니다. 자기 입에서 나는 소리는 자기 운명을
지배합니다. 앓는 소리, 맺힌 소리, 죽는 소리...
아름다운 소리, 희망의 소리, 사랑의 소리...
당신의 입에서는 어떤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까.


 

2009년 12월 3일

 

경험과 숙성

경험이 쌓이고 숙성되어야 합니다.
창조적인 일은 내부에서 숙성의 과정을 거치다
어느 날 갑자기 뛰쳐나온 경우가 많습니다. 아르키메데스가
자신의 목욕탕물이 넘치는 것을 보고 '유레카(알았다)'라고
소리치면서 부력의 법칙을 발견했듯이
모든 일에는 때가 있습니다.

- 황성주의《꿈의 씨앗을 심어라》중에서 -

* 삶은 곧 경험입니다. 경험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한 번 경험한 것으로 그치면 그저 경험일 따름입니다.
잘 익히고 또 익혀서 자기 것으로 숙성시켜야 비로소
때가 되었을 때 영감과 창조의 빛이 되어줍니다.
경험의 숙성은 '반복에 또 반복'에서 옵니다.
엉덩방아를 찧었을 때 툭툭 털고 일어나
다시 또 반복하는 것입니다.
의연하게!

2009년 12월 4일

 

평균 2천 번

"제대로 해내지 못할 것 같아 두려워요."
"우리가 느끼는 두려움은 대부분 머릿속에서 만들어 낸
창작품입니다. 그걸 깨닫지 못하는 것뿐이죠.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를 보세요.
아기가 단번에 성공할 거라 믿나요?
다시 서 보고, 그러다 또 쿵하고 넘어지곤 하지요.
아기는 평균 2천 번을 넘어져야
비로소 걷는 법을 배웁니다."


- 로랑 구넬의《가고 싶은 길을 가라》중에서 -

* 넘어지면 낙심이 큽니다.
모든 것이 끝난 것 같기도 하고
다시는 못 일어설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는 평균 2천 번 넘어졌던
걸음마의 시절을 이미 넘기고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넘어졌다고 조금도 낙심할 것 없습니다.
'걷는 법'을 더 잘 배우면 됩니다.

 

2009년 12월 5일

 

마음의 요가

요가의 기본 원칙은
의도적으로 몸이 익숙하지 않은 자세를 취해
몸의 균형을 잡는 것이라고 합니다.
마음도 균형이 필요합니다.
숫자, 공식, 계산, 계약, 현상적 논리에 익숙한 마음이라면
하루에 좋은 시 한편 읽고 아름다운 음악과 그림을 찾는
마음의 요가가 필요합니다. 몸의 웰빙 못지않게
마음과 영혼의 웰빙도 중요하니까요.

- 장영희의 영미시 산책 <생일> 중에서 -

* 바람 끝이 차가워졌습니다.
바쁜 일상에 젖어 살던 사람들의 가슴 속에도
이맘 때면 슬금슬금 찬바람이 찾아 들지요.
바로 지금이 마음의 요가가 필요한 순간입니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라도 좋은 시 한편을 읊어 보고  
아름다운 음악을 들어 보시지요. 발가벗은 가로수 길을 걸어
그림 전시회에 찾아 가거나 영화 한편을 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우리 영혼도
운동이 필요하니까요.

2009년 12월 9일

 

잘 감추어 두었다가...

소중한 것들과 소중한 경험들은
모두 올바른 범위 내에서 잘 감추어 두었다가
자라서 열매를 맺을 수 있어야 한다.

- 폴 투르니에의《비밀》중에서 -

* 짧지만 여운이 긴 글입니다.
소중한 것일수록 깊이 잘 감추어 둡니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잘 감추어 두었다가 때가 익으면  
꼭 필요한 사람, 정말 좋아하는 사람에게 부끄러운듯
조용히 열어 보입니다. 그것이 참 큰 기쁨이고,
참 소중한 경험입니다.

2009년 12월 10일

 

시간 요리

과거는 이미 수정 불가능하고
미래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현재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요리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 아닌가.
그러니 그 시간을 되도록 짭짤하고 알차게 살고 싶은 거다.
마음껏 누리며 즐겁게 살고 싶은 거다.

- 한비야의《그건, 사랑이었네》중에서 -

* 똑같은 재료라도 누가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따라 음식 맛이 전혀 다릅니다.
시간 요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똑같은 하루 24시간도
자신이 어떻게 버무리고 사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짭짤하게! 알차게! 즐겁게! 요리하십시오.
현재를 사는 당신의 인생 맛이
어제와 달라질 것입니다.  

 

2009년 12월 11일

 

온기의 힘

파산했을 때 위로의 백 마디 말보다
내 어깨를 꾸욱 쥐어주는 손길이 더 진실하다.
비를 맞고 있을 때 온몸으로 함께 비 맞아주는 우정이 더 진실하고,
슬퍼하는 연인을 품에 안고 가슴 아파하는 사랑이 더 진실하다.
백 마디 찬사보다 손을 꼭 잡은 신뢰가 더 진실하고,
천 마디 고백보다 사랑을 담은 시선이 훨씬 진실하다.
그것이 바로 온기의 힘이다. 그러니 슬픈 그 사람의
손을 맞잡고 마음의 따뜻함을 전해주기를...

- 송정림의《명작에게 길을 묻다》중에서 -

* 겨울이 깊어갑니다.
고독도 깊어가는 겨울입니다.
따뜻한 온기가 그리운 계절입니다.
말이 아닌 손, 손이 아닌 가슴이 필요합니다.
진정어린 관심과 사랑보다 더 따뜻한 것은 없습니다.
손과 손, 가슴과 가슴으로 전해지는 온기!
그 힘으로 이 추운 겨울을 나고
떨리는 고독도 이겨냅니다.

2009년 12월 16일


 

희망의 무지개



무지개 하면
떠오르는 일화가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을 게다.
만일 없다면 그는 불쌍한 사람이다.
무지개를 처음 보았을 때의 흥분과 경이로움을
기억한다면, 그의 가슴은 영원한 젊음을
유지하리라.

- 최영미의《내가 사랑하는 시》중에서 -

* 몽골 초원에서 본 쌍무지개,
저 또한 아직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젊은 시절, 절망의 계곡에서 몸도 마음도 안 아픈 곳이 없어
엉엉 울고 난 뒤에 떴던 가슴 속 무지개도 생각납니다.
비가 그쳐야 무지개는 뜹니다. 고통과 슬픔의
먹구름이 지나간 다음에야 비로소 뜹니다.
아직 먹구름이 가득한 당신의 하늘에도
이제 곧 무지개가 뜰 것입니다.  

 

2009년 12월 17일

 

입속의 도끼

입속의 도끼를 버려라.
사람은 세상에 태어날 때
입 안에 무서운 도끼를 물고 있다.
그리고 입 안의 그 무서운 도끼로 스스로의 몸을
찍어댈 뿐만 아니라 세상을 더럽힌다. 그것은
오로지 입 안에서 뿜어져나오는
나쁜 말 때문이다.

- 김의정의《마음에서 부는 바람》중에서 -

* '법구비유경'에서 인용한 글입니다.
도끼는 늘 시퍼렇게 날이 서 있어야 제격입니다.
그러나 그 시퍼런 도끼를 정말 잘 써야 합니다.
잘 쓰면 예술이지만 잘못 쓰면 흉기가 됩니다.
입속의 혀는 도끼보다 더 무섭습니다.
잘 쓰면 복(福)이 되고 잘못 쓰면
화(禍)와 독(毒)이 됩니다.


2009년 12월 21일

 

다음 모퉁이를 돌았을 때

"앞일은 누구에게나
미지의 영역일세. 지도는 없어.
다음 모퉁이를 돌았을 때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그 모퉁이를 돌아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어.
짐작도 못 하지."

- 무라카미 하루키의《1Q84》중에서 -

* 앞일은 아무도 모릅니다.
모르면서, 정녕 짐작도 못하면서
인생의 다음 모퉁이를 열심히 돌고 또 돕니다.
타성 때문이 아닙니다. 좋은 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과 기대와 희망을 가지고 새 모퉁이를 돕니다.  
삶이란 그래서 늘 가슴 설레는 여정입니다.
미지의 영역이지만 한번 해볼 만한
담대한 모험입니다.

2009년 12월 22일

 

즐거움을 연출하라


당신은 날씨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지만 기분은 바꿀 수 있다.
당신은 외모를 바꿀 수는 없지만 스스로를 연출할
수는 있다. 당신은 항상 승리할 수 없지만
어떤 일에 최선을 다할 수는 있다.
즐거움은 원래 이렇게
단순하다.

- 장쓰안의《평상심》중에서 -

* 삶은 주어진 것이지만
인생은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이미 주어진 조건들을 잘 연출하여
좋은 쪽으로, 밝은 쪽으로 엮어가는 것입니다.
항상 즐거울 수는 없는 것이 우리의 일상사이지만
스스로 '영화감독'이 되어 즐거움을 연출하면
놀랍게도 그 즐거움이 실제의 삶에
고스란히 녹아듭니다.  

2009년 12월 23일

 

흐르게 하라

풍요의 기본은
흐르게 하는 것이다.
돈, 눈물, 행복 모두 흐르게 함으로써
순환이 생기고 풍요가 증폭된다. 감동의 눈물을
솔직히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갖는 것이 좋다.
맛보면 흘려보내고, 흘려보내면 또 맛본다.
이러한 반복으로 심금을 울리는
감각이 키워진다.

- 히라노 히데노리의《감동 예찬》중에서 -

* 움켜쥐면 내 것,
흘려보내면 남의 것, 맞나요?
아닙니다. 틀렸습니다. 그렇지 않습니다.
흘려보내면 내 손에 남는 것이 없는 것 같아도,
흘려보내야 또 흘러들어옵니다. 냇물처럼, 강물처럼.
아름다운 순환, 사랑도 순환입니다.
잘 흐르게 하십시오.

2009년 12월 24일

 

심판자

"그렇다면
네 자신을 심판하거라.
그것이 가장 어려운 일이니라.
다른 사람을 심판하는 것보다
자기 자신을 심판하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만약 네가 자신을 잘 심판할 수 있다면
그건 네가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 생텍쥐페리의《어린 왕자》중에서 -

* 우리는 종종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가 다른 사람을 심판하는 자리에 서 있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나의 잣대로 남을 판단하고 평가하고,
그에 따라 좋아하고 미워합니다. 남의 눈을 볼 때는
내 눈부터 살펴야 합니다. 내 눈에 티가 있으면
아무리 맑고 깨끗한 '어린 왕자'의 눈도
그저 흐릿하게만 보일 뿐입니다.

2009년 12월 25일

 

영혼의 소통

마음에 있는 생각을 그대로 드러내어
사람들의 영혼에 직접 호소하여 그들의 영혼과
직접 소통하는 방법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여 함께 일하게 하고,
서로 존중하게 하고, 강력한 협동심을
이끌어낸다.

- 존 디마티니의《사랑에 대해 우리가 정말 모르는 것들》중에서 -

* 마음에 있는 생각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그대로 드러내어 소통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자신의 육체, 자신의 영혼조차 숨김없이 드러내어
소통하는 존재들도 있습니다. 그들의 헌신과
눈물 덕분에, 뒤따르는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랑하고 행복을 얻게 됩니다.
영혼과 영혼의 직접 소통,
진정한 생명이고
사랑입니다.

2009년 12월 26일

 

흐르는 눈물만 눈물인 줄 아느냐


흐르는 눈물만
눈물인 줄 아느냐

이 가슴에 그대를 담으면
눈물보다 더 고운
눈물이 흐르지 않더냐

보이는 꽃만
꽃인 줄 아느냐

내 마음에 그대를 담으면
꽃보다 더 아름다운
꽃이 피지 않더냐

- 홍광일의 <가슴에 핀 꽃> 에서 -

* 이 우주에서 사랑을 빼면
세상은 너무 삭막하고 막막할 겁니다.
나뭇잎도 생기를 잃고 하늘도 빛을 잃을 겁니다.
삶에서 사람을 사랑하는 일보다 더 아름다운 일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사랑하는 마음은
우주의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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