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北京奧林匹克)

탁구, 당예서

含閒 2008. 8. 18. 15:12

당예서의 파란만장 '귀화' 스토리, 남편과 2년 생이별한 열정에 넷 감동!

[마이데일리 = 김미영 기자] 올림픽 출전은 선수라면 누구에게나 특별한 일이겠지만 서툰 한국말을 하면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뛰었던 중국 출신 탁구 선수 당예서(27.대한항공)에게는 더욱 남다른 베이징 올림픽이었다.

탁구 강국 중국에서 태어난 당예서는 오로지 올림픽 출전을 위해 한국행을 결심했다. 드디어 꿈에 그리던 생애 첫 올림픽 출전에서 당예서는 눈물겨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예서는 17일 오후 중국 베이징 대학 체육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08 베이징 올림픽 여자 탁구 단체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두 번째 단식 주자로 나와 세트스코어 3-1로 승리하며 동메달을 이끌었다.

당예서에게 이번 동메달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동메달이 확정되자마자 당예서는 현정화 코치(39), 동료 박미영(27.삼성생명), 김경아(31.대한항공)와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중국 출신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동메달을 따기까지, 당예서는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탕나'라는 이름으로 26년을 살았던 당예서. 중국 지린성에서 태어나 6살 때부터 탁구채를 잡은 당예서는 어렵사리 중국 탁구 국가대표가 됐지만 워낙 출중했던 중국 대표팀의 실력에 올림픽 출전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오랫동안 고민하던 당예서에게 해결책을 제시해준 사람은 자오즈민이었다. 자오즈민은 중국 탁구 선수 출신으로 한국 탁구 선수 출신인 안재형과 결혼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당예서의 발전 가능성을 높이 산 자오즈민은 당예서에게 한국행을 권유했고 탁구만을 생각했던 당예서는 망설임없이 한국행을 택했다.

2000년 대한항공의 훈련 파트너로 들어온 당예서에게 한국에서의 생활이 탄탄했던 것만은 아니다. 올림픽 출전을 위해서는 태극마크를 달아야 했고, 태극 마크를 달기 위해서는 한국 국적을 취득해야 했다. 하지만 5년간 한국에서 거주해야 귀화 시험 자격을 갖게 되는 제도로 5년 동안 당예서는 중국인도, 한국인도 아닌 채 한국에서 탁구 선수 생활을 해야 했다.

그런 당예서에게 힘을 준건 현재의 남편이었다. 2003년 대회 일정으로 조국인 중국에 갔다가 사업을 하던 중국인 남편을 만나 장거리 연애를 시작했다. 3년의 연애 끝에 2006년 6월 중국에서 결혼했지만 당예서의 탁구 열정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았다. 신혼생활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한국으로 돌아와 다시 탁구를 시작했다. 남편은 상하이에서, 당예서는 한국에서 자신의 일을 묵묵히 할 뿐이었다.

그러던 당예서에게도 기회가 왔다. 2007년 10월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당예서는 드디어 태극마크를 달 기회가 생겼다. '탕나'라는 이름에서 한국식 이름인 '당예서'로 바꾼 것도 이 때였다.

이후 당예서는 남편의 한국행도 만류하고 베이징 올림픽을 위해서만 땀을 흘렸다. 결국 당예서는 2008년 초 진행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10전 전승을 하며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고 당당히 한국 대표로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다.

중국 관중들은 '배신자'라며 당예서에게 야유를 퍼부었다. 하지만 당예서는 꿋꿋하게 이겨냈다. 중국인들의 비난을 감수하면서, 남편과 생이별을 하면서까지 포기할 수 없었던 탁구. 그런 탁구를 할 수 있어서 당예서는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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