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畵兒)

정혜신의 그림 에세이 / 세 가지 독

含閒 2008. 10. 1. 10:18

'세 가지 독'


어느 고즈넉한 사찰의 벽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습니다.
‘사람이 죽으면 세 가지 독이 사라지는데 그 중 하나가 성냄이다’

말기 암환자를 돌봐주는 호스피스에 의하면
죽음을 앞둔 모든 이들은 섭섭한 감정이 있었던 지인들을
마지막 순간까지 그렇게 보고 싶어 한답니다.
죽어야만 사라지는 인간의 3대 독(毒) 중 하나를 죽기 직전에라도
훌훌 털어 버리고 싶은 인간의 고단한 마음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참고로, 사람이 죽으면 사라지는 세 가지 독은 욕심, 성냄, 어리석음이라지요.
어리석음을 제외한 나머지 두 가지 독은 살아생전에 노력을 하면 어떻게
제거해 볼 수 있을 듯도 한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데 삶의 불가해성이 있다고 저는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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