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관련(高尔夫球關聯)

프로골퍼들의 천태만상

含閒 2009. 5. 12. 10:03

[프로골퍼들의 천태만상]

 

나탈리 걸비스‥슈퍼모델 외모와는 달리, 독학으로 정상오른 악바리
카밀로 비예가스‥'스콜피온' 자세로 그린 파악, 퍼트 15위ㆍ세계랭킹10위

'어! 장갑을 안 끼고 스윙하네.' '저렇게 바짝 엎드리면 불편하지 않을까?'세계 최고의 골퍼들이 모이는 미국 PGA · LPGA투어에는 독특한 선수들이 많다. 그 가운데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따라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본보기로 삼을 만한 선수도 있다. 습관,경력,루틴이 특이한 선수들을 모았다.


◆장갑 끼면 오히려 불편하다?

지난주 발렌타인챔피언십에 출전한 프레드 커플스는 장갑을 끼지 않고 맨손으로 클럽을 쥔다. 고향 시애틀 날씨가 다습한 탓에 장갑을 벗은 채 스윙을 배운 것.다만 샷하기 전에 수건으로 그립을 깨끗이 닦곤 한다. 그런데도 그는 통산 상금랭킹 18위(2077만여달러)에 올라 있다. '골프 여제' 로레나 오초아도 장갑을 끼지 않고 우드 · 아이언샷을 한다. 두 선수는 "장갑을 끼면 오히려 이상하다"고 말할 정도다. 장갑은 스윙할 때 그립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주 목적인데,장갑을 안 껴도 스윙하는 데 지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립 짧게 잡아도 300야드는 문제없다?

앤서니 김은 입문 당시 어른 클럽을 짧게 잡고 연습하곤 했다. 그 습관이 배어 지금도 그립을 2인치 정도 짧게 쥔다. 그만큼 짧게 잡는 선수도 보기 힘들다. 보통 1인치 짧게 쥐면 거리는 10야드 준다고 한다. 그런데도 지난해 그의 드라이버샷 거리는 300.9야드로 랭킹 11위다.

짧게 잡아도 그것을 벌충할 만큼 정확하게 임팩트하고,빠른 헤드스피드를 낼 수 있기 때문일까.

요즘 드라이버 길이는 45인치가 주류다. 아시아인들에게는 긴 편.키 188㎝인 타이거 우즈가 45인치가 안 되는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김처럼 그립을 짧게 잡으면 컨트롤이 좋아져 거리와 정확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다.


◆우드 6개,웨지 5개,드라이버 2개?

세계적인 프로들도 클럽 구성은 십인십색이다. 김미현의 경우 우드가 5~6개나 된다. 양용은은 혼다클래식 우승 당시 헤드커버가 5개나 보였다. 드라이버,페어웨이우드 2개,하이브리드 2개로 남자 골퍼로는 이례적이었다. 둘은 서양 선수들에 비해 거리가 덜 나가므로 우드를 써야 할 상황이 많아서 그런 조합을 한 것.

그 반면 필 미켈슨,짐 퓨릭 등은 웨지를 4개 넣는다. 미켈슨은 지난해 크라운플라자인비테이셔널 4라운드에서 웨지를 5개나 사용한 끝에 우승한 적도 있다. 미켈슨은 쇼트게임을 정교하게 하기 위해,'단타자'인 퓨릭은 그린을 놓칠 경우에 대비해 그런 조합을 택한 것.

미켈슨은 2006마스터스에서는 백 속에 드라이버를 두 개 넣고 플레이하기도 했다. 기량,거리,목적,코스 등에 따라 클럽 조합을 달리하는 것은 전략이다.


◆'투잡' 할 만해요

조 오길비가 그 주인공.미 듀크대 경제학과를 나온 그는 투어프로가 된 뒤에도 '투자'에 관심이 많다. 2007년엔 '오길비 캐피털'이라는 투자자문사를 차렸다. 그는 워런 버핏과 교유하며,빌 게이츠를 존경한다고 말한다. 투어프로 가운데 대학을 졸업한 케이스가 몇 안되는 점을 감안할 때 투어프로와 다른 일로 '투잡'을 한다는 것은 보통사람의 영역을 넘는다. 오길비는 지난주 취리히클래식에서 11위(상금 15만1200달러)를 했다.


◆퍼트라인은 낮은 자세로 관찰해야 잘 보인다?

세계랭킹 10위 카밀로 비예가스는 퍼트라인을 살필 때 볼 뒤에 납작 엎드린 자세를 취한다. 그는 2005년부터 그렇게 해오고 있지만,사실 유러피언투어의 요하킴 해그먼이 그 원조다. 이들 생각은 '낮은 자세를 취할수록 그린의 브레이크가 잘 보인다'는 것.비예가스의 2008년 퍼트랭킹(15위-홀당 1.756개)은 이 자세의 효용을 방증한다.


◆독학으로 정상에 오른 '자수성가형'도

장리안웨이,리 트레비노,세르히오 가르시아,짐 퓨릭,최경주,나탈리 걸비스는 스스로 또는 아버지에게서 어깨너머로 골프를 배운 케이스.11년간 군복무를 마치고 30세에 골프에 입문한 통차이 자이디도 그런 범주다. 그런데도 이름을 날리고 있다.

그런가하면 카를로스 프랑코는 연습을 거의 안 하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연습볼을 치지 않는 것은 물론 스트레칭만 잠깐 하고 첫 샷을 날린다. 한때 미PGA투어에서 4승을 올렸으나 지금은 잊혀졌다.

레티프 구센과 트레비노는 라운드 중 벼락을 맞는 불행을 당했는데도 보란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열정과 노력.성공한 골퍼의 제1덕목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