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함께(喝酒)

[스크랩] 생선회와 소주? 생선회와 맥주입니다

含閒 2007. 6. 20. 18:16

 

(생선회와 맥주, 맛객이 즐기는 맛이다)

 

 

(생선회 구입 장소 /E마트. 가격 / 12,800원)

 

 

(참치회)

 

 

(참치회)

 

 

(광어회)

 

 

먹거리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진리처럼 믿고 있는 게 있습니다.

생선회는 소주와 찰떡궁합이다!

과연 그럴까요? 맛객처럼 생선회와 맥주가 아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입맛일까요?

회와 소주, 회와 맥주 이 차이는 어디서 나는 걸까요? 생선회는 물고기이니 비리다는 인식 때문에?

그보다는 생선회와 먹는 방법의 차이가 이유인 듯합니다.

 

팔딱거리는 생선을 회를 떠서 초고추장에 찍어 상추나 깻잎에 올리고, 고추 마늘 올려 쌈으로 먹을 땐 소주와 어울릴 수 있습니다.

초고추장과 마늘 고추 같은 것들이 씹히면서 나는 맛은 맵고 진해서 쓴 소주가 아니면 감당하기 힘들 테니까요.


하지만 선어는 다르죠. 간장에 살짝 찍어 먹는 걸로 끝나기 때문에 쌈으로 먹을 때 맛하고는 확연하게 달라집니다.

부드럽게 씹히면서 담백하고 깔끔해서 맥주 맛을 살려주거든요.

다시 말하면 맥주를 생선회와 먹으면 마실 때마다 첫잔의 느낌이 난다는 겁니다.

 

이번엔 다른 얘기인데요. 땅콩은 맥주 안주로 인식이 박혀있습니다.

언제 누가 어떻게 해서 맥주 안주로 먹었는지 모르겠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땅콩과 맥주가 음식궁합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맥주 맛만 생각한다면 참 나쁜 땅콩입니다.

 

땅콩을 먹으면 입 안에 부스러기가 남게 되죠. 그런 상태에서 맥주를 마시게 되면 맥주의 상쾌하고 깔끔한 맛이 반감되고 맙니다.

여러 잔을 마시게 되면 잔속의 이물질과 기름기로 인해 맥주의 청량감대신 느끼한 맛이 나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러 음식 중에서 먹어도 입 속에 이물질이 남지 않은 것 중에 하나가 생선회이고 그런 이유로 맛객은 생선회에 맥주를 즐긴답니다.

 

  

어제 이마트에서 12,800원에 구입한 생선회입니다. 참치와 광어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쯔께다시보다 선어가 주 목적인 맛객에게 딱 맞는 상품입니다.

이마트 회 코너는 선어라는 매력도 있지만 가격대도 부담스럽지 않고 맛도 괜찮아 자주 애용하고 있습니다. 광어는 1kg이상 제주산을 쓰기 때문에 육질 씹는 맛이 느껴집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연어의 부드럽고 고소한 맛도 선호하는 회중에 하나입니다. 씹히는 맛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사람의 식성 덕분에 저렴한 가격에 팔려서 좋습니다. “회는 그저 살아있는 놈을 즉석에서 회쳐서 먹는 상추쌈이 최고야!” 라고 주장하시는 분 말고, 회는 음미의 맛이라는 분들께는 추천합니다. 참고로 맛객이 이용하는 이마트는 부천역사 내에 있습니다.

 

 

와사비와 고추냉이
와사비는 일본말이고 고추냉이는 와사비의 순 우리말이라는 것쯤은 누구나 안다. 그래서 그런지 와사비라고 하면 가끔 왜 일본말 쓰냐고 태클거시는 분들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오류가 있다. 우리가 먹는 와사비는 고추냉이가 아니다. 고추냉이는 자연에서 난 그대로여야 한다. 하지만 가공 와사비는 순수한 고추냉이 성분이 아니기 때문에 고추냉이라고 볼 수 없다. 그렇기에 회사 상표 그대로 와사비라고 불러도 무방하다. 멸치가 들어갔어도 다시다이지 멸치가 아니지 않은가?

 

고추냉이가 맵다구요?

생선회를 먹으면서 고추냉이 때문에 눈물 흘렸던 경험 다들 있을 것이다. 순간적으로 톡 쏘는 매운맛은 우리의 청양고추를 능가한다. 만약 회를 입안에 넣자마자 고추냉이 쏘는 맛 때문에 우욱! 소리를 냈다면 그 회의 맛은 안 먹는 것보다 못하게 된다. 고추냉이 쏘는 맛을 죽이면서 생선회 맛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걸까? 있다. 고추냉이가 직접적으로 혀에 닿지 않게 먹으면 간단하게 고추냉이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다.

1. 회 위에 고추냉이를 바른다.
2. 회 밑면에 간장을 살짝 찍는다.
3. 간장이 찍힌 부위는 혀에 붙고 고추냉이 바른 부분은 입천장에 붙이듯 먹는다.

이런 식으로 먹으면 고추냉이가 회 맛을 살려줄 뿐만 아니라 비린내는 고추냉이 풍미와 함께 코 밖으로 빠져나가게 된다.

 

우리 고추냉이는 왜 싸구려 맛일까?
우리는 일본에 비해 고추냉이를 그리 중요치 않게 생각한다. 이건 그네들보다 미각이 떨어져서 그런 게 아니다. 선호하는 회가 다르다 보니 생겨난 자연스런 현상이다. 일본은 선어를 즐긴다. 선어 중에서도 붉은 살 참치나 연어 방어, 고등어 같은 붉은 살 생선을 즐긴다. 흰 살 생선보다 비린내가 많이 나는 게 붉은 살 생선이다. 그런데 그것들을 다시 숙성시켜 먹으니 비린내가 문제이고 비린내를 제거하기 위해 고추냉이를 곁들인다. 우리는 반대로 흰 살 생선을 선호하고 잡아서 즉석에서 먹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린내 걱정은 덜하다. 즉, 고추냉이가 없어도 그만인 셈이다. 가끔 흰 살 생선회를 먹으면서 고추냉이를 과도하게 먹는데 이는 회의 기본 상식도 없는 무지의 소산이다.

 

고추냉이에 간장을 풀어서 먹으면 안 되는 이유

간장과 고추냉이는 입 안에 들어가 씹히기 전까지는 절대 혼합되어서는 안 된다. 간장 맛도 고추냉이 맛도 아닌 그저 그런 맛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맛도 풍미도 사라져버린 자극성 있는 물질에 불과할 뿐이다. 우리 먹거리 예를 들어보자. 삼겹살을 먹을 때 고추와 마늘을 올려서 먹지 이것들을 한데 갈아서 된장에 혼합해 먹지는 않는다. 각자 고유의 맛과 향이 없어져 버리기 때문이다.

 

 

2007.6.20 맛객(블로그= 맛있는 인생)

출처 : 맛있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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