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畵兒)

정혜신의 그림에세이 / 가을 산

含閒 2008. 10. 8. 09:57

'가을산'




읽을 때마다 가슴이 저미는 듯한 느낌을 받는 한시가 하나 있습니다.
내용과 형식 모두가 날렵한 자객의 비수처럼 짧고 강렬합니다.
딱 두 줄뿐입니다.

‘저 가을산을 어떻게 혼자 넘나
우리 둘이서도 그렇게 힘들었는데’

동행자를 먼저 보낸 이의 슬픔과 허전함이 손에 잡힐 듯 선연합니다.
그러다보면 문득 나와 가장 가까운 관계에 있는 이들 몇몇의 얼굴이
사무치도록 그리워지지요.

그래서 누군가는 가을산을 향해 저 혼자 깊어진다고 한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