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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문학상에 소설가 한강…한국 작가 최초 수상 쾌거

含閒 2024. 10. 11. 09:10

노벨 문학상에 소설가 한강…한국 작가 최초 수상 쾌거

오수호2024. 10. 10. 20:04
 

소설 '채식주의자'의 작가 한강이 한국 작가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습니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2000년 평화상을 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스웨덴 한림원은 현지시각 10일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이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한림원은 이어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현 세대를 대표하는 작가로 꼽히는 한강은 앞서 2016년 '채식주의자'로 노벨문학상, 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상에서 영연방 이외 지역 작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습니다.

1970년 11월 전라남도 광주에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태어난 그는 이후 서울로 올라와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습니다.

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습니다.

죽음과 폭력 등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를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내는 독창적이 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2014년작 장편 '소년이 온다'와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2021년작 '작별하지 않는다' 등으로 한국 현대사의 깊은 어둠과 상처를 소설로 형상화했습니다.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이 선정되자 AP, AFP, 로이터 등 외신도 이 소식을 긴급 타전했습니다.

특히 한국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처음이라는 내용을 보도했습니다.

 

노벨 문학상은 1901년부터 올해까지 총 117차례 수여됐으며, 상을 받은 사람은 121명인데 한강은 여성 작가로서는 역대 18번째 수상자가 됐습니다.

노벨 문학상은 2012년 이후로는 거의 예외 없이 매년 남녀가 번갈아 수상자로 선정되고 있는데, 지난해 남성 작가 욘 포세에 이어 올해 한강이 수상하면서 그 전통을 이어가게 됐습니다.

역대 수상자들의 국적은 프랑스가 16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미국 13명, 영국 12명, 스웨덴 8명, 독일 8명 등 수상자 대부분이 미국, 유럽 국적자였습니다.

아시아 국가 국적의 작가가 수상한 것은 2012년 중국 작가 모옌 이후 12년 만입니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 한화 약 13억4천만 원과 메달, 증서가 수여됩니다.

 

 

[이사람] '한강'의 기적, 한국 문학 새 역사 쓰다

김유림 기자2024. 10. 11. 07:21
 

 

'소년이 온다' 등을 쓴 소설가 한강(54)이 올해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서울 양천구 목동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소설가 한강. /사진=뉴스1
 
올해 노벨 문학상에 우리나라 소설가 한강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인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0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지난 10일(이하 현지시각)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머니S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 소설가 한강을 11일 화제의 인물로 선정했다.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문학인

 

 

올해 노벨문학상은 한국 소설가 한강에게 돌아갔다.사진은 지난해 11월14일 열린 한강 작가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 수상 기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소설가 한강. /그래픽=뉴스1
 
올해 53세인 소설가 한강은 1970년 11월 광주에서 태어나 연세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후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하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붉은 닻'이 당선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여수의 사랑'(1995), 장편 '검은 사슴'(199년) 등을 통해 슬픔과 외로움 위주의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을 다뤘다.

2005년 중편 '몽고반점'이 이상문학상을 받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1977년 문학사상사가 제정한 이래로 첫 1970년대생 작가였다. 다른 70년대생 작가와 차별화된 진중한 문장과 세계관으로 호평받은 바 있다.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한국 최초로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았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제주 4.3사건의 비극을 다룬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4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메디치상을 수상했다.

한강은 전남 광주에서 소설가 한승원의 딸로 태어났다. 이후 서울로 올라와 풍문여고를 거쳐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했다.1993년 계간 '문학과 사회' 겨울호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고,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 소설 부문에 '붉은 닻'이 당선되며 소설가로 데뷔했다.

죽음과 폭력 등 보편적인 인간의 문제를 시적이고 서정적인 문체로 풀어내는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벨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한강, 전화인터뷰서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

 

 

한국인 최초로 작가 한강(54)이 2024년 노벨문학상을 거머쥐었다. 사진은 지난 2016년 5월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신작소설 '흰' 출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소설가 한강. /사진=머니투데이
 
한강은 수상자 발표 후 노벨위원회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며 "(여러 작가의) 모든 노력과 힘이 나에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릴 때부터 책과 함께 자랐고 한국 문학과 함께 성장했다"며 "한국 문학 독자들과 동료 작가들에게 좋은 소식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가장 큰 영감을 받은 작가를 묻자 "작가들은 인생의 의미를 탐색하고, 때로는 길을 잃고, 때로는 단호하다. 그들의 모든 노력과 힘이 내 영감이 됐다"고 답했다.

한강을 막 알게 된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작품으로는 '작별하지 않는다'와 '흰', '채식주의자'를 꼽았다. 한강은 "가장 최근에 낸 '작별하지 않는다'는 인간의 행위에 직접적으로 연결돼있고 '흰'은 자전적인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말름 노벨문학상 위원회 사무국장은 수상자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강과 전화로 통화했는데,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었고 막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마친 것 같았다"며 "그는 정말로 이 상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지만, 우리는 오는 12월 시상식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지 논의했다"고 전했다.

노벨 문학상은 1901년 제정 이래 백인의 독무대였다. 한강 작가 수상 전까지 유색인종이 수상한 경우는 모두 7번뿐이다. 한국인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대한민국 예술계가 들썩이고 있다.

김유림 기자 cocory0989@mt.co.kr

 

 

 

한강
소설가
출생1970년 11월 27일, 광주나이만 53세가족아버지 한승원데뷔
1994년 서울신문 단편소설 '붉은 닻'사이트공식사이트
 

학력사항

1989.~1993.연세대학교 국문학과
1985.~1988.풍문여자고등학교

경력사항

1998.~미국 아이오와대학교 국제창작프로그램

수상내역

2024.노벨문학상
2024.03.제7회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
2023.11.메디치 외국문학상
2022.12.제30회 대산문학상 소설 부문
2022.10.제13회 김만중문학상 소설부문 대상
2019.제24회 아르세비스포 후안 데 산 클레멘테 문학상
2018.10.제12회 김유정문학상
2017.09.말라파르테 문학상
2016.05.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2015.황순원문학상
2014.만해문학상
2010.동리문학상
2006.이상문학상
2000.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1999.제25회 한국소설문학상
 
 
 

한강 노벨상 수상, 이 사람이 먼저 알았다…그녀의 황금빛 초상화 그린 화가 누구?

곽선미 기자2024. 10. 14. 08:24
 
스웨덴 화가 니클라스 엘메헤드(왼쪽)가 작업하는 모습, 니클라스 엘메헤드가 그린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초상화. 니클라스 엘메헤드 홈페이지, 노벨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소설가 한강(54)이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으면서 동시에 화제가 된 그림이 있다. 10일(현지 시간) 수상자를 발표한 노벨위원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한강의 초상화다. 중단발 머리부터 노란 황금빛이 감도는 얼굴, 은은한 미소까지 표현된 이 그림은 스웨덴 화가 니클라스 엘메헤드가 그렸다.

13일 외신과 엘메헤드 홈페이지 등을 종합하면, 그는 2012년부터 노벨상 수상자 초상화를 도맡아 온 화가다. 스웨덴 왕립예술학교 출신인 엘메헤드는 2012년 노벨위원회의 미디어 분야 예술 감독으로 일했다. 그는 노벨상 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오던 저화질 사진 대신 그림을 올리기로 결정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초상화가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그는 2014년부터 노벨상 공식 초상 화가로 일하게 된다. 지금껏 그의 붓끝에서 탄생한 노벨상 수상자의 초상화만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그가 그린 초상화를 보면 수상자들의 얼굴이 황금빛으로 표현됐다는 점이 눈에 띈다. 수상자의 인종, 국적과 무관하게 모두 황금색만 사용하기 때문에 특정 피부색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그는 처음에는 푸른색과 노란색을 섞어 초상화를 채색했지만, 2017년부터 노벨상 수상자 발표 공식 색상이 금색으로 정해지면서 지금과 같이 채색 방식을 바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색 과정 역시 간단하지 않다. 정사각형의 캔버스의 흰색 바탕에 검은색 아크릴 물감으로 윤곽선을 그려 수상자를 스케치하고, 아주 얇은 금박을 특수 접착제로 붙여 인물에 양감을 불어넣는 식이다. 엘메헤드는 "처음에는 여러 종류의 금빛 물감을 쓰다가 금박을 입히는 것에 매료됐다"고 밝혔다. 또 그가 그린 모든 노벨상 초상화에 새겨진, 그의 이름을 뜻하는 ‘NE’라는 두 글자도 특징 중 하나다.

노벨위원회가 각 수상자의 실제 사진 대신 엘메헤드의 그림을 쓰는 건 보안 때문으로 알려졌다. 발표 직전이라 할지라도 사진을 미리 촬영하며 발생할 수 있는 수상자 기밀 유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또 수상자들의 고해상도 사진을 손에 넣는 것이 어려워 그림으로 대체한 것으로도 전해졌다. 노벨위원회는 매년 생리의학·물리·화학·문학·경제·평화 분야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수상자 중 대외활동이 적은 이들은 고해상도 얼굴 사진이 공개된 경우가 많지 않았다.

엘메헤드는 업무 특성상 노벨위원회 관계자를 제외하면 그해의 수상자가 누구인지 가장 먼저 알게 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러나 매년 노벨상 수상자를 얼마나 먼저 알게 되는지 대해선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한 외신 인터뷰에서 "안타깝게도 노벨위원회의 기밀 정책 때문에 정확한 시간은 밝힐 수 없다"면서도 "그림을 30여 분만에 완성해야 할 때도 있었다. 다행인 점은 내가 꽤 빨리 그림을 그리는 편이라는 것"이라 밝혔다. 또 엘메헤드는 "(긴박한 작업에) 때론 지치기도 하지만, 이 일을 정말 사랑한다"며 "노벨상 수상자를 그리는 것은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강, 노벨상 후 첫 공식석상서 "책 3권 쓰기 열중할 것"

서어리 기자2024. 10. 18. 07:04
 
포니정재단 시상식 참석…"가장 좋아하는 것은 쓰고 싶은 소설을 마음속에서 굴리는 시간"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60세라고 합니다. 한 달 뒤에 만 54세가 되는 저에게는 아직 6년이 남았습니다. 앞으로 6년 동안 지금 마음속에 있는 책 3권을 쓰는 일에 열중하고 싶습니다."

한국 최초이자 아시아 여성 작가 중 첫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한강 작가가 수상 소식이 알려진 지 일주일 만에 처음으로 공식석상에 섰다.

한 작가는 17일 서울 삼성동 아이파크타워에서 진행된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수상자로 참석했다.

 

한 작가는 "노벨 위원회에서 수상 통보를 막 받았을 때에는 사실 현실감이 들지는 않아서 그저 침착하게 대화를 나누려고만 했다. 전화를 끊고 언론 보도까지 확인하자 그때에야 현실감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토록 많은 분들이 자신의 일처럼 기뻐해주셨던 지난 일주일이 저에게는 특별한 감동으로 기억될 것 같다"며 감사의 뜻을 간략하게 밝혔다.

그는 이날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한 벅찬 소감보다 글쓰기 계획을 밝히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한 작가는 "저의 일상이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저는 믿고 바란다"며 "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올 봄부터 써온 소설 한 편을 완성하려고 애써보고 있다"며 "바라건대 내년 상반기에 신작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소설을 완성하는 시점을 스스로 예측하면 늘 틀리곤 했기에, 정확한 시기를 확정 지어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자신의 일상 생활에 대해선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다"며 "술을 못 마신다. 최근에는 건강을 생각해 커피를 비롯한 모든 카페인도 끊었다. 좋아했던 여행도 이제는 거의 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대신 걷는 것을 좋아한다. 아무리 읽어도 다 따라잡을 수 없을 만큼 쏟아져 나오는 좋은 책들을 놓치지 않고 읽으려 시도하지만, 읽은 책들만큼이나 아직 못 읽은 책들이 함께 꽂혀 있는 저의 책장을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랑하는 가족과, 다정한 친구들과 웃음과 농담을 나누는 하루하루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글쓰기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작가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쓰고 싶은 소설을 마음속에서 굴리는 시간"이라며 "아직 쓰지 않은 소설의 윤곽을 상상하고, 떠오르는 대로 조금 써보기도 하고, 쓰는 분량보다 지운 분량이 많을 만큼 지우기도 하고, 제가 쓰려는 인물들을 알아가기 위해 여러 방법으로 노력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소설을 막상 쓰기 시작하면 필연적으로 길을 잃기도 하고, 모퉁이를 돌아 예상치 못한 곳으로 들어설 때 스스로 놀라게도 되지만, 먼 길을 우회해 마침내 완성을 위해 나아갈 때의 기쁨은 크다"고 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수많은 취재진이 몰렸지만, 한 작가는 기자들 앞에 모습을 직접 드러내지 않았다. 시상식도 예고 없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취재 경쟁을 우려한 사전 조치로 보인다.

고(故) 정세영 HDC그룹 명예회장을 기려 2005년 설립된 포니정 재단은 지난 달 19일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한 작가를 선정했다. 이날 정몽규 포니정재단 이사장 겸 HDC 회장 명의로 수여된 상패에는 "깊은 주제 의식과 살아 있는 문장으로 삶의 아름다움 역설적으로 드러냈다"며 "세계 본질을 탐구하는 귀하의 문학 여정이 계속되기를 바란다"는 메시지가 담겼다.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가 17일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포니정재단은 포니정 혁신상 수상자로 작가 한강 씨를 선정했다. ⓒ연합뉴스

 

 

“내내 울었다” 한강과 단절한 ‘목사 삼촌’, 조카 노벨상에 보인 반응

윤예림2024. 11. 13. 16:56
 
‘한강父’ 한승원 동생 한충원 목사, 장문편지 공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와 그의 삼촌이자 대전의 한 교회 담임목사인 한충원(사진 왼쪽) 목사. 한충원 목사 페이스북·연합뉴스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삼촌이자 대전의 한 교회 담임목사로 있는 한충원 목사가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조카 한강에게 장문의 공개편지를 썼다.

한 목사는 한강의 부친 한승원 작가의 동생이다.

한 목사는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에게 보내는 삼촌의 편지’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듣자 복잡한 감정에 빠졌다. 솔직히 말해 기쁨에 앞서 적잖은 충격과 놀라움과 걱정에 빠졌다”고 운을 뗐다.

 

한 목사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걱정한 이유에 대해 “노벨상 수상으로 인하여 오히려 형님 집안이 하나님의 구원에서 더 멀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과 조카의 작품에 대한 평가로 한국 사회가 두 쪽으로 갈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예감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형님 집안과 아예 단절된 상태에서 조카의 전화번호나 주소를 전혀 몰라 불가피하게 공개편지를 보내게 되었다”며 “조카의 작품에 대한 논란을 중심으로 포괄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조카의 향후 작품 활동을 제안하고 싶다”고 말했다.

“갈등 부추기면 안돼…공평한 자세로 써야”

한 목사는 “제주 4·3사건과 6·25한국전쟁은 이념 대립의 비극적 산물이고, 5·18은 독재정권 재탄생에 반대하다가 확대된 비극적 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도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건을 한쪽의 관점만으로 평하는 듯한 시각을 작품에서 드러내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제는 문학 작가도 이념이나 지역 갈등을 부추겨 정치 이익을 얻으려는 정치인의 세몰이에 영합하는 듯한 작품을 쓰지 말고 공평한 자세로 써야 한다”며 “과거의 상처를 헤집지 말고 양쪽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마음으로 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목사는 한강이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소설 ‘소년이 온다’를 염두에 둔 지적을 이어갔다. 그는 “조카는 마치 이 대한민국이 정의롭지 못하여 살 만한 나라가 아닌 것처럼 여기도록 만드는 작품을 몇 편 쓴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에 ‘김대중 선생’이 한국에 없었다면 5·18이 일어났을까? 아마 5·18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5·18은 민주화를 염원한 시민의식에서 기인했다고 하지만 그 원인을 한두 가지로 말하기는 쉽지 않다”고 주장헀다.

 

한 목사는 5·18의 결과를 ‘하나님’과도 연관시키면서 “5·18은 불의하고 야만적인 탈취자에 대한 의로운 항거였으나 처참하게 실패했다. ‘하나님의 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 후 5·18은 명예 회복이 되고 피해는 보상됐다”고 했다.

그는 소설 ‘채식주의자’를 향한 비난도 이 편지글에 할애했다. 한 목사는 “형부-처제의 관계 및 장면 묘사는, 아무리 작품의 구성상 필수적이고 작품의 극히 일부인 내용이라 해도 충분히 비판받을 만하다”며 “상황 논리로 패륜적인 것이 정당화되면 근친상간, 수간, 인육 먹는 행외도 미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것은 타락의 극치다. 그런 작가는 인류공동체 속에서 살아가길 포기한 사람으로 지탄받을 만하다”며 청소년에게 절대 읽히면 안 된다고 했다.

한 목사는 마지막으로 “내가 지금까지 조카에게 한 말들이 조카의 마음을 아프게 찌를 것을 생각하니 나도 이 편지를 쓰는 내내 얼마나 가슴이 아픈지 몇 번을 울었다”라고 밝히며 편지를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