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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옥중서신 ①] '옥중정치' 우려 의식한 듯 "내 정치여정은 멈췄다"

含閒 2020. 3. 5. 09:45



[박근혜 옥중서신 ①] '옥중정치' 우려 의식한 듯 "내 정치여정은 멈췄다"

  • [데일리안] 입력 2020.03.05 03:00
  • 수정 2020.03.05 05:55

            

친박계 군소신당, 총선서 가망없다 판단한 듯

한국미래연합 地選 패배 뒤 정치판단 '냉정'

정치 유불리 떠난 우국충정 메시지임을 부각



4·15 총선 42일을 남겨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이 정치권을 강타했다.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은 스스로가 표현한대로 '기존 거대 야당'에 힘을 싣는 방식으로 현실정치에 대한 영향력을 보존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편으로 '옥중정치'라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을 염두에 둔 듯, 이와 거리를 두는 표현도 담겼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4일 오후 유영하 변호사가 전격 공개한 옥중서신에서 "거대 야당의 이합집산은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기존의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 들었던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달라"고 호소했다.


이를 놓고 박 전 대통령이 옥중에서 정국의 흐름을 주시한 결과, 이른바 '친박(친박근혜)계 군소 신당'들로서는 가망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이날 옥중서신에서 "현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고 견제해야할 거대 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도 많았다"면서도 "나의 말 한 마디가 또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침묵을 택했다"고 밝혔다. 미래통합당이나 그 전신 자유한국당을 비판하려는 말을 한때 하려다 말았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


박 전 대통령으로서는 현재 범보수 진영의 최대주주인 미래통합당에 일침을 가하는 방식으로 각을 세우려면, 힘을 실을 '대안 세력'이 존재해야 한다. 하지만 지리멸렬을 거듭하고 있는 친박계 군소 신당들은 총선이 42일 남은 이날까지 제대로 된 총선 준비 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될 세력'에 잘못 힘을 실었다가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기라도 하면 '선거의 여왕'이라는 칭호까지 잃으면서 현실정치에 대한 영향력을 완전히 상실할 우려가 있다.


옛 친박(친박근혜)계로 분류되는 통합당 중진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굉장히 현실적인 판단을 하는 정치인"이라며 "탄핵과 구속 이후 박 전 대통령의 현실정치와 선거에서의 영향력은 '긁지 않은 복권'과 같은 상황인데, 박 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꽝'으로 드러나는 게 가장 피해야 할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현실정치 입문 초창기였던 지난 2002년 이회창 총재의 독주에 반발해 한나라당을 탈당,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미래연합이라는 신당을 창당했다. 지방선거를 발판으로 그해 대선을 겨냥했던 박 전 대통령은 지방선거에서 대구와 경북에서 각각 광역의원이 1명씩밖에 당선되지 않는 괴멸적 패배를 당하자, 그해 말 당을 해체하고 한나라당에 복당했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철저히 정치현실을 냉정히 목도하는 행보를 걸어왔다는 지적이다.


'기존 거대 야당' 통합당에 박 전 대통령이 힘을 실으면, 향후 성과에 박 전 대통령의 '기여분'이 어느 정도인지 뚜렷하게 산출하기는 어렵다. 통합당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총선 승리의 한 요소'로 평가받을 수 있다. 총선 이후 대선 전에는 박 전 대통령이 사면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면, 이후 박 전 대통령은 보수정당의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한 마디 하는 방식 등으로 현실정치에서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다만 우리나라의 정서에서 퇴임한 전직 대통령이 현실정치 영향력 유지를 목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했다고 여겨지면 당장 역풍을 맞는다.


대구·경북 권역의 통합당 의원은 "TK에서도 박 전 대통령을 향한 정서는 이제 그만 풀려났으면 좋겠다는 연민의 정서일 뿐, 다시 정치를 좌우했으면 좋겠다는 복권의 여론이 아니다"라며 "박 전 대통령의 서신에 현실정치와 선을 긋는 여러 '장치'가 담겨있는 것을 보고, 정무감각이 녹슬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날 옥중서신에서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06년 테러를 당한 이후 나의 삶은 덤으로 사는 것"이라며 "탄핵과 구속으로 나의 정치여정은 멈췄다"고 했다. 더 이상 현실정치 전면에 나설 뜻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함으로써 중도층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려 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많은 분들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현 집권 세력으로 인해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며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나라가 잘못되는 것 아닌가 하는 염려"라고 했다. 자신의 옥중서신이 어떤 정치적인 유불리를 담고 있는 게 아니라, 순수하게 나라에 대한 걱정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국민을 향한 위로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은 최근의 코로나19 확산 위기와 관련해 "확진자가 수천 명이나 되고 30여 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특히 대구·경북에서 4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라고 위로했다.




[박근혜 옥중서신 ②] 호재인 동시에 부담…황교안 대응이 관건

  • [데일리안] 입력 2020.03.05 03:00
  • 수정 2020.03.05 05:55 


총선 향하는 길목에서 '불확실성' 제거는 호재

"통합당에 힘 합쳐달라" 최선 아니더라도 차선

'상왕'처럼 비쳐지면 안돼…'페이드-아웃' 필요



'힘을 합쳐달라'는 구심점으로 지목된 미래통합당의 입장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은 호재인 동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총선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불확실성'이 제거됐다는 측면에서는 호재이지만, 자칫 통합당이 박 전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움직이는 정당처럼 비쳐지면 애써 단행한 중도보수대통합의 성과가 몰각될 수 있다는 우려다.


4일 오후 유영하 변호사에 의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이 전격 공개되자,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옥중에서 고초에 시달리면서도 무너져가는 대한민국을 걱정하는 그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지는 서신"이라며 "이 나라, 이 국민을 지켜달라는 박 전 대통령의 애국심이 우리의 가슴을 깊이 울린다"고 반응했다. 일단 긍정 평가를 내놓은 것이다.


지난해 2·27 전당대회에서 미래통합당(당시 자유한국당) 당대표로 선출된 이래, 지금까지 당을 운영하며 '미래권력'으로 부상한 황교안 대표의 입장에서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은 반가우면서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을 공개한 유영하 변호사는 지난해 2·27 전당대회를 앞두고서는 황 대표를 겨냥해 "(박 전 대통령의) 수인번호를 모른다고 하는 것에 모든 게 함축돼 있다"며 "(황교안 대표가) 친박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국민이 판단할 수 있다"고 꼬집어 '황교안 캠프'를 곤혹스럽게 했다.


또, 중도보수대통합으로 미래통합당이 거듭나는 과정에서는 돌연 탈당을 단행해 박 전 대통령이 통합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이 중도보수대통합을 "보수 외연 확대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으로 긍정 평가한 서신이 공개되고, 서신을 공개한 유 변호사도 "미래통합당에 복당하거나, 미래한국당에 입당하겠다"고 자세를 전환한 것은 그간의 곤혹스러움을 일거에 털어낼 수 있는 계기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박 전 대통령의 뜻을 '파는' 여러 신당들이 난립하는 한편, 현 정권에서도 형집행정지나 사면 등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을 보수분열에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정도의 '메시지'는 최선은 아니더라도 차선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변수는 총선 전에 어떤 식으로든 불거질 수밖에 없었다"며 "이왕 나올 수밖에 없었다면 '미래통합당 중심으로 힘을 합쳐달라'는 메시지가 '미래통합당은 틀려먹었다' 보다는 훨씬 낫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가 아니냐"라고 반문했다.


다만 당의 '1인자'인 황교안 대표에게 자칫 '상왕'처럼 비쳐질 수 있는 존재가 등장한 것은 반갑지 않다. 또, 총선으로 가는 길목에서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은 호재이지만, 보수층의 결집보다 중도층의 이탈이 더 크다면 '남는 장사'가 아니게 된다. 손익은 향후 황 대표의 대응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다.


통합당 의원실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미래통합당이 보수의 맏형이라는 점만 부각해주고 '페이드-아웃' 된다면 성공"이라면서도 "총선 때까지 지속적으로 화두가 되면서 마치 보수정치권이 아직도 '옥중정치' '상왕정치'에 휘둘리며 박 전 대통령이 '수렴청정' 하는 것처럼 중도층에게 보여지면 뜻밖의 패착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따라서 황교안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통합당 지도부는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에 대해 '참 고맙다' 정도의 즉각적인 반응을 내놓고 국면을 마무리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친박 계열의 군소 정당들이 박 전 대통령의 '뜻'을 빙자해 선거연대나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서는 무반응으로 일관할 것으로 보인다.


황 대표는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에 대한 반응에서 "미래통합당은 어렵고 힘든 과정을 헤쳐 명실상부 정통 자유민주 세력 정당으로 우뚝 섰다"며 "자유대한민국을 사랑하고 지키고자 하는 모든 이들이 모인 '큰 정당'으로 재탄생했다"고 강조했다. 이미 정통 자유민주 세력 정당이 됐고, '모든 이가 모인 큰 정당'이 됐기 때문에 더 이상의 통합이나 연대는 필요없음을 우회적으로 강조한 셈이다.


김형오 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친박계 군소 정당들의 공천 중단 요구는) 공식적으로 접수받은 게 없다"며 "내일(5일)부터는 와장창 발표해버리겠다. (기사에) 다 못 담을 정도로 쏟아주겠다"고 말했다. 친박계 군소 정당들의 공천 중단 요구가 무색할 정도로, 오히려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미다.



[박근혜 옥중서신 ③] 친박 군소정당 '청천벽력'…존립 근거 '흔들'

  • [데일리안] 입력 2020.03.05 03:00
  • 수정 2020.03.05 05:54

"기존 거대 야당 중심 힘 합쳐라"…최대 악재

"합당하라는 뜻 아냐" 견강부회·아전인수 난무

선거연대·후보단일화 압박하겠지만 성사 희박


자유공화당 조원진, 김문수 공동대표와 서청원 상임고문이 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이 친박(친박근혜)계 군소 신당들이 원했던 방향과 전혀 다른 메시지를 담으면서, 이들 정당들이 '날벼락'을 맞았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4일 오후 국회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을 전격 공개했다. 친박계 군소 신당들은 기자회견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전에 알지 못했던 옥중서신의 공개 자체도 충격이지만 내용 또한 이들 친박계 군소 신당들에게는 천만뜻밖·청천벽력이라는 분석이다. 박 전 대통령은 옥중서신에서 중도보수대통합으로 탄생한 미래통합당을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기존의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 들었던 모두가 힘을 합쳐달라"고 호소했다.


중도보수대통합을 통해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는데도 일부 세력이 끈질기게 물고늘어지던 탄핵에 대해서도 별반 언급이 없었을 뿐더러, 오히려 "탄핵과 구속으로 나의 정치여정은 멈췄다"고 '역사적인 사실'로서 수인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내용들은 중도보수대통합을 '유승민 의원에게 무릎을 꿇었다'며 강도높게 비난해온 자유공화당은 물론, 박 전 대통령의 옥중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운운했으나 중앙당 창당대회 때도 끝내 공개하지 못했던 친박신당의 존립근거마저 뒤흔들 수 있는 내용이라는 분석이다.


기존의 우리공화당과 자유통일당을 합당하는 한편,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 공개 수 시간 전까지만 해도 김순례 의원의 통합당 최고위원 사퇴와 사실상의 합류 선언을 이끌어내며 이제 기세 좀 올려보려 한 자유공화당은 합당 출범 이틀만에 최대 악재를 맞이했다는 관측이다.


이들은 당장은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에 담긴 뜻을 최대한 넓게 해석하면서 통합당을 상대로 선거연대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이 이번 서신에서 담은 내용들은 뜻이 상당히 명료한 편에 속해, 과연 이같은 전략이 지지자들에게조차 먹혀들지 의문이라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자유공화당과 친박신당 등은 당혹감 속에서도 이날 오후 잇따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을 환영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입장 발표에서 옥중서신이 있을 것을 '알고 있었다'는 등의 내용을 강조하려 애썼다.


정치권 관계자는 "옥중서신의 내용이 설령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도 '박심팔이'가 유일한 존립근거였던 이들 정당이 반응을 내놓지 않거나 서신에 담긴 뜻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미래통합당에는 미래가 없다'고까지 비난하던 이들이 '기존 거대 야당에 힘을 합쳐라'는 메시지를 환영하는 딜레마에 빠졌다"고 꼬집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날 일단 옥중서신을 내놓기는 했으나, 여전한 영어(囹圄)의 몸이기 때문에 자신의 서신을 부연설명하는 등 상시적 의사소통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 점에 착안해 친박계 군소 신당들은 일단 박 전 대통령의 서신에 담긴 내용을 최대한 넓게 해석하는 등 견강부회·아전인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힘을 합쳐야할 구심점으로 지목된 '기존 거대 야당'이 미래통합당임을 부인하거나, 자신들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누가 봐도 무리수다. 이 때문에 '하나로 힘을 합쳐달라'는 메시지를 백기투항·개별입당보다는 선거연대나 후보단일화를 통해 '힘을 합치는' 개념으로 전용하고 통합당을 상대로 이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친박신당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메시지는 '분열하지 말고 하나로 뭉치라'는 것인데, 합당하라는 뜻은 아니고 연합·연대도 있다"며 "합당이 아니라 후보 단일화라든지, 분열하지 말고 (같이 문재인 정권과) 싸우라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고 나름대로 해석했다.


또, 조원진 자유공화당 공동대표는 통합당을 향해 "우선 공천 작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박 전 대통령의 '뜻'을 빙자해 선거연대나 후보단일화를 요구하며 '지분'을 챙기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하지만 통합당이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개연성은 희박하다. 4·15 총선 승리의 열쇠인 '중도층'을 사로잡아야 하는 입장에서, 박 전 대통령의 옥중서신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태극기 부대'에 지분을 챙겨주는 모습은 자칫 '수렴청정'을 받는 모양새로 비쳐질 우려가 있다. 따라서 통합당은 무반응으로 일관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통합당이 무반응으로 나올 경우, 친박계 군소 정당들은 '힘을 합치라'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뜻을 거부한다고 비난하고 나설 것"이라면서도 "이미 박 전 대통령이 기존 거대 야당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라고 '가르마'를 탄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이같은 비난이 별다른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반] 박己혜 옥중서신 전문

미나정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3.04 16:02:06               







박己혜 “거대 야당 중심으로 태극기 들었던 모두 힘 합쳐달라”
박己혜 전 대통령 편지 [전문]
국민 여러분 박己혜입니다.

먼저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신종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천명이나 되고 30여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4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하니 너무나 가슴이 아픕니다. 부디 잘 견뎌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국민 여러분, 저는 지난 2006년 테러를 당한 이후 저의 삶은 덤으로 사는 것이고, 그 삶은 이 나라에 바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록 탄핵과 구속으로 저의 정치 여정은 멈췄지만, 북한의 핵 위협과 우방국들과의 관계 악화는 나라 미래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기에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걱정 많았습니다. 많은 분들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현 집권세력으로 인해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를 했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정말 나라가 잘못되는 거 아닌가 염려도 있었습니다. 또한 현 정부 실정을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거대 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의 말 한 마디가 또 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침묵을 택했습니다.

그렇지만 나라 장래가 염려돼 태극기를 들고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국민들의 한숨과 눈물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진심으로 송구하고 감사합니다.

국민 여러분, 나라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져 있고 국민들의 삶이 고통 받는 현실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을 하는 것 같은 거대 야당의 모습에 실망도 했습니다. 하지만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습니다.

나라가 매우 어렵습니다. 서로 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립니다.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습니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들과 함께 하겠습니다.