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가면서(在生活裏)

팔을 잘라낼 힘이 남아 있을 때

含閒 2009. 11. 6. 09:46

남산편지 926 팔을 잘라낼 힘이 남아 있을 때


www.nsletter.net 정충영 교수




엔지니어인 아론 랠스턴(당시 27세)은 계절에 맞춰 스키 또는 등반 등을 즐겼습니다.




2003년 4월 그는 미국 서부 유타 주의 외딴사막지역 협곡을 혼자 등반하다 위쪽에서 내려앉은 450kg의 낙석에 오른팔이 끼었습니다. 온갖 방법으로 팔을 빼내려고 애를 썼지만 허사였습니다. 그런 상태로 그는 사흘을 버텼습니다. 배낭 안의 물과 빵조각이 떨어져 갔지만 그가 조난당한 사실을 아무도 몰랐기 때문에 구조대가 올 가능성은 없었습니다.




4월 29일 그는 15달러짜리 플래시를 사면 공짜로 주는 다용도 칼을 찾아 손목 주변을 찔러보았습니다. 칼날이 너무 무뎌 그것으로 손목을 자르는 건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하루 뒤인 30일 그의 생명을 지탱시켜주던 물도 한 방울 남기지 않고 떨어졌습니다. 이젠 정말 양자선택을 해야 했습니다. 절망과 공포 속에서 번민하는 사이 다시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5월 1일 랠스턴은 마침내 결심했습니다. "팔을 잘라낼 힘이 남아 있을 때, 그리고 바위에서 손을 빼내고 나서도 구조를 받을 수 있는 곳까지 걸어갈 힘이 있을 때 결정을 해야 한다."




그는 먼저 손목 쪽을 자르려 겨냥했으나 그곳은 너무 피부와 살이 질겨 포기했습니다. 다시 팔목 쪽으로 목표를 바꾼 다음 배낭에서 자전거용 하의를 꺼내 찢어서 지혈대로 팔을 압박하여 동여맸습니다. 그런 다음 있는 힘을 다해 팔을 비틀었습니다. 바위틈에서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응급약품 키트에서 방부크림을 바르고 붕대로 솟아나는 피를 막으며  이를 악물고 팔목을 잘라내기 시작했다. 칼이 무뎌 완전히 잘라내는 데 한 시간이나 걸렸습니다. 지옥 같은 통증과 출혈이 계속되었지만 그는 주저앉을 여유도 없었습니다.




랠스턴은 상처를 싸매고는 잘려진 팔 부분을 몸의 위쪽으로 올려 붕대를 목에 걸어 높이한 채 한 손으로 약 25m 높이의 바위산을 로프를 타고 내려와 피 뭉치가 된  팔로 약 10km를 걸어 내려가다 네덜란드 등산객을 만났고 그들의 휴대전화로 구조대에 연락할 수 있었습니다. 그의 행방을 수색하고 있던 구조헬리콥터에 의해 구조되었습니다.




그는 고립된 지 5일 만에 마취하지 않은 채 맨 정신으로 팔목을 절단하고 한손으로 암벽을 타고 내려와 극적으로 살아 돌아온 그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큰 감동을 줍니다. 그의 이야기는 아무리 중한 것이라 해도 생명을 위해서는 버려야 한다는 귀한 진리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