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고나서(讀書後)

자살:자살의 역사와 기술 기이한 자살이야기

含閒 2009. 8. 4. 18:07

자살:자살의 역사와 기술 기이한 자살이야기


Suicides : histoire, techniques et bizarreries de la mort volontaire,
저자
마르탱 모네스티에 지음 | 한명희 외 옮김 | Monestier, Martin 원저자
출판사
새움
2003-04-06 출간 | ISBN 10-8988537394 , ISBN 13-9788988537398 | 판형 A5 | 페이지수 630
 
 

책소개

자살에 관한 소중한, 그리고 엄밀하고 열정적인 백과사전. 이 책은 자살의 모든 양상들을 우리에게 환기시킨다. 감정적 자살오부터 가미가제의 자살까지. 희생자살에게 저항자살까지, 자살예방에서부터 타인의 도움을 받는 자실까지. 왜 스물다섯도 안 되는 젊은 청년들의 자살률이 가장 높은가? 왜 이상한 자살기구를 발명하여 자살하려 하는가? 이 책은 크고 작은 인간 역사와 일화, 사회기사들을 통해 이와 같은 수없이 많은 질문들을 제기하면서 과거와 현재 우리 사회의 거울이 되주고 있다.

 
저자소개

지은이 마르탱 모네스티에
프랑스의 유명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저서로는 {죽음의 고통들} {형집행 기술과 역사: 고대부터 현재까지} 등이 있으며, 이미 30여 개가 넘는 언어로 전세계에 번역되어 있다.

옮긴이
한명희
시인, 서울시립대학 강의전담교수. <시집읽기> <두 번 쓸쓸한 전화> 등의 시집을 발표했다.

이시진
이화여대 불어물문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예술시장> <죽음에 이르는 병>등의 불어판 인문서를 번역했다.

목차

저자 서문...9
제1부 어떻게 죽는가?...15
제2부 무엇 때문에 죽는가?...103
제3부 누가 자살하나?...2667
제4부 어디서 자살하는가?...285
제5부 자살과 사회...309
제6부 자살에 관한 불가사의들...363
제7부 역사의 수수께끼...409
제8부 사잘과 聖의 문제들...439
제9부 자살과 문학...561

부록_자살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613

역자후기...628

 
출판사 서평
서평

영화배우 장국영이 홍콩의 한 호텔에서 투신 자살했다. 동성애에 따른 갈등과 우울증이 원인이었다는게 지금까지 알려진 이유다. 수많은 사람들의 찬사를 받았던 그는 이제 살아 있는 사람들의 곁을 떠났고 추억만이 남았다. 그 이유가 더 드러난다?윳? 떠난 자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삶과 죽음, 그만큼 자살은 인류의 역사만큼 오래된 삶의 기록이다.

한 일간지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우리나라에서 자살로 숨진 이들의 통계치는 하루 평균 17.7명, 연간 6460명에 이른다고 한다. 이와 함께 10대∼20대 젊은층의 자살이 늘어나는 것도 새로운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는 경제위기에 따른 경제적 박탈감과 가족해체의 심화가 지적되고 있다. 이처럼 자살이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집단적, 사회적 문제의 핵심원인으로 떠오르면서 자살에 대한 관심사가 크게 확산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서 프랑스의 한 저널리스트가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자살에 관한 수많은 자료를 검토해가면서 저술한 책 {자살}이 출판되었고, 초판이 소화된 뒤 절판후 다시 1년이 지난 지금 미진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하드카바로 장정을 바꾸어 새로운 개정판이 나왔다.
프랑스 저널리스트 마르탱 모네스티에가 쓴 이 책은 자살에 관한 백과사전이라 할 만큼 인류에게 일어났던 모든 자살의 기록을 꼼꼼하게 정리했다. 그간의 자살에 대한 책들이 대부분 과학이나 철학, 종교적 관점에서 접근했다면 이 책은 단순하고 일상적인 현실에서 출발하고 있으며, 자살에 관련한 일화, 즉 신문 사회면의 기사 같은 것을 그 수준 그대로 모아서 자살의 이야기를 구성하고 있다고 저자는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의 부제는 '자살의 역사와 기술, 그리고 기이한 자살 이야기'. 부제가 암시하듯 이 책은 자살에 관해 다양한 물음을 던지면서 언제, 어떻게, 누가, 왜 자살을 기도했는가를 수많은 사진과 함께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은 '자살'이라는 말이 불러일으킬 만한 어둡고 불길한 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책 곳곳에서 자살과 관련된 유머러스하고 재치 있는 일화들을 만나볼 수도 있다. 저자는 말한다.

흔히 통틀어 '사회면 기사'라고 폄하하는 '사소한 얘깃거리', '일화', '비화' 들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여러 시대에 걸친 자살의 역사를 기술하려고 한다면, 물론 과학적 엄밀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작은 이야기들이 사실은 사람들의 진정한 관심거리를 더 정확히 반영해주는 거울과 같은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했다. 우리가 이 책 한 권을 준비한 지도 20년이나 되었다.

"우리가 이 책 한 권을 준비한 지도 20년이나 되었다"라는 말에서 드러나듯, 그 어떤 자살 유형도 저자의 엄밀하고 열정적인 사실조사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 감정적 자살로부터 가미가제의 자살까지, 희생자살에서 저항자살까지, 모방자살에서 집단자살까지, 문학에서의 자살에서부터 종교적인 자살권고에 이르기까지.
왜 스물다섯도 안 되는 젊은 청년들의 자살률이 가장 높은가? 왜 이상한 자살기구를 발명하여 자살하려 하는가? 왜 지역과 계절에 따라 자살률이 변하는가? 자살하는 방법과 인간의 상상력은 어디에까지 미치고 있을까? 동물들은 왜 자살하는 것일까? 문학에서 자살이 그토록 빈번하게 다루어진 이유는 무엇인가? 이 책의 독자들은 크고 작은 인간 역사와 일화, 사회기사들을 통해 수없이 많은 질문들을 던져가면서 각자의 해답을 찾아가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책 속으로
자신의 자살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야만 하겠다고 생각한 사람도 있다.1974년에 서른 살의 젊은 미국여성 아나운서가 바로 그랬다. 그녀는 생방송으로 그 날의 뉴스를 해설하고 있다가 갑자기 기술상의 문제가 생겼다며 방송을 중단했다. 몇분 후, 화면은 나왔지만 그녀는 방송을 재개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피 흘리는 화면을 언제나 제일 먼저 칼라로 내보냈던 채널 40의 전통을 확고하게 하기 위해서 시청자 여러분들게 자살하는 모습을 눈앞에 펼쳐 보여드리겠습니다."그리고 그 젊은 아나운서는 수만 명의 시청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권총을 꺼내어 자기 머리에 쏘았다.
-51쪽

<뉴욕 데일리 뉴스>지의 외신담당기자 로웰 림프츄스는 1957년, 그의 마지막 기사를 이렇게 써서 끝맺었다.
"나는 칼럼을 8,700개나 써왔다. 그러나 이글이 마지막이다. 왜냐하면 나는 어제 죽었기 때문이다. 내가 내 자신의 사망통지란을 쓰기로 결심한 것은 나의 죽음에 관해서 가장 잘알고 있는 것은 누구보다도 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또 미사여구로 수놓인 기사보다는 정확한 기사가 훨씬 낫기 때문이다.기자가 자살하기 전에 최후의 메시지로 자기 자신의 사망 통지란을 쓰려고 하는 것은 정말 못말리는 직업병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는 자기 집에서 자살했다.
-390쪽

1995년 1월, 프랑스의 TV는 충격적인 내용을 방영하였다. 환자의 요구에 따라 약물주사로 안락사를 시켜준 의사를 다룬 것이었다
"나는 그러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나는 환자를 전혀 돌보지 않았다는 자책을 했겠지요.'라고 그 의사는 자신의 행동을 설명했다.여기서 "의사 선생님 제발 죽게 해주시오. 나를 도와주지 않으면 당신은 살인자나 마찬가지요."라고 애원했던 임종 때의 카프카의 말이 떠오른다
-335

산사람의 최후의 독백 중에는 자살의 고통을 자세하게 기록한 것도 있다. 죽을 시간을 기록해두고 죽기까지의 과정을 정말로 냉정하게 기록한 자살자도 있다. 어떤 포병대 하사가 남긴 글은 매우 흥미롭다. 그 글에는 다음과 같이 씌어져 잇다.
"나는 더 이상의 용기도 비겁함도 보이지 않겠다. 나는 다만 남아 있는 약간의 시간을 이용해 질식사하는 인간의 감정과 고통의 지속 시간을 쓰려고 하는 것뿐이다. 만약 이것이 조금이나마 유용하다면 나의 죽음은 헛된 것만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그는 죽기까지의 과정을 상세히 기록했다.

7시45분;준비완료. 맥박수 1분에 60에서 61. 어느것이 먼저 없어지는 지를 보기 위해 램프와 양초에 불을 붙였다. 혹시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학자들게서는 이해해주기 바란다. 불을 켜고 8시가 되기를 기다렷다.
7시55분 맥박수 1분에 80
7시58분:맥박수 90,90을 넘었다
8시 불을 붙엿다.
8시 13분:두통이 온다. 방은 연기로 가득찼다. 목이 아프고 눈이 따끔따끔하다. 목이 졸리는 느낌이다.
8시 22분:알콜 냄새를 조금 맡았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같아서 나쁘지 않다.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
......

역자후기
긴 시간 동안 번역에 매달려 있던 내게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물어왔다. "그래, 어떤 사람이 자살한대요?" 혹은 "어떻게 죽는 것이 좋대요?" "왜 자살한대요?" 등등. 이제 그 질문들에 답해야 할 시간이다. 그런데 이제 나는 정작 아무런 대답을 할 수가 없다. 단지 직접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할 수 있을 뿐이다. 사실은 이 책 전부가 다 그러한 질문에 대한 해답이라고 할 수 있다. 책의 어느 페이지를 펼치더라도 그러한 질문들에 대한 해답이 튀어나온다. 그러니까 앞의 질문에 적절한 대답을 하자면, 나는 이 책을 모두 읽어주어야만 할 것이다.

어떤 면에서 이 책은 '자살'에 대한 '백과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한편으로 이 책은 '자살사례집'이다. 그만큼 이 책은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다. 역사책이 아니면서도 인간의 역사를 이야기하고 있다. 사회학 서적이 아니면서도 사회 현상을 분석하고 있다. 예민한 독자라면 이 책의 행간에서 자신의 결심(?)을 행동에 옮기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끔찍한 내용을 다루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무지무지 재미있다. 어떤 소설이나 영화도 이 책에 있는 사례들만큼 극적이지는 못하다고 감히 확신할 수 있다. 하긴 이것은 저자의 능력 때문이라기보다 인간의 삶의 실상이 그렇게 극적이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모습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능력, 기원전과 현대를 넘나들면서 또 동서양을 넘나들면서 구체적인 사례들을 하나하나 제시하는 저자의 박식과 자료수집능력은 정말로 놀라운 것이다.
고백건대, 이 책을 번역하면서 나는 혹시나 이 책이 자살을 방조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다. 이것은 전혀 저자의 의도가 아닌데도 말이다.

물론 거꾸로 사람들에게 삶의 의욕을 북돋아주는 것도 저자의 의도는 아니지만. 어쨌거나, 내가 이 책의 저자보다는 자살에 대해 휠씬 더 경직된 태도를 지니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저자 식으로 구분하자면 나는 '무조건 자살을 비난하는 단순한 모랄'을 지니고 있는 사람이 된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든 이 책이 자살의 '촉발제'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런 불안감을 지니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번역하기로 했던 것은 내 경험을 믿기로 했기 때문이다. 번역을 끝낸 지금 나는 내 경험이 옳았음을 새삼 확인한 셈이다. 오히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자살' 에 대한 모호한 관심을 버릴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막연히 '자살'을 동경하던 태도를 버리고 자살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더불어 '죽음'에 대한 관심은 '삶'에 대한 관심이라는 사실을 재확인 할 수 있었다는 것. 그리고 특히 중요한 것으로 책 속에서 무수한 자살사례들을 접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어떤 자살에도 감정적으로 동화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것이다.
이 책에 지나친 관심을 가지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 대해 너무 무관심한 사람도 위험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죽음에 대한 이해 없이 어떻게 인간에 대한 이해가 가능하겠는가?
- 한명희



☞ 저자 소개

지은이 마르탱 모네스티에
프랑스의 유명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저서로는 {죽음의 고통들} {형집행 기술과 역사: 고대부터 현재까지} 등이 있으며, 이미 30여 개가 넘는 언어로 전세계에 번역되어 있다.

옮긴이
한명희
시인, 서울시립대학 강의전담교수. <시집읽기> <두 번 쓸쓸한 전화> 등의 시집을 발표했다.

이시진
이화여대 불어물문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예술시장> <죽음에 이르는 병>등의 불어판 인문서를 번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