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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여명기 ‘학예 정신’으로 신라유물 지켜온 최남주

含閒 2026. 6. 25. 16:01
서라벌에 깃든 석당(石堂) 최남주의 향기따라 <56>
박물관 여명기 ‘학예 정신’으로 신라유물 지켜온 최남주
편집부 기자 / 2026년 0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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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암 최 정 간
매월다암원장
차문화연구가
2025 경주APEC 정상회의 이후 국내외 관람객들이 국립경주박물관에 밀려들고있다는 소식이다. 신라천년의 찬란한 유물들을 간직한 국립경주박물관은 단순한 국내지역박물관을 벗어나 이제는 세계유수의 박물관들과 어께를 나란히 하고 있다.

오늘날 경주박물관의 밑거름
경주박물관이 이처럼 세계속의 박물관으로 성장하기까지는 여명기 경주박물관인으로서 신라유물발굴보존에 헌신한 최남주와 같은 빛나는 학예정신을 가진 인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하였으리라 생각된다.
 
최근 최남주의 이와 같은 공헌을 증명이라도 하듯 국립경주박물관 천년보고(千年寶庫)에서는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원과 공동으로 ‘83년 만에 만남 경주월성에서 찾은 비석(1937~2020)’이란 주제로 2026년 4월 13일부터 8월 17일까지 뜻깊은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일제강점기 최남주는 1937년 6월 27일 경주 서월성지(西月城址)에서 고구려 남정기념비로 추정되는 비석조각을 발견하여 후학들을 위해 비석조각 뒷면에 발견지역과 날짜, 발견자를 친필묵서로 기록하여 수장고에 보관하였다.

 
 
통일신라시대 석조나한상 1940년 3월 경주 동부리 경주읍성터에서 발견 당시 사진. 최남주는 사진뒷면에 발견날짜, 장소, 유물실측 높이 등을 기록해 두었다. (사진제공 석당 최남주 앨범)
 

유물 발견장소‧날짜 기록 남겨
1946년에 설립된 국제박물관협의회(ICOM)는 박물관인들의 학예정신에 최소한의 실천윤리강령을 제시하고 있다. 최남주는 이미 ICOM이 설립되기 전 1930년대부터 그가 발견한 수많은 신라금석문들과 불교석조유물들의 발견경위를 꼼꼼히 기록하고 수장고에 잘 보존하는 학예정신을 실천하였다.
 
1937년 그가 서월성지에서 발견한 고구려 비석조각 뒷편에 남긴 발견경위 기록 덕분에, 2020년 국립경주문화재연구원 후학이 월성해자(성곽방어 도랑) 진입로에서 발견한 비석조각도 고구려비석으로 판명되어 고대 신라고구려사 연구에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원래 두 비석 조각은 한 몸체란 사실도 밝혀졌던 것이다. 83년의 세월을 건너뛴 만남이었다. 이러한 최남주의 여명기 경주박물관인으로서 학예정신이 아니었다면 두 비석 조각의 가치는 영원히 사라질뻔 했다.
 
 
 
통일신라시대 석조나한상 1940년 3월 경주 동부리 경주읍성터에서 발견 당시 사진. 최남주는 사진뒷면에 발견날짜, 장소, 유물실측 높이 등을 기록해 두었다. (사진제공 석당 최남주 앨범)
 

한편 국립경주박물관 신라미술관 상설전시실에서는 최남주가 1940년 3월 경주 동부리 읍성에서 발견한 신라석조 나한상이 전시되고 있다. 최남주의 회고에 의하면 나한상은 1940년 3월 당시 경주박물관 동쪽지역 읍성부근 돌더미속에서 발견하여 즉시 인부를 동원, 목도질하여 경주박물관 정원에 옮겨왔다고 한다.
 
최남주는 발견 당시 나한상의 모습을 사진으로 촬영하였고, 그 뒷면에 1940년 3월(昭和十五年三月) 경주읍성지 발견 신라통일기 나한상석(新羅統一期羅漢象石), 높이 등을 상세하게 기록하였다.
 
이러한 기초적 기록들이 바로 박물관인의 학예적 사명인 것이다. 최남주에 의해 발견된 석조나한상은 모서리기둥으로 되어있으며, 높이가 1.29m, 서기 8~9세기 통일신라시대 작품이다. 정확한 용도는 알수 없지만 건축물의 부재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조각 양식으로 볼때 석굴암의 십대 성인상으로 보이는 평면석상의 걸작이다.

 
 
2026년 5월 석당 최남주 탄생 121주년을 맞아 재정비된 석당공원에 모인 유족들.(왼쪽부터)조영석, 최정대, 최정필, 이수우, 최정표, 최정간, 정상용, 정경용.
 

아무도 가지않는 길
여명기 경주 박물관인과 고고학자로서 최남주의 집념과 위대한 업적은 바로 첨단 발굴장비도 없던 시절 경주의 산천을 신발이 닳도록 뛰면서 탁월한 고고학적 혜안으로 수많은 신라유물들을 발굴하고 기록하여 경주박물관 야외 및 실내전시관, 유물수장고에 전시보존하게 한 것이다. 오늘날 경주박물관은 최남주처럼 헌신적인 박물관인이 존재했기에 세계적 박물관으로 깊이 있는 성장을 하게 된것이다.
 
2006년 9월 24일 국립경주박물관 강당에서는 전국 사립박물관 큐레이터들의 워크숍이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국박물관협회회장 김종규는 석당 최남주 탄생 101주년을 맞이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을 담은 공로패를 수여하였다. 
 
“석당 최남주(1905~1980), 우리나라 고고학계와 박물관학계의 여명기였던 1926년 한국인으로선 유일하게 경주박물관 창설에 참여하여 일제강점기에 우리나라 박물관 문화의 개척과 신라문화재 보존을 위해 한평생을 아무도 가지 않았던 길을 가셨던 석당 최남주 선생 탄생 101주년을 맞이하여 한국박물관인들의 이름으로 석당 선생님의 박물관과 신라문화 사랑의 아름다운 정신을 이 패에 새겨 드립니다. 2006년 9월 24일 한국박물관협회 회장 김종규.”
 
이후, 2026년 5월 둥근마음자리회 도관, 동훈의 정성으로 경주 김유신장군묘 입구 석당공원이 재정비되어 지나는 길손들에게 신라문화유산 사랑의 향기를 그윽히 풍겨주고 있다.
편집부 기자 / 2026년 06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